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공사현장 데크플레이트 붕괴로 인한 근로자 사망사고

이 사건은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된 형사재판입니다. 원청인 D 주식회사와 그 현장소장인 A, 하청업체인 C 주식회사와 그 현장소장인 B은 공사 현장에서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하여 C 소속 근로자 2명이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데크플레이트 붕괴로 60m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하는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또한, D 주식회사와 A는 다른 하청업체들의 다양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원심은 모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D 주식회사와 A가 하도급 근로자 사망 및 D 자체 위반사항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책임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대신 A는 업무상과실치사 및 하수급인 위반사항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D 주식회사는 하수급인 위반사항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아 벌금이 감액되었습니다. B과 C 주식회사는 원심 형량이 유지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피고인): D 주식회사의 공사기술부 부장으로 해당 공사 현장소장
• D 주식회사 (피고인): 'E 설치공사'의 원청(도급인) 회사
• B (피고인): 주식회사 C 소속 현장소장
• 주식회사 C (피고인): D 주식회사로부터 기계설치공사를 하도급받은 수급인 회사
• 근로자 F, G (피해자): 주식회사 C 소속 근로자로 사고로 사망
• L 주식회사, 주식회사 M, N 주식회사: D 주식회사의 하수급인 회사들 (D 주식회사 자체 위반사항 관련)

분쟁 상황

D 주식회사는 AC화력발전소로부터 'E 설치공사'를 도급받았고, 이 중 기계설치공사를 주식회사 C에 하도급 주었습니다. 2016년 2월 18일 오전 11시경, C 소속 근로자 F과 G는 충남 태안군 H에 있는 공사 현장에서 현장소장 B의 지시를 받아 지상 60m 높이의 컨베이어 갤러리 구간 바닥에 설치된 데크플레이트 위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B은 데크플레이트 변형 감시자를 배치하지 않았고, 거푸집 조립도를 작성하여 하중을 미리 검토하지 않았으며, 상세 도면상의 타설량(125mm)을 초과한 200mm로 타설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원청인 D 주식회사의 현장소장 A는 개략도와 다른 타설량(125mm)의 상세도를 교부하면서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실제 타설량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하지 않는 과실을 범했습니다. 결국 과다하게 타설된 콘크리트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데크플레이트가 붕괴되어 F과 G는 약 60m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는 다른 하수급인들(L, M, N 주식회사)과 D 주식회사 자체적으로도 안전난간 미설치, 등받이울 미설치, 접지 미설치, 낙하물 방지조치 미흡 등 다양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특별 감독을 통해 적발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청인 D 주식회사와 현장소장 A가 하도급 근로자의 사망 및 D 자체 위반사항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직접적인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둘째, D 주식회사의 현장소장 A가 하도급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책임을 지는지 여부. 셋째, 검사가 주장한 안전방망이나 안전대 걸이시설 설치 의무가 사고 발생 장소의 특성상 피고인들에게 적용되는지 여부. 넷째, 각 피고인에게 선고된 형량이 적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D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2. 피고인 A에게 벌금 600만 원, 피고인 D 주식회사에게 벌금 800만 원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3. 피고인 A, D 주식회사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D 주식회사 자체 위반사항 부분의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 및 피고인 D 주식회사에 대한 근로자 사망 관련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4. 피고인 B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과 주식회사 C (벌금 1,000만 원)에 대한 항소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원심 형량을 유지했습니다.
5.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재판부는 원청인 D 주식회사의 현장소장 A가 하수급인의 공사에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한 점을 인정하여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직접적인 안전조치 의무는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는 근로자에게만 적용된다고 보아, 하도급 근로자 사망 및 D 자체 위반사항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D 주식회사와 A는 하도급 사업주로서 수급인이 안전조치를 지키도록 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되어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는 도급 관계에서 원청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안전상의 조치)​: 사업주는 사업장에서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 폭발성·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 전기·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법 조항에 따른 '사업주' 책임은 근로자와 사업주 사이에 고용계약 형태를 떠나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인정될 때 적용됩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 조치)​: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공사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에 의해 시공할 경우, 도급인(원청)은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D 주식회사와 현장소장 A는 하수급인들의 여러 안전조치 위반사항에 대해 이 조항에 따른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벌금형을 부과합니다. 이 조항에 따라 D 주식회사는 현장소장 A의 법규 위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청이라 하더라도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했다면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 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았고, 현장소장 A에게 이 의무 위반과 근로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유죄로 판단되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조, 제44조 (추락 방지)​: 이 규칙은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안전방망, 안전대 걸이시설 등을 설치해야 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고 장소의 구조와 작업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주장은 기각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고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원청의 직접 지휘·감독에 대한 인식: 원청이 하도급 업체 근로자들의 작업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한 경우, 해당 근로자 사망 사고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는 도급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제 지휘감독 여부가 중요합니다.
•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원청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하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안전난간, 작업발판, 통로 확보, 전기 안전, 낙하물 방지 등 하수급인의 안전 조치 위반에 대해서도 관리·감독 의무가 있습니다.
• 콘크리트 타설 등 중량 작업 시 안전 관리 철저: 콘크리트 타설과 같이 중량물을 다루는 작업은 데크플레이트, 거푸집 등의 하중 계산을 철저히 하고, 변형 감시자를 배치하는 등 면밀한 안전 계획을 수립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설계 도면과 다른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될 경우, 즉각적인 확인과 조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 현장소장의 역할과 책임: 현장소장은 공사 전반의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하도급 공사라 할지라도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에 대한 안전조치 사항을 면밀히 확인하고 감독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안전수칙 교육 참석 여부, 현장 점검, 작업 지시 등이 책임 인정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책임의 범위: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직접적인 안전조치 의무는 실질적인 고용 관계가 있는 근로자에게 적용됩니다. 따라서 하도급 근로자의 경우 원청과 직접적인 실질적 고용 관계가 입증되지 않으면, 원청이 해당 근로자 사망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책임은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급 사업주로서의 책임은 여전히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