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공사 입찰 담합 의혹 제기 낙찰자 지위 확인 소송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공사 입찰에 참여했던 주식회사 A가 다른 업체들의 담합을 주장하며 자신이 특정 공사(E 공사)의 정당한 낙찰자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다른 공사(B 공사)의 낙찰자 지위와 한국전력공사가 실제 계약을 맺은 업체들과의 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제3자의 권리 관계를 확인해달라는 부분은 원고에게 직접적인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으며, 담합 주장에 대해서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담합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및 항소인: 주식회사 A (한국전력공사 입찰에 참여했으나 낙찰자로 선정되지 않은 회사)
• 피고 및 피항소인: 한국전력공사 (전력자원의 개발, 발전·송전·변전·배전 및 이와 관련되는 영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기업이자 입찰 주관 기관)
• 관련 업체들: 주식회사 C,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 O 주식회사, P 주식회사, Q 주식회사, 주식회사 R 등 (원고가 담합을 주장하거나 낙찰자 지위를 주장하는 대상이 되는 업체들)

분쟁 상황

한국전력공사가 2018년 11월 1일 여러 배전공사(B 공사, E 공사, I 공사) 입찰을 공고했습니다. 이 중 E 공사 입찰에서 주식회사 A는 자신보다 앞선 순위의 업체들이 담합하여 부당하게 낙찰 예정자가 되었다고 주장하며, 해당 업체들을 배제하면 자신이 최선순위 낙찰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E 공사의 낙찰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며, 동시에 다른 공사(B 공사)의 낙찰자 지위와 실제 계약 체결된 공사의 계약 무효도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가 주장하는 다른 회사(C, G, H)의 낙찰자 지위 확인 또는 계약 무효 확인 청구가 법적으로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입찰에 참여한 특정 업체들(O, P, Q, H, G, R)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체이거나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로서 담합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위 업체들의 담합 행위가 인정될 경우, 원고가 이 사건 E 공사의 정당한 낙찰자 지위에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제3자의 권리관계 확인 청구의 부적법성: 원고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주식회사 C가 B 공사의 낙찰자 지위에 있음' 또는 'G, H과 한국전력공사 간의 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청구는, 원고 자신의 권리 또는 법률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한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해당 판결이 나더라도 원고의 권리가 확정되거나 제3자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가 E 공사의 낙찰자 지위를 주장하면서 그 전제로서 다른 회사의 담합 등을 주장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를 별개의 소로 구할 이익은 없다고 보았습니다.
2. 낙찰자 지위 확인 청구의 적법성: 피고는 원고가 후순위자이므로 낙찰자가 될 수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공사 입찰에서 적격심사 과정의 하자로 인해 낙찰자 결정이 무효이고 자신이 정당한 낙찰자가 된다고 주장하는 자는 낙찰자 지위 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배척했습니다.
3. 담합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특정 업체들이 동일한 업체이거나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로서 담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법인등기부상 소재지 동일성, 팩스번호 및 전화번호 동일성, 경찰 고발 사실 등의 증거만으로는 담합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각 업체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고, 전기공사 실적도 별도로 관리되는 점, 입찰금액 및 사정률에 큰 차이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담합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담합행위를 전제로 자신을 최선순위 낙찰예정자라고 주장하는 것도 더 이상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원고의 항소는 기각되었으며,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는 자신이 E 공사의 낙찰자 지위에 있다는 주장을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9조 제4항 (입찰 무효 사유)​: 이 조항은 입찰 참가자가 입찰에 관한 서류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 담합 등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 등 입찰을 무효로 할 수 있는 여러 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이 조항을 근거로 특정 업체들의 입찰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담합 행위는 공정한 경쟁 질서를 해치고 발주처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로서, 경우에 따라서는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 확인의 소의 '확인의 이익' 법리: 법원 판례에 따르면, 확인의 소를 통해 특정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려면 그 법률관계가 제소자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야기해야 하고, 그 위험·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확인 판결이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제3자의 권리관계를 확인해달라는 청구는 원고 자신의 권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아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담합 판단 법리: 법원은 담합을 '실질적으로 단독 입찰이면서 경쟁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입찰자들끼리 특정 입찰자에게 낙찰되도록 사전에 협정하여 가격 경쟁을 저해하고 부당한 이익을 주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담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여러 업체가 유사한 투찰률을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객관적이고 충분한 증거를 통해 사전 모의나 실질적인 동일인에 의한 입찰 행위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확인의 이익' 이해: 소송을 제기할 때, 청구하는 내용이 본인의 권리나 법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다른 당사자 또는 제3자의 법률 관계를 확인해달라는 청구는 본인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적법하게 각하될 수 있습니다.
• 담합 주장의 증거 확보: 입찰 담합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몇 가지 정황 증거(예: 회사 주소, 팩스 번호, 전화번호가 동일하다는 사실)만으로는 담합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업체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하게 운영되거나 사전에 공모했다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증거(예: 내부 자료, 통화 기록, 관계자 진술 등)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 독립적 법인격 인정: 법인등기부상 주소지가 같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각 법인이 독립적인 사무실을 두고 별도로 운영된다면 별개의 업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입찰 비리 관련 고발 진행 상황 주시: 입찰방해 혐의 등으로 형사 고발이 진행 중인 경우, 그 수사 결과나 재판 진행 상황이 민사 소송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관련 절차를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합니다.
• 낙찰자 지위 확인 청구의 유효성: 공공기관 입찰에서 적격심사 과정에 하자가 있어 낙찰자 결정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자신이 그 입찰의 정당한 낙찰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낙찰자 지위 확인' 청구가 가능하며 이는 법적으로 유효한 소송 형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