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상속받은 새 임대인이 이전 임차인에게 원상회복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

원고 A가 망부 D로부터 상속받은 건물 점포의 임차인인 피고 B에게 임대차 계약 종료 후에도 시설을 방치하며 원상회복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불법 점유하여 손해를 입혔다며 원상회복 비용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고에게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의 원상회복 의무가 없으며 임대차보증금 반환 후 점포를 점유했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건물 소유권을 상속받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자
• 피고 B: 원고 A의 망부 D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노래방을 운영했던 임차인
• 망인 D: 원고 A의 망부이자 이전 임대인으로, 피고 B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합의해지 후 보증금을 반환한 자

분쟁 상황

원고 A는 망부 D로부터 건물을 상속받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했습니다. 망부 D는 피고 B와 임대차 계약을 맺었으나 임대차 기간 만료 전인 2017년 하반기까지만 영업 후 합의 해지하고 2018년 12월 20일 피고에게 보증금 2,250만 원을 반환했습니다. 그러나 점포에는 피고가 운영하던 노래방의 시설과 비품이 남아있었고, 원고는 이를 원상회복 의무 불이행 및 불법 점유로 보아 원상회복 비용 2,815만 원과 2018년 12월 20일부터 점포 인도 완료일까지 매월 100만 원의 차임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 범위가 전(前)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까지 포함되는지 여부와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은 후에도 점포 내 비품과 시설을 방치한 것이 불법 점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다툼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이 사건 점포의 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고 시설과 비품을 양수받아 사용하였고 임대차 계약서에 피고가 시설을 완전히 철거하거나 반출한다는 내용이 없음을 근거로 피고에게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의 원상회복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망인이 피고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한 사실은 피고가 점포를 인도했음을 강하게 뒷받침하며 피고가 점포의 열쇠를 소지했다는 증거도 없어 불법 점유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원상회복 비용 청구, 불법 점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신규 임대차 계약 미체결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원고 A의 피고 B에 대한 원상회복 비용 및 불법 점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654조(준용규정) 및 제615조(차주의 원상회복의무와 철거권):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을 반환하는 때에는 원상에 회복하여야 하며, 이에 부속시킨 물건을 철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아야 하는 의무를 의미합니다.2. 원상회복 의무의 구체적 범위 (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7다268142 판결, 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등): 판례에 따르면 원상회복의무의 내용과 범위는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목적물의 상태, 임차인이 수리하거나 변경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해집니다. 특히,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까지 현 임차인이 원상회복할 의무는 별도의 특약이 없는 한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임차인이 임차 당시의 상태로 반환하면 충분하다는 원칙입니다.3. 점유의 의미 (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9다205329 판결 등): 점유는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이는 객관적 관계를 말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물리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넘어, 타인의 간섭을 배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배가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와 임차 목적물 인도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으므로, 보증금을 반환받는 시점에 점포를 인도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참고 사항

1. 원상회복 의무의 범위 확인: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 당시의 상태로 점포를 반환할 의무가 있지만,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까지 철거할 의무는 없습니다. 임대차 계약서에 이와 관련된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자신이 설치하거나 변경한 부분에 대해서만 원상회복 의무를 집니다.2. 임대차 계약서의 명확한 작성: 임대차 계약 시 원상회복의 범위, 특히 전 임차인의 시설물 처리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3. 점유 반환의 증거 확보: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 임차인은 점포를 임대인에게 인도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열쇠 반환 확인서, 점포 현장 사진 등)를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대인 또한 임차인의 점포 인도를 명확히 확인하고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4. 불법 점유 판단 기준: 점유는 사회통념상 물건에 대한 사실적 지배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시설물이 남아있다는 이유만으로 불법 점유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며, 타인의 간섭을 배제할 수 있는 사실적 지배가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