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이 임박한 가운데, 중국계 자본으로 분류되는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인수전에 뛰어들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민연금과 여러 공적 기금이 대거 투입된 회사로 국민 노후자산 운용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경영권이 외국계 사모펀드에 넘어갈지 모른다는 소식에 많은 이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매각은 98%가 넘는 지분 매각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지가 주관했습니다. 본 입찰 당시 흥국생명이 1조 500억 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어진 경매식 재입찰에서 싱가포르 기반 힐하우스가 1조 1000억 원을 제시해 유리한 위치에 섰습니다. 그러나 대주주 변경에 따른 금융위원회의 엄격한 심사 절차가 있어 단순한 입찰 결과만으로 결정 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특히 공적 자금이 많이 투입된 운용사인 만큼 재무 안정성과 지배구조 투명성에 관한 검증이 한층 강화됩니다.
한국 내에서 외국계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은 상당한 편입니다. 2003년 미국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사례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론스타는 고배당 배당과 단기 이익 실현에 집중해 은행의 장기적 성장과 안정성을 저해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힐하우스는 SK에코프라임 인수 후 순이익보다 훨씬 많은 배당금을 회수하는 등 단기 수익 극대화형 운용 전략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국민 노후자산 운용의 안정성에 중대한 위협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국민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기업에 중국계 자본이 연관돼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중국 국적 전직 직원이 인증키를 이용해 대규모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로 인해 국회와 시민단체에서는 해외 자본이 국내 중요 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계심이 비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힐하우스 창업자는 중국 태생이지만 현재는 싱가포르 국적을 갖고 있으며, 설립 자금도 미국 예일대 기금에서 조달했습니다. 또한 한국 내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운용사라는 점에서 단순히 중국계 자본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중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와 중국 자금 운용 규모를 고려할 때 ‘중국계 자본’ 시각이 업계 내에서 상당히 우세한 상황입니다.
이지스운용 관계자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 없음을 밝히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특정 인수자에 대한 선호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국민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기관의 경영권 변경은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국민의 신뢰가 걸린 중요한 문제임이 분명합니다. 앞으로 금융당국과 정책 결정자들은 공적 자금 운용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 마련과 엄격한 관리 감독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고민 없이는 국민의 노후자산 안정 관리에 커다란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