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신축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 감액 판결

건물 신축 도급계약을 맺은 원고(건물주)와 피고(건설사) 사이에서 공사 지연으로 인한 지체상금 지급 의무 및 그 범위가 쟁점이 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계약서의 해석을 통해 변경된 준공예정일을 확정하고, 지체상금의 발생 시기와 종기를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주장한 여러 지체일수 공제 사유 중 일부(암 제거 기간 17일)만 인정하였고, 최종적으로 산정된 지체상금이 계약금액의 10%인 3억 6천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그 금액을 60% 감액한 1억 4천 4백만 원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원고, 건물주): 건물 신축 공사를 피고에게 맡긴 도급인으로, 공사 지연에 대한 지체상금을 청구하였습니다.
• B 주식회사 (피고, 건설사): 건물을 신축하기로 한 수급인으로, 원고로부터 공사 지연에 대한 지체상금 청구를 받았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건물주)와 피고(건설사)는 건물 신축을 위한 도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과정에서 여러 장의 도급계약서가 작성되었는데, 최초 계약서에는 준공예정일이 2017년 5월 10일이었으나, 최종 계약서에는 2017년 3월 31일로 변경 기재되었습니다. 피고는 2016년 8월 27일부터 1회 기성부분 정산금 미지급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원고는 공사 재개를 요구하며 2016년 9월 23일 1회 기성금을 지급했으나, 피고는 공사를 재개하지 않았고, 이에 원고는 2016년 10월 12일 도급계약 해제를 통지했습니다. 원고는 계약서에 따른 지체상금(계약금액의 10% 한도인 3억 6천만 원)을 피고에게 청구했으나, 피고는 준공예정일이 2017년 5월 10일이라고 주장하며 지체상금 지급 의무가 없거나, 착공신고 지연, 기성금 미지급, 민원 및 태풍, 암 제거 등의 사유로 지체일수가 공제되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건물 신축 공사의 최종 준공예정일이 언제인지 (원고는 2017년 3월 31일, 피고는 2017년 5월 10일 또는 2017년 7월 31일 주장).
2. 피고의 공사 지연에 대한 지체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및 그 범위 (지체상금의 시작과 끝 시점, 공제되어야 할 지체일수).
3. 산정된 지체상금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감액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이 법원에서 감축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1. 피고는 원고에게 1억 4천 4백만 원 및 그중 1억 8백만 원에 대하여는 2018년 11월 15일부터 2021년 6월 4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3천 6백만 원에 대하여는 2018년 11월 15일부터 2022년 1월 12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각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결론

재판부는 다음의 이유로 위와 같이 판결하였습니다.

1. 준공예정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최종적으로 작성된 도급계약서의 내용, 선급금 지급액 일치, 정기 회의록, 보증보험증권 등의 증거를 종합하여, 준공예정일은 당초 2017년 5월 10일에서 원고와 피고의 합의로 2017년 3월 31일로 변경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2. 지체상금의 발생 및 범위:
   • 지체상금의 시기(始期): 변경된 준공예정일 다음 날인 2017년 4월 1일.
   • 지체상금의 종기(終期): 피고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되어 공사가 지연된 경우,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던 때(2016년 9월 25일)부터 다른 업자에게 의뢰하여 공사를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2016년 10월 25일로부터 잔여 공사기간 279일을 더한 2017년 7월 30일)까지로 보았습니다. 원고가 주장한 실제 공사 완료일인 2018년 2월 6일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지체일수 공제: 피고가 주장한 착공신고 지연, 기성금 미지급, 민원 및 태풍으로 인한 공사 중단 기간은 피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이거나 공사 지연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공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터파기 공사 중 암이 발견되어 이를 제거하는 데 소요된 기간 중 피고가 실제로 암 제거 공사를 한 기간인 17일은 지체일수에서 공제했습니다.
   • 결과적으로 총 지체일수는 121일에서 17일을 공제한 104일로 산정되었으며, 이에 따른 지체상금액은 계약금액 36억 원에 지체상금률 1/1,000과 지체일수 104일을 곱한 3억 7천 4백 4십만 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계약상 지체상금 한도가 계약금액의 10%인 3억 6천만 원으로 정해져 있어, 지체상금액은 우선 3억 6천만 원으로 확정되었습니다.
3. 지체상금 감액: 재판부는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액 예정인 지체상금 약정을 감액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음 사정들을 고려하여 3억 6천만 원을 60% 감액하여 1억 4천 4백만 원으로 최종 확정했습니다.
   • 공사기간 40일 단축이 원고에게 큰 이익이었음에도 계약금액 조정이 없었던 점.
   • 착공신고 지연에 원고 또는 감리사의 책임이 경합된 점.
   • 1회 기성부분 정산금 지급 지연에 원고의 귀책사유가 영향을 미쳤던 점.
   • 계약금액 36억 원 대비 지체상금 3억 6천만 원은 큰 금액이며, 피고가 시공한 기성고 비율은 5.516%에 불과했던 점.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되거나 인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사소송법 제420조: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는 경우에 적용됩니다.
2. 처분문서의 해석 원칙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 등)​: 처분문서(계약서 등)는 그 기재 내용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하며,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싼 다툼이 있을 때는 문언의 내용, 법률행위 동기,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3. 여러 계약서가 순차 작성된 경우의 해석 (대법원 2020. 12. 30. 선고 2017다17603 판결)​: 여러 계약서에 따른 법률관계나 우열관계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다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나중에 작성된 계약서에서 정한 대로 계약 내용이 변경되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4. 지체상금 약정의 적용 범위 (대법원 1999. 1. 26. 선고 96다6158 판결 등)​: 지체상금 약정은 수급인이 약정 기간 내 공사를 완공하지 못한 경우는 물론,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도급계약이 해제되고 그로 인해 공사 완공이 지체된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5. 지체상금의 시기 및 종기 (대법원 1999. 3. 26. 선고 96다23306 판결 등)​: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하고 계약이 해제되어 완공이 지연된 경우, 지체상금은 약정 준공일 다음 날부터 발생하고, 그 종기는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하거나 기타 해제 사유가 있어 도급인이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을 때부터 도급인이 다른 업자에게 의뢰하여 공사를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까지입니다.
6. 지체일수 공제 사유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다60136 판결 등)​: 수급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공사가 지연된 경우 그 기간만큼 지체일수에서 제외되어야 하지만, 이는 공사도급계약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사정이 발생했고 그 사정으로 인해 일정 기간 동안 예정된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공사 지연이 불가피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7. 불안의 항변권 (민법 제536조 제2항,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 등)​: 민법 제536조 제2항에서 '상대방의 채무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는 계약 성립 후 상대방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 등 사정으로 반대급부를 이행받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사정변경이 생기고 이로 인해 당초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 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도급인이 기성고 해당 중도금 지급 의무를 일부 지체했다고 해서 바로 수급인이 일 완성 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8. 손해배상액의 예정 감액 (민법 제398조 제2항,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다14846 판결 등)​: 지체상금 약정은 수급인이 일의 완성을 지체한 데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므로, 법원은 계약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지체상금을 예정한 동기, 공사도급액에 대한 지체상금 비율, 지체상금 액수, 지체의 사유, 실제 손해와 지체상금액의 대비, 당시 거래 관행 및 경제 상태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약정에 따라 산정한 지체상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계약 내용의 명확화: 여러 버전의 계약서가 존재하는 경우, 최종적인 합의 내용을 명확히 기재한 하나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전 계약서의 효력을 어떻게 할지 명시적으로 정하여 분쟁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공사기간, 준공예정일, 대금 지급 조건 등 핵심 내용은 더욱 신중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2. 공사 지연 사유 및 증빙 확보: 공사 지연이 발생할 경우, 그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지연 기간은 얼마인지 등을 명확히 기록하고, 관련 증빙(회의록, 공사일보, 공문, 사진 등)을 철저히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지체상금 청구 또는 지체일수 공제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3. 계약서상 의무 이행: 도급인(건물주)은 기성금 등 공사대금 지급 의무를, 수급인(건설사)은 공사 이행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특히 기성금 지급 지연이 발생하면 수급인은 계약서에 명시된 절차(예: 상당한 기간을 정한 지급 독촉, 공사 중지 통보 등)를 준수해야 정당한 공사 중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4.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 시 대처: 암반 발견, 민원, 천재지변 등 계약 체결 당시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공사 지연이 불가피해진 경우, 즉시 상대방에게 통보하고 공사기간 연장이나 추가 비용 발생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유가 공사 지연의 원인이 되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지체상금 약정의 합리성: 지체상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간주되므로, 약정된 지체상금이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손해에 비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에서 감액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시 지체상금률 및 한도를 신중하게 설정하고, 공사 지연이 발생했을 때 지체상금 액수와 실제 발생한 손해를 비교하여 과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6. 계약 해제 후 조치: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 도급인은 지체상금의 종기가 다른 업체를 선정하여 공사를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까지로 산정되므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업체를 물색하고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손해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