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제안에 속아 통장 빌려주고 돈 가로챈 사건

A 씨는 대출을 해주겠다는 익명의 제안에 속아 본인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계좌번호, 비밀번호, OTP카드, 신분증 사진)를 넘겨주었습니다. 이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돈이 입금되자 A 씨는 그 돈의 일부인 약 1,760만원을 개인회생 변제금과 생활비로 사용했고 결국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횡령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대출을 받기 위해 자신의 은행 계좌 접근매체를 넘겨주고, 해당 계좌로 입금된 돈 약 2,240만원 중 일부를 임의로 사용한 사람.
• 성명불상자: 피고인에게 대출을 미끼로 접근매체 대여를 요구하여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한 사람.
• 피해자 B, E, C, F: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피고인 A의 계좌로 돈을 입금한 피해자들.
• 배상신청인 B, C: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를 입어 법원에 직접적인 배상을 신청한 사람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21년 7월 9일경 불상의 인물로부터 '계좌를 보내면 거래실적을 쌓아 대출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승낙했습니다. 이에 피고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와 비밀번호, OTP카드, 신분증 사진 등을 전송하여 대가를 약속받고 전자금융거래의 접근매체를 대여했습니다. 이후 2021년 7월 14일경 대여한 계좌로 피해자 B로부터 1,900만원, 피해자 E로부터 80만원, 피해자 C으로부터 245만원, 피해자 F로부터 15만원 등 총 2,240만원이 사기 및 공갈 피해금으로 입금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이 돈을 보관하던 중 2021년 7월 24일경부터 25일경까지 약 1,758만원을 본인 명의 다른 계좌로 송금하여 개인회생 변제금 상환 및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횡령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대가를 약속받고 전자금융거래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대여한 행위와 그 계좌에 입금된 타인의 재물을 임의로 사용한 횡령 행위의 유무.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되 이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신청한 배상명령은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피해자 B의 피해금을 회복하며 합의에 이른 점,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접근매체를 대여하고 타인의 돈을 횡령한 행위의 비난 가능성은 크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는 누구든지 대가를 주고받거나 약속하면서 접근매체(통장, 카드, 비밀번호 등)를 대여하거나 대여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49조 제4항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대출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자신의 은행 계좌 정보와 OTP카드 등을 넘겨주었으므로 이 법 조항에 해당하여 처벌받았습니다. 이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의 주요 수단인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규정입니다.
2. 횡령: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계좌에 입금된 돈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속아 송금한 돈으로 피고인은 이 돈을 정당하게 보관할 권리가 없으며 당연히 피해자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타인의 재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이 돈의 일부를 개인회생 변제금이나 생활비로 사용한 행위는 타인의 재물을 임의로 사용한 것이므로 횡령죄에 해당합니다.
3. 경합범 가중 및 집행유예: 피고인은 접근매체 대여와 횡령이라는 여러 죄를 저질렀으므로 형법 제37조에 따라 경합범으로 가중 처벌됩니다. 그러나 법원은 형법 제62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이 반성하고 피해를 회복하려 노력했으며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여 일정 기간 동안 형을 선고했으나 즉시 집행하지 않고 유예했습니다. 또한 형법 제62조의2에 따라 사회봉사 명령을 함께 부과하여 피고인이 사회에 기여하도록 했습니다.
4. 배상명령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및 제25조 제3항 제3호는 법원이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거나 피고인의 배상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배상신청을 각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을 각하했습니다. 이는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통해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참고 사항

1. 통장 대여의 위험성: 대출을 해주겠다는 등의 조건으로 통장이나 체크카드, 비밀번호, OTP카드, 신분증 사본 등 계좌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넘겨주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 보이스피싱 연루 주의: 불특정 다수에게 계좌 정보나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제안은 대부분 범죄와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경우에도 대가를 받고 타인에게 계좌를 빌려주거나 넘겨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3. 횡령 책임: 설령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어 타인의 돈이 입금되었다 할지라도 그 돈이 자신의 소유가 아님을 인지하고 이를 임의로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됩니다. 타인의 돈이 잘못 입금되었을 경우 즉시 은행에 연락하여 반환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4. 배상명령 신청의 한계: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지만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한 경우 법원은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때 피해자는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