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진실 은폐 및 위증 관련 기업 관계자 유죄 판결

가습기살균제 사태 관련하여 G 임직원들이 회사에 불리한 자료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인멸했으며, 법정에서 위증한 사실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판결입니다. 피고인들은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 증거를 담은 'T대 실험 보고서'를 숨기고, 관련 직원의 노트북 자료를 삭제했으며, 다른 직원의 USB 및 외장하드 자료도 인멸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또한, 일부 피고인은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증거인멸, 증거은닉, 위증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여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행정조사의 절차적, 실체적 위법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전 G 법무실장, 윤리경영부문장으로 G의 법무 및 홍보 업무를 총괄하며 TF 활동을 주도한 인물)
• 피고인 B (G 법무담당임원, 윤리경영부문 법무실장으로 G의 법무 업무를 총괄하며 TF 활동을 주도한 인물)
• 피고인 C (G 홍보실장,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G의 홍보 업무를 총괄하며 TF 활동을 주도한 인물)
• 피고인 D (G 프리프레그팀장, 연구기획팀장 등으로 근무하며 가습기살균제 TF 팀원으로 활동하고 'T대 실험 보고서'를 은닉한 인물)
• 피고인 E (G 법무팀 팀원, 라이프사이언스 부문 컴플라이언스팀 팀원으로 TF 핵심 실무를 담당하고 자료 인멸에 가담한 인물)
• 피고인 F (H 법무팀 팀장으로 환경부 현장조사 대응에 관여한 인물)
• 피고인 G 주식회사 (합성수지 및 정밀화학제품 제조,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N/O 성분 가습기살균제 사업을 인수한 회사)
• 피고인 H 주식회사 (원유, 석유제품, 화학제품 수입, 제조,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및 시민단체 (가습기살균제 사고로 피해를 입고 진상 규명 및 업체 책임 촉구를 요구한 사람들)
• P, Q, W, AA, AJ, AS, AT, AU, AV, AW 등 관련 기업들 (N/O 및 AN 성분 가습기살균제 및 원료 물질의 제조, 판매, 유통에 관여한 회사들)
• CM (G 사업팀 직원으로 AN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노트북 자료가 삭제된 인물)
• CF (G AN 클레임 담당 연구원)
• BR (전 G 홍보팀원으로 TF 활동에 참여했으며 외장하드 자료가 삭제된 인물)

분쟁 상황

2011년 원인 미상 폐 질환 환자 발생이 가습기살균제와 연관성이 있다고 추정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와 동물 흡입독성실험 결과, 일부 가습기살균제와 폐 질환 간의 인과관계가 공식 확인되었고, 국회와 언론, 시민단체들은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 업체의 책임 규명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특히 G은 N/O 성분 가습기살균제와 AN 성분 원료 물질 공급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게 되면서, 법무실과 홍보실을 중심으로 '가습기살균제 TF'를 조직했습니다.

TF는 G의 법적 및 도의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대응 논리를 마련하고, 이 과정에서 회사에 불리한 증거 자료인 'T대 실험 보고서' 등을 은폐하거나 인멸했으며, 관련자들의 증언을 왜곡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 조작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기업의 대응 방식이 후에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져 증거인멸, 은닉, 위증 혐의로 기소되기에 이릅니다.

핵심 쟁점

G 임직원들이 'T대 실험 보고서'를 조직적으로 은닉하고 인멸한 행위가 증거인멸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CM의 노트북에 저장된 가습기살균제 관련 자료를 삭제한 행위가 증거인멸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 D이 가습기살균제 관련 실험 보고서에 대해 법정에서 허위 진술한 행위가 위증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 E의 USB에 저장된 가습기살균제 관련 자료를 삭제한 행위가 증거인멸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BR의 외장하드에 저장된 가습기살균제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행위가 증거인멸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환경부의 현장조사에 대해 거짓된 답변을 하고 자료 제출 요청에 불응한 행위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B, C에게 각 징역 1년 6월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D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E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A, B, C, F, G, H에 대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합니다.

결론

법원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고통받는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증거를 인멸, 은닉, 위증하는 부적절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환경부의 현장조사가 법에서 정한 절차적 요건(사전 서면 통지)과 실체적 요건(조사 목적의 합리성)을 충족하지 못하여 위법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기업의 위기 대응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밝히고 법률과 윤리를 준수해야 할 중요성을 강조하며, 불법적인 증거 조작이 엄중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은 주로 형법상의 증거인멸죄, 증거은닉죄, 위증죄 그리고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여부를 다루었습니다.

• 증거인멸죄 및 증거은닉죄 (형법 제155조 제1항, 제30조)​:

  • 내용: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은닉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증거'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형벌권 유무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료를 의미하며, 사건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더라도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자료도 포함됩니다.
  • 판결 적용: 법원은 G 임직원들이 '가습기살균제 TF'를 조직하여 회사에 불리한 'T대 실험 보고서'를 숨기고, CM의 노트북, E의 USB, BR의 외장하드 등에서 가습기살균제 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실행한 행위를 모두 증거인멸 및 은닉으로 인정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러한 행위가 향후 G 임직원들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 사건 등 형사사법 절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했다고 보았습니다.

• 위증죄 (형법 제152조 제1항)​:

  • 내용: 법률에 따라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 판결 적용: 피고인 D이 가습기살균제 관련 실험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법정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과 다르게 거짓 증언한 사실이 위증죄로 인정되었습니다.

•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특별법 제45조 제2항, 제37조 제1항) 및 행정조사기본법:

  • 내용: 환경부장관이 가습기살균제 사업자 등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거짓 자료를 제출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때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조사는 일정한 절차와 목적을 지켜야 합니다.
  • 판결 적용: 피고인들(기업 G, H 및 그 관계자 A, B, C, F)에 대한 특별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선고되었습니다. 법원은 환경부의 현장조사가 행정조사기본법에서 정한 '조사개시 7일 전 서면 통지' 의무를 지키지 않는 등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또한, AS가 G과 H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할 만한 뚜렷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진행된 현장조사였으므로, AS의 청구에 따른 현장조사는 실체적으로도 위법하며, 피고인들이 자료 제출 요청에 불응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초기 대응의 투명성 확보: 사회적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 발생 시, 기업은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작하거나 은폐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뢰도와 법적 책임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 증거 보전의 중요성: 모든 관련 자료와 문서, 통신 기록 등을 철저히 보전해야 합니다. 불리한 증거라도 인멸하거나 은닉하는 행위는 별도의 강력한 형사 처벌 대상이 됩니다.
3. 내부 자료 관리 시스템 강화: 민감한 정보나 잠재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자료는 명확한 보안 및 관리 규정을 수립하여 직원이 임의로 삭제하거나 외부로 유출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퇴직자의 자료 인수인계 및 보관도 중요합니다.
4. 윤리 경영 원칙 준수: 법적 책임 회피에만 집중하기보다는,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윤리적 자세로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5. 법정 증언의 진실성: 법정에서 선서 후 하는 모든 진술은 진실에 부합해야 합니다. 허위 진술은 위증죄로 처벌받으며, 이는 사법 시스템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6. 행정조사 절차 이해: 정부 기관의 행정조사에 응할 때는 관련 법규에 따른 절차적 요건과 권한 범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다만, 적법한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