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계약 해제 후 채무 금액과 근저당권 말소 다툼 사건

원고 A는 딸 D가 피고 B와의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자신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D가 실제 수령한 중도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영수증에 기재했고, 강박에 의해 약속어음 공정증서 및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며, 채무 부존재 확인 및 근저당권 말소를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실제 변제된 5천만 원을 공제하고, 원고가 피고에게 3억 7천만 원과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면 근저당권을 말소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의 채권에 대해 자신 소유 부동산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채무 담보 제공자이자, 약속어음 공정증서 작성인.
• 피고 B: 원고 A의 딸 D와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계약이 해제되어 채무 반환을 요구하는 채권자.
• D: 원고 A의 딸이자 피고 B와의 매매계약 당사자로, 계약 해제에 따른 채무를 부담한 자.
• 공증인 C: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한 공증인.

분쟁 상황

원고 A의 딸 D는 피고 B와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중도금 1억 7천만 원을 실제로 지급받았으나, '중도금 1억 7천만 원을 선 지급하면 중도금 3억 2천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해주겠다'는 요청에 따라 3억 2천만 원을 영수했다는 내용의 영수증을 작성해 주었습니다. 이후 피고 B가 D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하자, D는 2020년 2월 7일 피고에게 액면 합계 3억 7천만 원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해 주었고, 2020년 3월 30일에는 계약금 및 중도금 합계 3억 7천만 원과 손해배상금 5천만 원을 포함한 총 4억 2천만 원을 반환하고 채권최고액 4억 5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겠다는 내용의 확인 및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원고 A는 D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2020년 4월 1일 자신의 소유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4억 5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이후 원고 A는 피고에게 3천만 원을, 딸 D는 2천만 원을 변제하여 총 5천만 원이 변제되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약속어음 공정증서 및 근저당권 설정이 강박에 의해 이루어졌고, 실제 수령한 중도금 1억 7천만 원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 불허 및 근저당권 말소를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의 강박에 의해 약속어음 공정증서와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는지 여부, 매매계약 해제 시 실제 수령액과 영수증상 금액 중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채무가 확정되는지 여부, 피고에게 일부 변제된 5천만 원이 어떤 채무에 어떻게 충당되어야 하는지 여부, 그리고 그에 따라 근저당권 말소 조건이 어떻게 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 B가 원고 A에 대해 공증인 C 작성의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1억 2천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불허되었습니다. 또한 피고는 원고로부터 3억 7천만 원 및 이에 대해 2020년 4월 18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8%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를 지급받으면, 원고 A 소유의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 설정등기 말소 절차를 이행해야 합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 총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강박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실제 변제액 5천만 원을 인정하여 약속어음 공정증서의 강제집행 범위를 일부 제한하고, 잔존 채무액 3억 7천만 원과 이자가 변제되면 근저당권 말소를 명했습니다. 이는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및 근저당권 말소 청구에서 일부 인용될 수 있다는 법리를 적용한 결과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77조(변제충당의 법정순서)​: 채무자가 여러 채무를 부담하고 있고, 그 중 일부를 변제하는 경우, 채무자가 변제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고 채권자도 지정을 하지 않으면, 법률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변제액이 충당됩니다. 본 사안에서는 원고와 D가 피고에게 5천만 원을 변제했는데, 채무 전부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았고 채무자에게 변제이익도 같으므로, 이행기가 먼저 도래하는 채무(액면 1억 7천만 원의 약속어음 채무)에 먼저 충당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1억 7천만 원 약속어음 채무에서 5천만 원이 공제되어 1억 2천만 원만 남게 됩니다.
2. 민사소송법 제420조(항소법원의 심판)​: 항소심 법원은 제1심 법원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원고의 항소 이유가 제1심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제1심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판결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도 법원은 원고의 항소 주장에 대한 추가 보충 판단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했습니다.
3. 민사집행법 제47조 제1항, 제2항(강제집행정지)​: 강제집행정지 결정은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임시적으로 강제집행을 멈추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제1항은 강제집행이 판결에 위반된다는 판결이 있으면 집행을 정지하고, 제2항은 강제집행을 취소하도록 규정합니다. 본 사안에서는 법원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 중 1억 2천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정지를 명했습니다.
4. 민사집행법 제275조(가집행선고의 취소)​: 가집행선고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아도 임시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본 사안에서는 제2항에 따른 강제집행정지 결정이 가집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5. 소극적 확인소송에서의 일부 인용 원칙 (대법원 1982. 11. 23. 선고 81다39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과 같은 소극적 확인소송에서, 확인을 구하는 법률관계가 일부만 존재하는 경우, 청구 전부를 기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하는 부분에 대해 일부패소 판결을 해야 합니다. 또한 근저당권 말소 청구 소송에서 잔존 채무가 주장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확정된 잔존 채무 변제를 조건으로 말소를 구하는 취지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본 사안에서 원고가 채무 부존재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일부 채무는 존재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일부만 인용하고 일부는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 작성 시 실제 지급된 금액과 합의에 따른 간주 금액을 명확히 구분하여 기재해야 합니다. 특히, 영수증은 실제 거래 내용과 일치하도록 정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어떤 사유로든 계약이 해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약금, 손해배상금, 그리고 원금 반환 범위에 대해 사전에 구체적으로 약정하고 문서화해 두면 추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3.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본인의 재산에 근저당권 등을 설정하는 경우, 주채무의 범위와 이자 조건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4. 채무를 일부 변제할 때는 어떤 채무에 먼저 충당되는지, 변제 충당의 법리(민법 제477조)를 이해하고 충당 순서를 명확히 지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정이 없다면 법정 변제충당 순서에 따라 처리됩니다.
5. 강박에 의한 계약이나 법률행위를 주장하려면, 그 강박 사실과 그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어려웠음을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한 압박감만으로는 강박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6.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에서는, 실제 채무액이 얼마인지 확정하고 그 잔존 채무액을 변제하는 것을 조건으로 말소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