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을 앞두고 우리 밥상 위 쌀값이 역대 최고를 찍었습니다. 20kg 한 포대가 6만 3000원이라니,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죠. 그런데 이 가격 폭등은 단순히 시장 원리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쌀 공급이 부족해서 그렇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사태는 정치권과 농업 집단의 계산된 움직임에서 비롯됐거든요. 여야가 양곡관리법 개정을 놓고 대립하면서 "일단 많이 사자"는 식의 정책이 결과적으로 재고 소진과 가격 상승을 밀어붙인 겁니다.
게다가 정부는 당초 쌀값이 내려갈 것이라 예상하며 쌀 매입을 취소했다가 가격이 계속 뛰자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모양새로 비축미를 팔겠다는 얘기도 꺼냅니다. 하지만 전례를 보면 쌀을 싸게 대량 방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농민들은 정부가 쌀 공급을 조절하면서 농가 소득에 타격을 줄까 봐 반발하고요. 결국 소비자는 쌀값 인상으로 부담만 떠안게 되는 셈입니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말처럼 농업 지원 정책은 ‘집중된 이익, 분산된 비용’을 만들어냅니다. 농민이라는 강한 결속 집단에 정치권이 자꾸 끌려가다 보니 무거운 비용은 국민 대부분이 부담하는 구조가 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이나 밀가루 등 생활필수품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달리, 쌀값 문제에선 대놓고 손 놓고 있다시피 하는 건 이 어려운 정치 셈법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 농민 표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죠.
당장 부엌에서 매일 밥 짓는 우리의 일상과 직결된 쌀값 문제는 단순한 경제 이슈가 아닙니다. 어느 한쪽의 이익만 챙기는 농정의 불균형과 정부의 미숙한 정책 대응이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먹사니즘(먹는 문제 정치)’이란 멋진 구호 대신 정말로 국민 식탁을 지켜내는 현실적인 해법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여러분도 이번 쌀값 급등 사태 그 뒤에 숨은 이야기를 주변과 꼭 공유해보세요. 한 끼 식사조차 정치와 경제, 법률이 얽혀 있다는 걸 알면 조금은 달리 보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