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차
원고 A는 D의 아내 B를 대리인으로 믿고 D 소유 아파트를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는 계약금과 잔금을 지급하고 아파트를 인도받았으나, D는 B에게 대리권을 준 적이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이후 D의 자녀인 피고 C는 아파트를 증여받았고, A는 C를 상대로 임차권 확인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D의 아내 B에게 실제 대리권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아파트 임대차 계약은 부부의 일상가사대리권 범위에 속하지 않으며, 원고 A가 B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표현대리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2018년 1월 3일 공인중개사 E과 F를 통해 D의 대리인이라고 하는 D의 아내 원고보조참가인 B와 D 소유의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3억 5천만 원, 임대차기간 24개월로 정하여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 A는 2017년 12월 29일 가계약금 5백만 원을, 2018년 1월 3일 나머지 계약금 3천만 원을 D 명의 계좌로 송금했고, 2018년 2월 9일 잔금 3억 1천 5백만 원을 원고보조참가인 B에게 교부한 후 아파트를 인도받았습니다. 이후 D의 자녀인 피고 C는 2018년 3월 15일 이 아파트를 증여받아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고, D는 2018년 3월 22일 원고 A에게 B에게 아파트 임대차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한 적이 없으므로 이 임대차계약이 무효라는 통지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이 아파트에 관하여 자신에게 임차권이 있음을 확인해 달라고 피고 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보조참가인 B가 아파트 소유자 D로부터 임대차 계약에 대한 실제 대리권을 수여받았는지 여부와 B의 임대차 계약 체결 행위가 부부간 일상가사대리권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 그리고 B에게 일상가사대리권 등 기본대리권이 있고 원고 A가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어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차권이 원고에게 있음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원고보조참가인 B가 아파트 소유자 D로부터 실제 대리권을 수여받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아파트 임대차 계약은 부부 공동생활에 필요한 통상적인 사무인 일상가사대리권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원고 A가 D의 신분증과 도장을 확인했으나, 인감증명서 등 추가적인 확인을 하지 않은 점, 본인 D에게 직접 확인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원고 A가 원고보조참가인 B에게 임대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률은 민법 제827조 제1항(부부간의 대리권)과 민법 제126조(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입니다. 민법 제827조 제1항은 부부는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다고 규정하지만, 법원은 이 사건 아파트 임대차 계약과 같이 재산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부부 공동생활에 필요한 통상적인 사무, 즉 일상가사대리권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민법 제126조는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 제3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이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이 성립하려면 첫째, 대리인에게 기본대리권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원고보조참가인 B에게 일상가사대리권과 같은 기본대리권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상대방인 원고 A가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법원은 B가 D의 신분증과 도장을 소지하고 계약금이 D 명의 계좌로 송금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인감증명서 등 추가 서류 미확인, 본인에게 직접 대리권 유무 미확인 등을 이유로 원고 A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표현대리 성립을 부정했습니다.
대리인을 통한 부동산 계약 시에는 본인의 신분증, 인감도장뿐만 아니라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대리인이 배우자 관계라 하더라도 주택 임대와 같은 중요한 재산 행위는 부부의 일상가사대리권 범위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본인에게 직접 연락하여 대리권 유무와 계약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계약금, 잔금 등 모든 대금은 가급적 계약서상 본인 명의의 계좌로 직접 송금하는 것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는 안전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