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미끼로 유령법인 세워 계좌 넘긴 사건

피고인 A는 성명불상자로부터 '법인을 설립하여 계좌를 개설한 후 접근매체를 보내주면 대출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실제로 회사를 운영할 의사 없이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자본금 납입을 가장했습니다. 이후 이 법인 명의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면서 금융거래 목적을 '사업용'이라고 속여 은행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했으며, 개설된 계좌의 통장, 비밀번호, 체크카드, OTP 등 접근매체를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가 상법 위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행사, 업무방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성명불상자의 대출 제안에 속아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계좌 접근매체를 넘겨준 장본인입니다.
• 성명불상자: 피고인에게 대출을 미끼로 유령법인 설립 및 계좌 개설을 지시하고 접근매체를 전달받은 인물입니다.
• 피해 은행: 피고인의 허위 신고로 인해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받은 금융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은 성명불상자로부터 '법인을 설립하고 계좌를 개설한 후 접근매체를 보내주면 대출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실제 회사를 운영할 의사 없이 피고인을 대표이사로 하는 유령법인을 설립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21년 3월 17일, 피고인은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고, 잔고가 실제로는 없는 B은행 계좌 잔액증명서를 제출하는 등 허위 서류를 이용해 C 주식회사의 법인 설립 등기를 신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등기 담당 공무원에게 허위 신고를 하여 법인등기부 전산에 불실의 사실이 기재되도록 했습니다. 이틀 뒤인 2021년 3월 19일, 피고인은 IBK기업은행 정읍지점에서 이 유령법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면서 금융거래 목적을 '사업용'이라고 속여 은행 직원을 기망했습니다. 같은 날, 피고인은 군산시 D아파트 앞길에서 이 법인 계좌와 연결된 통장, 비밀번호, 체크카드, OTP 등 접근매체를 퀵서비스를 통해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가 밝혀져 피고인은 상법위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업무방해,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본금 납입 가장 및 유령법인 설립: 실제 회사 운영 의사 없이 허위로 법인을 설립하고 자본금 납입을 가장한 행위가 상법 및 형법상 어떤 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공전자기록 불실기재 및 행사: 허위 법인 설립 과정에서 공무원에게 허위 정보를 신고하여 법인등기부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이를 행사한 행위의 위법성 여부입니다.
3. 은행 업무 방해: 정상적인 법인 운영 목적인 것처럼 속여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은행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한 행위의 위법성 여부입니다.
4. 접근매체 대여: 대가를 약속받고 법인 명의의 통장, 비밀번호, 체크카드, OTP 등 계좌 접근매체를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과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출을 받기 위해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허위 법인을 설립하고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여 법인등기부에 허위 사실을 기재했으며, 이 허위 법인의 계좌를 개설하여 접근매체를 대여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행위가 금융사기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이 직접적으로 금융사기 범죄에 이용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고, 대출을 받지 못해 실제 이득을 취한 바 없다는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다양한 법률 위반 행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1. 상법 제628조 제1항 (납입가장죄) 및 제622조 제1항: 피고인이 실제 회사를 운영할 의사 없이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여 유령법인을 설립한 행위에 적용됩니다. 상법상 주식회사를 설립할 때 주식 인수인은 주식 인수 가액 전액을 납입해야 하는데, 이를 가장하여 회사에 자본금이 실제로 들어오지 않았음에도 납입된 것처럼 꾸미면 납입가장죄로 처벌받습니다.
2. 형법 제228조 제1항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제229조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제30조 (공동정범)​: 피고인이 공무원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하여 공전자기록인 법인등기부 전산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하게 하고, 이 불실하게 기재된 법인등기부를 비치하게 한 행위에 적용됩니다. 여기서 공전자기록이란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작성하는 전자기록을 말합니다. 피고인은 성명불상자와 공모하여 이 죄를 저질렀습니다.
3.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13조 (업무방해), 제30조 (공동정범)​: 피고인이 정상적인 법인 운영 목적인 것처럼 속여 은행 계좌 개설 담당 직원에게 허위 정보를 제출하여 은행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한 행위에 적용됩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는 속임수를 써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4.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 제6조 제3항 제2호 (접근매체 대여 등 금지)​: '누구든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거나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적용됩니다. 피고인이 성명불상자로부터 대출을 약속받고 법인 계좌의 통장, 비밀번호, 체크카드, OTP 등 접근매체를 전달한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핵심 조항입니다.
5. 형법 제37조 (경합범)​: 피고인이 여러 죄를 동시에 저지른 경우에 적용되어, 각 죄에 대한 형을 합산하거나 가중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합니다.
6.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및 제62조의2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등)​: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등을 고려하여 형의 집행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그 기간 동안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명령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1. 불법적인 제안 거절: 법인 설립 후 계좌를 개설하여 접근매체를 넘겨주면 대출을 해주겠다는 등의 제안은 100% 보이스피싱 또는 다른 금융범죄와 연결된 불법적인 제안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런 제안에 응해서는 안 됩니다.
2. 유령 법인 설립의 위험성: 실제 사업 목적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상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전자기록 불실기재 등의 추가 범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계좌 접근매체 양도의 불법성: 타인에게 통장, 비밀번호, 체크카드, OTP 등 금융 계좌의 접근매체를 넘겨주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엄하게 처벌됩니다. 이는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자금 세탁 등 각종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4. 은행의 계좌개설 업무 방해: 정당한 목적 없이 은행을 속여 계좌를 개설하는 행위는 은행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며, 이 또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5. 범죄 인지 여부와 무관한 처벌: 자신이 직접 금융사기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위와 같은 불법 행위에 연루되어 접근매체를 넘긴 경우, 해당 계좌가 범죄에 사용되면 그 연루자는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몰랐다'는 변명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6. 금전적 이득이 없어도 처벌: 이 사건 피고인처럼 대출을 받지 못하여 금전적인 이득이 없었다 하더라도, 범죄 행위 자체만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