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터의 업무위탁계약이 근로계약으로 인정되어 위약금 공정증서 집행이 불허된 사건

원고들이 피고 회사들과 맺은 'TM 아웃바운드 업무위탁계약'이 실제로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법원이 판단하여,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을 무효로 보고, 이에 기초한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따른 강제집행을 불허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C: 피고 회사들과 'TM 아웃바운드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텔레마케팅 업무를 수행한 개인들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D,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의 파산관재인 G: 원고들과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거나 관련 관계에 있는 회사들로, I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모회사 및 자회사 관계에 있습니다. 약속어음 공정증서의 수취인으로서 원고들에게 강제집행을 시도한 측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들은 피고 회사들과 'TM 아웃바운드 업무위탁계약'을 맺고 텔레마케팅 업무를 수행했으며 매달 보수를 지급받을 무렵 퇴사 시 보수 및 프로모션 반환 의무와 관련하여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공정증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이 공정증서에는 'DB 유출이나 무단 계약 거절 등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않는 한 공정증서를 행사하지 않으며 상호 합의 해지 시 무효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들이 2019년 6월 30일경까지 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한 후 피고 회사들이 이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근거로 강제집행을 시도하자 원고들은 해당 업무위탁계약이 실질적인 근로계약이며 반환 약정은 근로기준법상 위약금 예정 금지 조항에 위반되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강제집행 불허를 구하는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들이 피고 회사들과 체결한 'TM 아웃바운드 업무위탁계약'이 형식적인 위임계약이 아닌 실질적인 근로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계약이 근로계약으로 인정될 경우 계약서상 퇴사 시 보수 및 프로모션 반환 의무와 관련된 약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 그리고 무효인 약정에 기초한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따른 강제집행이 허용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 A, B, C에 대한 피고 주식회사 D,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의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모두 불허합니다. 이 법원이 2019카정10240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19년 11월 4일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합니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과 피고 회사들 사이의 'TM 아웃바운드 업무위탁계약'이 형식적으로는 위임계약이나 실제로는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 관계로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계약에 포함된 퇴사 시 보수 및 프로모션 반환 의무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무효인 약정에 근거한 약속어음 공정증서로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합니다. 이 조항은 사용자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근로자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근로계약 위반 시 과도한 금전적 부담을 지우는 것을 방지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들의 퇴사 시 보수 및 프로모션 반환 의무 약정이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예정으로 판단되어 무효로 인정되었습니다.

2. 근로자성 판단 기준: 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을 중요하게 봅니다. 주요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으며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 근로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지
•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사회보장제도상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 및 정도 이러한 여러 경제적 사회적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며 사용자가 경제적 우월적 지위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정들(예: 원천징수 방식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회사 등이 원고들의 업무 내용 근무 시간 및 장소를 정하고 스크립트를 제공하며 비품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행사했다고 보아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했습니다.

1.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2호, 제150조 제3항 (자백간주에 의한 판결)​: 피고 D, F에 대한 청구에 대해서는 피고들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어 판결이 이루어졌습니다.

참고 사항

업무위탁계약 등 계약의 형식이 위임이나 도급으로 되어 있더라도 실제 업무수행 방식이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근무 시간 및 장소가 지정되며 비품을 제공받는 등 종속적인 관계라면 법적으로는 근로계약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으로 인정되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며 이 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금지하고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0조). 이러한 약정은 무효가 되므로 이에 근거한 강제집행은 불가능합니다. 퇴직 시 보수나 인센티브 반환 조건이 있는 계약의 경우 해당 계약의 실질적인 성격(근로계약인지 위탁계약인지)을 면밀히 검토하고 근로계약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면 관련 법규에 따라 위약금 조항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약속어음 공정증서는 법적인 강제력을 가지므로 발행 전에 계약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법적인 효력을 면밀히 검토하여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조건부로 공정증서를 행사하지 않기로 약정한 경우에도 그 원인관계가 무효라면 공정증서의 효력도 다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