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권한 없는 변호사 성공보수 약정 분쟁 사건

원고 A 주식회사는 G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으로부터 받아야 할 추심금 회수와 관련하여 피고 변호사 B가 수행한 업무에 대해 성공보수금 2억 7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해당 성공보수 약정의 근거가 된 위임계약서가 직원 E에 의해 권한 없이 날인된 문서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강제집행을 불허하는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위임계약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고, 피고가 주장하는 다른 보수금 채권 또한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이 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토목공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G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으로부터 추심금을 받아야 하는 채권자입니다.
• 피고 B: 변호사로, 원고 A 주식회사의 추심금 회수 관련 법률 업무를 일부 수행했으며, 원고에게 성공보수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 E: 원고 A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와 아는 사이이자 피고 B의 변호사 사무실 직원입니다. 과거 여러 법무법인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했으며, 원고의 도장을 소지하고 위임계약서에 날인했다고 주장된 인물입니다.
• G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 원고 A 주식회사에 추심금 채무를 부담했던 조합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G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으로부터 총 9억 3천여만 원의 추심금을 받을 권리가 있었고, 2012년 조정 및 2014년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이를 확정했습니다. 그러나 조합의 채무 불이행으로 2015년 5월 7일 체비지를 담보로 제공받기로 확약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법무법인 C 측에 위 채무 변제 및 담보 제공을 청구하는 내용증명 발송과 체비지 압류 등 법률 업무를 의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 B 변호사는 2018년 10월 10일 법무법인 C 명의로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2019년 4월 25일 체비지 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등 관련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피고는 법무법인 소속을 변경한 이후에도 2021년 4월 19일 압류된 체비지에 대한 사업시행계획인가의 적법성을 질의하고 2021년 6월 1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업무를 지속했습니다. 피고의 사무실 직원인 E은 원고의 도장을 소지하며 법률 사무에 관여했습니다. 2021년 7월 29일 원고는 G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으로부터 원리금 18억 원을 지급받고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피고 B는 이 합의로 원고가 얻은 이득액 18억 원의 15%에 해당하는 2억 7천만 원을 성공 보수금으로 요구하며 2021년 9월 30일 지급명령을 신청했고, 이 지급명령은 2021년 10월 14일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해당 성공 보수 약정의 근거가 된 위임계약서가 직원 E에 의해 무단으로 날인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위임계약서의 진정성립 및 대리권 유무: 원고 A 주식회사가 피고 변호사 B에게 약정 보수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직원 E이 원고를 대리하여 위임계약서에 날인할 권한이 있었는지, 즉 위임계약서가 진정으로 성립된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2. 청구원인의 유용 가능성: 만약 위임계약서가 무효라고 판단될 경우, 피고가 실제 수행한 업무에 대한 '상당한 보수금 채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채권이 확정된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으로 '유용'되어 강제집행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의 원고 A 주식회사에 대한 약정금 지급명령(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차전315381)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했습니다. 또한, 이 법원이 2022카정30039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22년 1월 18일 한 강제집행정지 결정을 인가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가 직원 E에게 피고 B와의 약정 보수금 위임계약서를 작성할 대리권을 수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위임계약서는 진정으로 성립되지 않았으므로 약정 보수금 채권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설령 피고에게 '상당한 보수금 채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확정된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인 '약정 보수금 채권'과 별개이므로 집행력을 유효하게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최종적으로 인용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소송법 제358조 (사문서의 진정의 추정): 이 조항은 사문서에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이 있는 때에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사문서에 찍힌 인영이 작성 명의인의 인장에 의해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날인행위가 작성 명의인의 의사에 따른 것임)이 추정되고, 나아가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는 법적 원칙의 근거가 됩니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직원이 원고의 인장을 날인한 사실이 다툼이 없었으므로, 이 추정은 깨어졌다고 보았고, 직원의 대리권 유무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2. 처분문서의 진정성립 및 입증 책임: 처분문서는 그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는 중요한 증거이므로, 진정성립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합니다. 만약 문서가 위조된 것이 입증되면 그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대리권이 있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그 대리행위의 효과를 주장하는 자(이 사건에서는 피고)에게 있습니다. 피고는 직원 E이 원고를 대리하여 위임계약서를 작성할 권한을 수여받았음을 입증해야 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확정된 지급명령의 청구원인 유용 불허: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는 집행권원(이 사건에서는 지급명령)에 표시된 청구권이 불성립, 무효, 또는 소멸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다른 종류의 청구권(예: 약정 보수금이 아닌 상당한 보수금 채권)이 있음을 이유로 그 집행권원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입니다. 즉, 확정된 지급명령의 청구원인과 다른 새로운 청구원인을 주장하여 기존 지급명령의 집행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는 약정 보수금 채권 외에 상당한 보수금 채권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더라도 확정된 지급명령의 집행력을 유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대리권의 명확한 부여 및 확인: 타인이 본인을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하거나 중요한 법률 행위를 할 경우, 대리권의 범위와 내용을 명확히 문서화하고 서명 또는 인감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법률 서비스 위임과 같이 금전적 이해관계가 큰 계약에서는 더욱 신중해야 하며, 본인이 직접 계약서에 서명 또는 날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2. 법률 사무 위임 시 계약의 중요성: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에게 사건을 위임할 때는 구체적인 위임 범위, 착수금, 성공 보수금 비율 및 산정 방식 등을 명확히 기재한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나 추상적인 약정은 추후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3. 문서의 진정성립 입증의 어려움: 사문서에 날인된 인영의 진정성립은 추정되지만, 대리인이 날인했을 경우 그 대리권의 존재를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본인이 직접 날인하지 않은 경우 진정성립 추정이 깨질 수 있으므로, 대리 행위에 대한 본인의 명확한 승낙 증거가 중요합니다.
4. 확정된 지급명령의 효력 및 청구이의의 소: 지급명령은 확정되면 집행권원으로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효력이 발생합니다. 만약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이 사실과 다르거나 소멸했다고 생각한다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강제집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때, 지급명령의 청구원인과 다른 새로운 청구원인을 주장하여 집행력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5. 관계자의 이해관계 확인: 사건 관계자들이 증언이나 진술을 할 경우, 그들이 사건과 어떤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본 사건의 경우, 직원 E은 원고와 별도의 법적 분쟁이 있었고, 피고의 사무실 직원이라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로 판단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