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NFT 회사 전 경영진의 회사 자금 유용 관련 손해배상 청구 사건
원고 주식회사 A는 전 대표이사 B를 비롯한 전 경영진과 관련 회사 대표들이 회사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유용하거나 부실한 투자 및 대여를 통해 회사에 수십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회수 불가능한 자금 대여, 허위 용역 계약 체결, 그리고 임직원들의 개인적인 숙박 및 출장 비용 유용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들의 행위가 NFT 사업 확장을 위한 경영상 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 있었으며, 고의적인 횡령이나 배임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NFT 개발 및 발행 사업을 하는 회사입니다.
- 피고 B: 원고의 전 대표이사입니다.
- 피고 E: 원고의 사내이사입니다.
- 피고 C: 피고 B의 배우자이자 원고의 감사로 재무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 피고 D: 원고의 사내이사입니다.
- 피고 F: 원고의 미등기이사였습니다. (B, E, C, D, F는 원고의 전 경영진입니다.)
- 피고 K, L, J, I: 원고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회사들(AG, AK, AL, AM)의 대표이사입니다.
- 피고 G: 원고의 소수주주이자 작화용역 계약을 체결한 사람입니다.
- 피고 H: 원고의 소수주주이자 원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주식회사 N의 등기이사이며, N 대표이사의 남편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2022년 1월 NFT 개발 및 발행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초기 NFT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으나, 이후 진행된 'AB 프로젝트'는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해 경영난과 함께 대주주와 소수주주 및 경영진 간의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대주주는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고, 이에 따라 2023년 1월 전 대표이사 B가 해임되고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되었습니다. 새롭게 선임된 원고의 경영진은 전 대표이사 B를 비롯한 이전 경영진(피고 B, E, C, D, F)과, 이들이 관여했던 회사들(AG, AK, AL, AM, AQ)의 대표이사(피고 K, L, J, I), 그리고 소수주주 및 용역 계약자(피고 G, H) 등이 과거에 자금을 유용하거나 부실한 투자 및 대여를 실행하고 허위 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러 회사에 약 26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주된 청구 내용은 자회사나 기타 회사에 회수 불가능한 자금을 대여하거나 투자한 행위, 허위 또는 과도한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자금을 지급한 행위, 그리고 국내외 호텔 숙박 및 출장비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행위 등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NFT 회사 전 경영진 및 관련자들이:
- 회사 자금을 회수 불가능한 회사에 대여하거나 투자하여 손해를 입혔는지 여부
- 실체가 없거나 과도한 용역 계약을 체결하여 회사 자금을 유출했는지 여부
- 법인카드를 이용해 개인적인 용도로 회사 자금을 횡령했는지 여부 그리고 이러한 행위들이 경영상 판단의 범위를 넘어선 불법행위 또는 배임에 해당하는지,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가 피고들에게 제기한 모든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들의 자금 대여 및 투자, 용역 계약 체결, 호텔 숙박 등의 행위가 NFT 사업 확장을 위한 경영상 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자금을 대여할 당시 상대방의 채무 변제 불능을 알았거나, 허위 계약을 체결하여 자금을 유출했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피고들은 NFT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 대여 및 투자를 결정했으나 시장 상황 악화로 사업이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용역 계약 또한 실제로 용역을 제공받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들의 행위가 법령 및 정관에 위반되는 불법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조항은 누군가가 고의나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 그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 고의나 과실로 불법적인 손해를 입혔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조항은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적인 행위를 저질러 피해를 주었을 때, 각자가 모든 손해에 대해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러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상법 제401조 제1항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 한 때에는 그 이사는 제3자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조항은 회사의 이사가 고의나 아주 큰 실수로 자기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회사 외의 다른 사람(제3자)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그 이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고는 피고 이사들에게 이 조항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습니다.
- 민법 제59조 제2항 (법인 대표기관의 법률행위 준용): '법인이 대표기관을 통하여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대리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 이 원칙은 회사가 대표이사와 같은 대표기관을 통해 법률적인 행동을 할 때, 그 행동의 효과는 대표이사 개인이 아니라 회사 자체에 귀속된다는 의미입니다. 즉, 회사의 대표자가 맺은 계약의 책임은 기본적으로 회사에 있다는 것입니다.
- 민법 제391조 (이행보조자의 고의, 과실): '채무자의 법정대리인이 채무자를 위하여 이행하거나 채무자가 타인을 사용하여 이행하는 경우에 법정대리인 또는 피용자의 고의나 과실은 채무자 자신의 고의나 과실로 본다.' 이 조항은 회사의 대표기관과 같은 이행보조자가 고의나 과실로 회사의 의무를 위반했을 때, 그 책임은 회사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확히 합니다. 따라서 대표기관의 잘못으로 인한 계약 위반 책임도 원칙적으로 회사에 귀속됩니다.
-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 법리: 법원은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 회사의 경영에 관한 판단을 내릴 재량권을 가진다고 봅니다. 기업 경영은 불확실한 미래를 전제로 하므로 위험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이사가 합리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수집, 조사, 검토한 후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내렸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면, 비록 사후에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이사 개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들의 행위가 이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 경영 판단의 범위 이해: 회사의 이사나 임원이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나 대여와 같은 의사결정을 할 때, 이는 일반적으로 경영 판단의 영역으로 존중됩니다. 비록 결과적으로 손실이 발생했더라도, 합리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충분히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신의성실하게 내린 판단이라면 개인적인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NFT와 같은 신기술 분야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서 실패 위험도 높으므로, 더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실패 자체가 곧 불법행위는 아닙니다.
- 명확한 증거 확보의 중요성: 자금 유용, 배임, 횡령과 같은 불법 행위를 주장하려면 명확하고 구체적인 증거가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정황상 의심스럽다'는 주장만으로는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자금 집행의 경위, 사용 내역, 계약의 실체, 상대방의 변제 능력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 즉 회계 장부, 계약서, 송금 내역, 보고서, 업무 관련 소통 기록(이메일, 메신저 등) 등을 철저히 확보해야 합니다.
- 내부 의사결정 절차 준수 및 기록: 공식적인 이사회 회의록이나 결의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금 집행이 부적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업무용 협업 툴이나 이메일을 통한 의사소통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중요한 자금 집행이나 투자 결정에 대해서는 이사회 의사록이나 내부 결재 문서 등 공식적인 기록을 충실히 남기는 것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 법인카드 사용의 투명성 유지: 법인카드는 회사의 업무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며,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 시에는 횡령 또는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업무와 관련된 지출이라 하더라도 사용 내역과 목적을 명확히 기록하고 증빙 자료를 보관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합니다. 특히 유흥이나 사적인 모임에 사용된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지출은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