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인의 허위 설명으로 임대차보증금 일부를 잃은 사건

원고는 공인중개사 C와 중개보조원 B를 통해 다가구주택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중개 당시 C는 선순위 임차보증금 현황을 실제보다 훨씬 적게 고지했고 특약으로 경매 시 보증금 미반환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후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원고는 보증금 6,000만 원을 전혀 돌려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임대인 B와 공인중개사 C에게 특약 및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에 따라 공동으로 6,000만 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또한 공인중개사협회(D협회)는 C의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 의무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만, 원고에게도 거래 관계를 조사 확인할 부주의가 있다고 판단하여 D협회의 책임은 60%인 3,600만 원으로 제한하고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지급했으나 경매로 인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
• 피고 B: 원고에게 다가구주택을 임대한 임대인이자 공인중개사 사무실의 중개보조원.
• 피고 C: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 피고 D협회: 공인중개사 C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사업자.

분쟁 상황

원고는 2019년 2월 21일 피고 B 소유의 다가구주택 H호에 대해 임대차보증금 6,000만 원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공인중개사 C는 이 계약을 중개하면서 '계약기간 동안 경매 실행으로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경우 본 부동산(피고 C)에서 책임진다'는 특약을 계약서에 기재했습니다. 또한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는 '선순위 임차보증금 2억 2,000만 원이 있음을 임차인이 확인함'이라고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선순위 임차인이 6명 있었고 그 보증금 합계는 4억 2,500만 원 상당이었습니다. 또한 건물에는 채권최고액 합계 4억 3,700만 원 상당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2020년 10월 16일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경매가 개시되어 5억 4,015만 원에 매각되었고, 2021년 11월 18일 배당 결과 원고에 대한 배당액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임대인 B, 중개인 C, 그리고 공제계약을 맺은 D협회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다가구주택 임대차 중개 시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여부와 범위, 공인중개사협회의 공제금 지급 책임, 임차인의 과실상계 적용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와 C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임대차보증금 6,000만 원 및 2023년 1월 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피고 D협회는 피고 B, C와 공동하여 위 6,000만 원 중 3,600만 원 및 2023년 1월 1일부터 2023년 6월 23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피고 D협회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피고 B는 임대인으로서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가 있고, 피고 C는 중개 특약에 따른 책임 및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 의무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피고 협회는 공제사업자로서 C의 중개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만, 임차인인 원고의 과실도 인정되어 그 책임 범위가 60%(3,600만 원)로 제한되었습니다. 즉, 임대인 및 중개인의 책임과 함께 임차인 본인의 주의 의무도 중요하게 고려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번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구 공인중개사법(2020. 6. 9. 법률 제17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 의무):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를 의뢰받은 경우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해당 중개대상물의 상태, 입지 및 권리관계 등의 사항을 성실하고 정확하게 확인하여 권리를 취득하려는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하고 그 근거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다가구주택의 경우 부동산 등기부상에 표시되지 않는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 중요 정보를 임대인에게 요구하여 확인하고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2.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제16조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 기재 의무): 공인중개사는 중개 완성 시 작성하는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의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 다른 세입자의 임대차보증금 등 중요 정보를 기재하여 교부해야 합니다. 만일 임대인이 자료 제공에 불응할 경우 그 사실도 명시해야 합니다.
3.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중개업자의 손해배상책임): 중개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이러한 확인 설명 의무를 위반하여 임차의뢰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4. 부진정연대채무: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이지만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한쪽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다른 쪽의 채무도 소멸하는 관계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임대인 B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 중개인 C의 특약 불이행 및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의무, 그리고 D협회의 공제금 지급 의무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를 이룹니다.
5. 과실상계의 원칙 (손해의 공평부담): 부동산 거래당사자는 중개업자에게 중개를 위임하더라도 본래 자신이 부담하는 거래관계 조사 및 확인 책임을 전적으로 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중개의뢰인에게도 거래 관계를 조사 확인할 부주의가 인정되고 그것이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면,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통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다가구주택 임대차 계약 시에는 반드시 다음 사항들을 꼼꼼히 확인하여 보증금을 보호해야 합니다.

1. 선순위 권리관계 철저히 확인: 공인중개사의 설명만 믿지 말고 임차인 스스로 건축물대장, 등기사항증명서(등기부등본)를 발급받아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권 등 담보권과 전입세대 열람을 통해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현황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다가구주택은 여러 세대가 거주하므로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총액이 매우 중요합니다.
2.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 꼼꼼히 확인: 공인중개사가 작성하는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의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 선순위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 시기와 종기 등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만약 임대인이 이 자료 제공을 거부할 경우 해당 사실이 설명서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3. 특약의 내용과 효력 인지: 중개인이 보증금 반환에 대한 특약을 제시하더라도, 해당 특약의 법적 효력과 중개인의 재정적 책임 능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특약만으로 모든 위험이 해소된다고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
4. 보증금 회수 가능성 판단: 주택 시세 대비 선순위 담보권(근저당 등)과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총액을 합산하여 경매 시 자신의 보증금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을지 충분히 판단해야 합니다. 이 액수가 건물 가액에 근접하거나 초과하는 경우 매우 위험합니다.
5. 임차인의 자기 책임: 법원은 임차인에게도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사 및 확인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중개업자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태도는 손해 발생 시 임차인의 과실로 인정되어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