오피스텔 임대차계약에서 건물 관리인의 대리권 인정 사건

원고 A는 피고 주식회사 B 소유의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을 B의 관리인 D와 체결하고 임대차 보증금 1천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는 관리인 D에게 임대차 계약 체결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D에게 피고 B를 대리할 권한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했고, 원심 법원은 A의 주장을 받아들여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피고 B는 이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오피스텔 임차인으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한 자
• 피고 주식회사 B: 오피스텔의 소유 및 임대 회사로 관리인 D의 대리권이 없다고 주장한 자
• D: 피고 주식회사 B의 오피스텔 관리인으로 원고 A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자

분쟁 상황

원고 A는 피고 B 소유의 오피스텔에 대해 B의 관리인 D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계약금 1천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는 D에게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었으므로 해당 계약은 무효이며, 보증금 반환 의무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원고 A는 D에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이 있었거나, 설령 없었다 하더라도 외관상 대리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표현대리'가 성립하므로 B는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오피스텔 관리인 D에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기본대리권'이 있었는지 여부와, 임차인 A가 D에게 임대인 B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이는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 성립 여부에 직접적으로 관련됩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주식회사 B)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되었습니다. 이는 원고 A가 D와 체결한 임대차 계약이 피고 B에게 유효하게 귀속되며, 피고 B는 원고 A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책임이 있다는 원심 판결이 확정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오피스텔 관리인에게 월세 수령 및 관리 행위를 넘어 월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기본대리권이 있었다고 인정되었습니다. 더불어 임차인이 임대인의 본점 사무실에서 사업자등록증을 확인하고 임대인 명의 계좌로 보증금을 송금하는 등 대리인의 권한을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임대인(소유 회사)은 대리인의 임대차 계약 체결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 최종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핵심 법리는 민법 제126조(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입니다. 이 조항은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례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표현대리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1. 기본대리권의 인정: 오피스텔 관리인 D에게 오피스텔의 월세 수령 및 제반 비용 납부와 같은 관리 행위뿐만 아니라 월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기본대리권'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대리인에게 어떠한 종류의 기본대리권이라도 존재해야 합니다.
2. 정당한 이유의 인정: 임차인 A가 관리인 D에게 피고 B를 대리하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 원고 A가 피고 B의 본점 사무소 소재지에서 관리인 D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점.
   • D가 계약 당시 원고 A에게 피고 B의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제시했고, 원고가 법인명, 대표자, 본점 사무소 등을 확인했던 점.
   • 피고 B가 법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여 D로 하여금 그 통장을 관리하도록 했고, 원고 A가 계약 체결 당일 D가 알려준 위 법인 명의 계좌로 계약금 1천만 원을 입금한 점. 이러한 요소들이 임차인 A가 관리인 D에게 계약 체결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충분히 합리적인 근거가 된다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피고 B는 D의 대리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참고 사항

임대차 계약 시에는 다음 사항들을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합니다:

1. 계약 상대방이 임대하려는 부동산의 실제 소유자인지, 또는 소유자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법인 소유 부동산의 경우, 법인의 대표자 또는 정식으로 위임받은 대리인인지 법인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 등으로 대리권을 확인해야 합니다.
2. 관리인이나 직원과 계약할 때는 해당 관리인에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정식 위임장과 인감증명서가 있는지 요구하여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정식 대리권이 없더라도 외관상 대리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기본대리권'과 상대방이 대리권을 믿은 '정당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3. '정당한 이유'의 판단 기준은 다양합니다. 계약자의 경력이나 연령, 계약금액의 규모, 대리인의 지위나 역할, 계약 체결 장소(예: 본사 사무실), 대리인이 제시한 서류(예: 사업자등록증 사본), 그리고 계약금 등의 대금 지급 방식(예: 본인 명의 계좌로 입금) 등 여러 객관적인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4. 임대차 보증금이나 월세는 반드시 임대인 본인 명의의 계좌로 직접 입금해야 안전합니다. 관리인 등 대리인의 개인 계좌로 입금하는 것은 추후 법적 분쟁 시 대리권 존재를 주장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법인 명의의 계좌로 계약금을 입금한 사실이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5. 계약 체결 시 받은 사업자등록증 사본, 위임장 사본, 신분증 사본 등 모든 관련 서류와 계약서, 그리고 대화 기록(메신저, 문자 메시지 등)을 잘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