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민사사건
원고 A는 자신이 고안한 디자인권에 대해 피고 주식회사 B의 전 대표 D이 부당하게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한 후 회사로 이전했다고 주장하며, 진정한 권리자로서 디자인권 이전 등록 절차 이행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디자인의 진정한 고안자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2013년 피고 회사(주식회사 B)를 설립하고 소방 관련 사업을 해왔습니다. 2016년 D에게 회사의 주식을 양도하고 D은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원고는 이후에도 회사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7년 10월 27일 퇴사했습니다. 이 사건 디자인들(이 사건 제1디자인 및 이 사건 제2디자인)은 D이 회사를 인수한 후인 2016년 2월 이후에 개발된 제품에 관한 것으로, 창작자 및 등록권리자가 모두 D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2019년 1월 4일 디자인권은 D으로부터 피고 회사로 전부 이전등록되었습니다. 원고 A는 이 디자인들이 자신이 고안한 것이므로 디자인등록을 받을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는 D이 자신의 동의 없이 디자인을 등록하고 이후 회사에 이전했으므로, 피고는 진정한 명의회복을 원인으로 디자인권 이전등록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 사건 디자인들의 진정한 고안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디자인등록을 받을 권리가 원고에게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A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디자인들의 진정한 고안자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가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디자인권의 진정한 고안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디자인등록을 받을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다루는 사안입니다. 디자인보호법 제33조(디자인등록의 요건) 제1항에서는 공업상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서 신규성과 창작성을 갖춘 디자인만이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디자인보호법 제34조(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디자인을 창작한 자 또는 그 승계인만이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창작자' 또는 그 '승계인'이라는 점입니다. 원고는 자신이 디자인의 진정한 고안자(창작자)이므로 디자인등록을 받을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고안자임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이 제시한 판단 근거들을 통해 볼 때, 디자인권의 진정한 창작자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첫째, 기존 발명이나 특허와의 연관성, 즉 해당 디자인이 기존에 원고가 발명한 기술사상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개발 과정 및 시기, 즉 디자인이 개발된 시점이 어느 당사자의 주도 하에 이루어졌는지, 관련 사업 전문가로서 누가 기여했는지입니다. 셋째, 재정적 지원 및 계약 관계, 즉 개발 비용을 누가 지원했는지, 개발 계약서상 결과물의 권리 귀속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있었는지입니다. 넷째, 공동 창작 여부 및 출원, 즉 여러 사람이 관여한 경우 공동 창작으로 출원되었는지 아니면 단독으로 출원되었는지입니다. 다섯째, 선행 소송 또는 심판 결과, 즉 과거에 동일한 쟁점으로 다툰 결과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D이 소방 관련 사업 전문가인 점, 디자인이 D의 회사 인수 이후 개발된 점, D이 제작 비용을 지원받은 점, D이 단독 창작자로 출원된 점, 그리고 개발 계약상 권리가 D에게 귀속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이는 디자인권의 귀속을 판단할 때 단순히 아이디어 제시를 넘어, 실제 창작 과정에서의 주도적인 역할, 자금 및 기술 지원, 그리고 명확한 계약 관계 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과거의 소송 결과가 현재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디자인이나 발명에 대한 권리 관계는 회사 설립 초기는 물론 퇴사 후에도 복잡하게 얽힐 수 있으므로, 관련 계약서 작성 시 권리 귀속 조항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공동 개발이나 공동 창작의 경우, 누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 권리는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서면 합의를 반드시 남겨야 합니다. 기존 특허나 디자인과의 연관성을 주장할 때는 해당 디자인이 기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지, 새로운 창작성이 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회사의 지원을 받아 제품 개발이 이루어진 경우, 개발 비용 지원 내역, 계약 내용 등이 디자인권 귀속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선행 소송이나 심판에서 유사한 주장이 배척된 전력이 있다면, 새로운 증거 없이 동일한 주장을 하는 경우 다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나 특허 출원 시 창작자를 명확히 하고, 창작자의 동의 없는 출원(모인출원)이 있었다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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