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민사사건
원고 A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주식회사 C의 용역대금 채무 2천1백만 원에 대해 피고 B에게 연대보증을 섰습니다. 이후 원고는 파산 및 면책 신청을 하면서 이 연대보증 채무를 채권자 목록에 누락했습니다. 원고는 면책 결정으로 해당 연대보증 채무도 면책되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채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악의적으로 누락했다고 판단하여 면책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주식회사 C는 2013년 11월 18일 피고 B에게 3천6백만 원 상당의 설계 용역을 의뢰했고, 피고 B는 2013년 11월 20일경 용역을 완료했습니다. 하지만 주식회사 C는 2014년 8월 14일까지 용역대금 중 1천5백만 원만 지급하고 2천1백만 원을 미지급했습니다. 이에 피고 B의 요구에 따라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인 원고 A는 2015년 1월 19일 2천1백만 원 잔액에 대해 보증한도 2천7백3십만 원, 보증기간 5년으로 하는 연대보증 공정증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이후 원고 A는 2016년 10월 24일 연대보증 채무를 누락한 채 파산면책 신청을 했고, 2017년 9월 25일 면책 결정을 받아 2017년 10월 12일 이 면책 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원고 A는 이 면책 결정으로 자신의 연대보증 채무가 면책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 B는 원고가 채무를 악의로 누락했으므로 면책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소송이 발생했습니다.
파산 신청 시 채권자 목록에 누락된 연대보증 채무가 면책 대상에 포함되는지, 특히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악의적으로 누락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연대보증 채무는 면책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원고 A가 자신의 연대보증 채무를 채권자 목록에 고의로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연대보증 채무는 파산 및 면책 결정에도 불구하고 면책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법리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입니다. 이 조항은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청구권'은 면책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악의'란 채무자가 면책 결정 이전에 해당 채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의적으로 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 사실을 알았다면 설령 과실로 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악의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 목록에 기재되지 않아 면책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권자를 보호하고, 면책 불허가 사유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본 사례에서 법원은 원고가 주채무자인 회사의 대표자로서 용역 계약을 체결했고, 공정증서를 작성한 지 약 1년 9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으며, 파산 신청 약 2개월 전에도 피고와 통화하며 채무 변제를 약속했던 점 등을 근거로 원고가 연대보증 채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고의 연대보증 채무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에 해당하여 면책되지 않았습니다.
파산 신청 시에는 자신이 가진 모든 채무를 빠짐없이 채권자 목록에 기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타인의 채무를 보증하는 연대보증 채무의 경우에도 면책 신청 시 반드시 채권자 목록에 포함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채권자 목록에서 누락한 경우, 해당 채무는 면책되지 않는 비면책채권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를 알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채무자의 주장뿐 아니라 채무의 성격, 채무자와 채권자의 관계, 채무 누락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공정증서 작성 후 짧은 기간이 지났고, 파산 신청 직전에도 채무 변제를 약속하는 통화 기록이 있었다는 점 등이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중요한 증거로 작용했습니다. 따라서 파산 및 면책을 고려하는 사람은 모든 채무, 특히 보증 채무를 철저히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빠짐없이 제출하여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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