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 조직 대포통장 제공 및 자금세탁 사건

이 사건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이 가짜 소셜게임 투자 사이트를 운영하여 34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약 10억 9천만 원을 편취한 사건입니다. 피고인 A, B, C, D, E, F, G, H는 이 사기 조직의 범행을 돕거나, 범죄에 이용될 목적으로 통장, 체크카드 등 접근매체를 개설, 대여, 대여받거나 보관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고인 A와 E는 사기 피해금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조직에 전달하는 사기방조 역할을 했고, 피고인 A, B, F는 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하는 것처럼 은행을 속여 대포통장을 만들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 외에도 범죄에 사용될 접근매체를 대여, 차용, 보관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았습니다. 법원은 각 피고인의 가담 정도, 피해 회복 노력 등을 고려하여 실형, 집행유예, 벌금 및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은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의 자금세탁을 위해 대포계좌를 제공하고 피해금을 인출하여 전달한 주범이자 여러 법인 명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하고 접근매체를 대여하거나 대여받은 인물.
• 피고인 B: 법인 명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하고, 대포통장을 개설하여 대여한 인물.
• 피고인 C: 범죄조직의 자금세탁을 위한 현금 인출 목적으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보관한 인물.
• 피고인 D: 범죄조직의 자금세탁을 위한 현금 인출 목적으로 자신의 명의 접근매체를 C에게 대여하고, 다른 접근매체를 보관한 인물.
• 피고인 E: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의 자금세탁을 위한 현금 인출책 역할을 수행하고,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다수의 접근매체를 보관한 인물.
• 피고인 F: 법인 명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하고, 접근매체를 대여하거나 대여받거나 보관한 인물.
• 피고인 G: 범죄조직의 자금세탁을 위한 현금 인출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자신의 명의 접근매체를 A에게 대여한 인물.
• 피고인 H: 법인 계좌와 연결된 접근매체를 불상자에게 대여한 인물.
•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 가짜 소셜게임 투자사이트를 운영하며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편취한 성명불상자들.
• 피해자들 (사기 피해자): 가짜 투자 사기에 속아 10억 9천만 원을 송금한 34명의 피해자들.
• 금융기관 (업무방해 피해자): 피고인 A, B, F 등이 대포통장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방해당한 AH은행, AL은행 등.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이 2021년 1월 30일경 가짜 소셜게임 투자 사이트 광고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고수익 투자를 미끼로 거짓말하여, 2021년 1월 6일부터 2021년 5월 18일까지 34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총 10억 9,051만 1,300원을 송금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피고인 A는 이 사기 조직의 조직원으로부터 자금세탁을 위한 대포계좌 제공 및 현금 인출 제안을 받고, 피해금을 대포계좌에 분산 이체하게 한 후 직접 또는 다른 피고인들(F, C, D)을 통해 현금으로 인출하여 조직원에게 전달함으로써 사기 범행을 방조했습니다. 피고인 E 역시 현금 인출책 역할을 하며 피해금을 인출하여 조직원에게 전달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피고인 A, B, F는 은행에서 법인 명의 계좌 개설 시, 실제 법인 사업 거래 목적이 아닌 통장 대여를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가장하여 금융기관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했습니다. 또한 피고인 A, C, D, E, F, G, H는 대가를 약속받거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통장, 체크카드 등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보관하여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금융기관의 노력을 저해하고 심각한 금융범죄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들이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의 사기 범행을 도운 사기방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인들이 대포통장 개설을 목적으로 은행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인들이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 대여받거나 보관한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각 피고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A: 징역 2년 및 1억 7,420만 원 추징 명령.
• 피고인 B: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및 4,200만 원 추징 명령.
• 피고인 C: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명령.
• 피고인 D: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명령.
• 피고인 E: 징역 2년 6개월 선고.
• 피고인 F: 징역 1년 6개월 및 1억 300만 원 추징 명령.
• 피고인 G: 벌금 500만 원 선고 (벌금 미납 시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 유치).
• 피고인 H: 벌금 300만 원 선고 (벌금 미납 시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 유치). 또한, 피고인 A, B, F의 추징금과 피고인 G, H의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으며,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은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일부 피해 변제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되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가짜 투자 사기 조직의 자금세탁을 돕고, 불법적인 목적으로 대포통장을 개설하여 은행 업무를 방해했으며, 범죄에 이용될 접근매체를 거래하거나 보관하는 등 다양한 금융범죄에 가담한 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각 피고인의 범행 가담 정도, 사기방조 범행에 있어 확정적인 정범 고의는 없었던 점, 사기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특히 피고인 A가 다수 피해자와 합의하고 나머지 피해자를 위해 변제금을 예탁한 점), 동종 전과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각기 다른 형량을 선고했습니다. 대포통장 개설이나 접근매체 거래 등 불법적인 행위 자체의 가벌성이 결코 낮지 않음을 강조하며 주문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그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형법 제347조 (사기)​: 사람을 속여 재물을 빼앗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적용되는 범죄입니다. 피고인 A와 E는 사기 조직의 자금세탁을 돕는 행위를 통해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였으므로, 형법 제32조 (종범)​에 따라 사기방조죄가 적용되었습니다. 종범은 정범의 범죄를 도운 자에게 정범보다 감경된 형을 선고합니다.
2.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 허위 사실을 퍼뜨리거나, 속임수를 쓰거나, 위력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적용됩니다. 피고인 A, B, F는 실제 사업 목적이 아닌 대포통장 개설을 위해 은행을 속여 계좌를 개설함으로써 은행의 정상적인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하여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았습니다.
3.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및 제49조 (벌칙)​: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은 누구든지 대가를 받거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전자카드, 통장, 비밀번호 등)를 대여하거나 대여받는 행위, 또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제49조 제4항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피고인 A, C, D, E, F, G, H는 이러한 규정을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대여, 대여받거나 보관한 혐의로 처벌받았습니다.
4.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함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한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피고인 F가 A와 공모하여 접근매체를 대여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5.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제8조 (범죄수익 등의 몰수) 및 제10조 (추징)​: 범죄 행위로 얻은 재산이나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을 국가가 강제로 빼앗거나(몰수),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회수하는(추징) 법률입니다. 피고인 A, B, F로부터 범죄로 얻은 이익에 해당하는 금액이 추징되었습니다.
6.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배상명령)​: 형사사건의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일부 피해자에 대한 변제가 이미 이루어졌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이 각하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유의할 점을 알려드립니다.

1. 대포통장 및 접근매체 거래는 절대 금지: 자신의 명의로 된 통장, 체크카드, OTP 등 전자금융거래에 필요한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양도하는 것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습니다. 특히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에 이용될 경우 사기 방조죄 등 더 큰 죄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타인에게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2. 비정상적인 고수익 투자 광고는 의심: '합법적인 소셜게임 투자로 높은 수익 보장', '원금 보장 고수익' 등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을 약속하는 투자 광고는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해당 투자처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그리고 투자 상품이 법적으로 허용되는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3.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 제공에 신중: 신용등급 상향, 손쉬운 대출, 고액 아르바이트 등을 명목으로 통장 개설 및 접근매체 대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제안은 대부분 범죄와 연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함부로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4. 은행의 계좌 개설 절차 준수: 은행은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계좌 개설 시 '금융거래 목적 확인서'를 요구하고, 단기간 내 다수 계좌 개설 시 사유를 확인하는 등 엄격한 절차를 거칩니다. 허위로 계좌 개설 목적을 가장하여 은행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5. 피해 발생 시 신속한 신고: 만약 본인이 금융 사기 피해를 당했거나 본인의 통장, 카드가 범죄에 이용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즉시 해당 금융기관에 연락하여 지급 정지를 요청하고, 경찰청(112) 또는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하여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