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채무 재조정과 유럽연합(EU)의 대규모 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국가부도에서 벗어나 신용도를 회복하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우크라이나의 외화 발행자 신용등급을 'RD'(제한적 디폴트 상태)에서 'CCC'(디폴트 가능성 실질적 존재)로 세 단계 상향 조정하였습니다. 신용등급상 'RD'는 엄연한 부도 상태를 뜻하지만 'CCC'는 투기적 등급으로 분류되며, 이는 채권단과의 채무 재조정 합의가 큰 역할을 했음을 의미합니다.
지난해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약 200억 달러 규모 민간 채권단과 국채 재조정에 합의하여 상업적 외채의 94%를 재조정하였습니다. 특히 GDP 증가율에 연동되는 특수 채무 형태인 'GDP 워런트'에 대한 재조정을 마무리하여 정부 채무 부담을 줄임으로써 전후 복구 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였습니다. 이는 채권단이 채권과 현금을 맞교환하는 방안을 수용하는 등 기존 디폴트 상태였던 상황에서 벗어나 채무 상환 여건 개선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재무부 장관 세르히 마르첸코는 이번 채무 조정이 전후 복구 과정에서 수십억 달러의 지급 부담을 경감시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유럽연합 정상들은 2년에 걸쳐 총 900억 유로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기로 합의, 이는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재정 수요를 지원하며 단기 채무 상환 압박을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입니다.
채무 재조정 과정은 법률적, 금융적 복합성을 띱니다. 이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채무를 불이행하지 않고 채권자와 협상해 상환 조건을 변경하는 행위로서 채권자의 동의를 요구합니다. 일반 채무불이행(default)과 달리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으나, 국가가 주도하고 국제기구가 지원하는 경우 분쟁 해결과 재정 건전성 회복이 용이합니다. 따라서 유사한 금융 위기 상황에서 채무 조정 협상은 법률 지식뿐 아니라 국제 금융 이해가 병행되어야 효과적인 위기 극복이 가능합니다.
대외 채무 관리에서 법률적 판단과 절차는 분쟁 예방과 해결에 핵심적 역할을 하며, 우크라이나 사례는 그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