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있는 공유 토지를 어떻게 나눌지 다툰 판결

원고들과 피고들이 서울 중구의 대지를 공유하고 있었으나, 분할 방법에 대해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재판으로 분할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피고 중 일부는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해당 토지의 면적이 매우 작고 지상에 건물이 있으며, 도시환경정비구역이라는 특성상 현물 분할이 어렵거나 현저히 가치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 경매를 통해 대금을 분할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토지의 공유자로서 분할을 청구한 사람들
• 피고 대한민국: 토지의 공유자인 국가
• 피고 C 주식회사: 토지의 공유자이자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를 주장한 법인
• 피고 D: 토지의 공유자
• 피고 E: 토지의 공유자
• 피고 F, G, H: 다른 토지의 공유자들

분쟁 상황

원고 A와 B는 피고인 대한민국, C 주식회사, D, E과 특정 토지를, 그리고 대한민국, C 주식회사, D, F, G, H과 다른 토지를 각기 다른 지분 비율로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토지 분할 방식에 대해 협의를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에 원고들이 법원에 공유물 분할을 청구하며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피고 C 주식회사는 이 토지가 이미 1980년경부터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며 원고들의 청구에 반대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공유물 분할 청구권의 인정 여부: 원고들이 공유 토지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지.
2.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의 성립 여부: 피고 C 주식회사가 주장하는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가 인정되는지.
3. 공유물 분할 방법: 현물 분할이 가능한지, 아니면 대금 분할(경매 후 대금 분배)이 타당한지. 특히 토지의 면적, 지상 건물 존재, 건축법상 최소 대지 면적 규정, 근저당권 설정 등의 사유로 현물 분할의 공정성이 저해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별지1 목록에 기재된 각 토지를 경매에 부치고, 그 경매 대금에서 경매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별지2 공유지분 목록에 기재된 각 비율에 따라 원고들 및 피고들에게 분배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토지의 물리적 특성과 법률적 제약, 그리고 공유자들 사이의 복잡한 권리 관계를 고려할 때, 현물 분할보다는 토지를 경매에 부쳐 대금으로 나누는 것이 가장 공평하고 타당한 분할 방법이라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한 것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269조 제1항 (공유물의 분할 청구)​: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에게 그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조항은 공유 관계를 해소하고 각 공유자가 독립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권리를 부여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이 조항에 근거하여 피고들을 상대로 공유 토지의 분할을 청구했습니다.

2. 재판상 공유물 분할의 원칙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0603 판결 참조)​:

   • 현물 분할이 원칙: 재판에 의한 공유물 분할은 각 공유자가 현재의 물건을 직접 나누어 소유하는 현물 분할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 대금 분할 예외: 그러나 현물 분할이 불가능하거나, 형식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현물 분할로 인해 공유물 전체의 가치나 개별 공유자의 지분 가치가 현저히 감소될 우려가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공유물을 경매에 부쳐 그 대금을 나누는 '대금 분할'을 명할 수 있습니다.
   • 현저한 가격 감손의 의미: 대법원은 "현물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격이 감손된다"는 것은 공유물 전체의 가치가 줄어드는 경우뿐만 아니라, 특정 공유자에게 공정하지 못한 분할이 되어 그가 단독 소유하게 될 부분의 가치가 공유물 분할 전의 지분 가치보다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봅니다. 이 사건의 경우, 토지의 면적(예: 5.6㎡, 4㎡), 지상 건물 현황, 주변 도시환경정비구역이라는 특성, 그리고 건축법상 최소 대지 면적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물 분할이 공평한 분할을 어렵게 하므로 대금 분할이 타당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건축법 제57조 제1항 및 건축법 시행령 제80조 (대지의 분할 제한)​:

   • 건축물이 있는 대지: 건축물이 있는 대지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최소 면적(상업지역의 경우 건축법 시행령 제80조 제2호에 따라 150㎡)에 미달하게 분할할 수 없습니다.
   • 이 사건에서 토지의 면적이 매우 작고 여러 건물이 존재하여 현물 분할 시 건축법상 최소 대지 면적 규정을 위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만약 이렇게 분할된다면 건축이 불가능한 대지가 되어 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므로, 공정한 분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공유물 분할 청구권: 여러 사람이 하나의 물건을 공유하고 있는데 분할 방법에 대해 합의가 안 된다면, 민법 제269조 제1항에 따라 법원에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 확인: 특정 위치와 면적을 정해 각자 점유, 사용하고 등기만 공유 지분으로 하는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를 주장하려면, 실제 그러한 합의가 있었음을 명확히 증명할 수 있는 자료(예: 서면 합의, 장기간의 명확한 점유 경계 등)가 있어야 합니다.
3. 현물 분할의 어려움: 토지의 면적이 5.6㎡, 4㎡ 등으로 매우 작거나, 지상에 여러 건물이 복잡하게 얽혀있거나, 도시계획 규제(예: 건축법상 상업지역의 최소 대지 면적 제한 150㎡)로 인해 현물 분할 시 각자의 지분 가치가 현저히 떨어질 우려가 있다면, 법원은 경매를 통한 대금 분할을 명할 수 있습니다.
4. 권리 관계의 복잡성: 공유 지분에 근저당권과 같은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현물 분할 시 복잡한 법률 관계가 발생할 수 있어 대금 분할이 더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5. 소송 진행 시 협조: 법원의 감정 신청 등 소송 절차에 필요한 사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원하는 방식의 분할 결정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이 소제기일인 2017년 7월 26일로부터 3년 이상 경과한 변론 종결일까지도 측량 및 시가 감정 신청을 철회하거나 감정료를 납부하지 않아 현물 분할을 위한 자료가 부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