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 사기단에 유령법인과 계좌를 제공한 사건

피고인 A와 B는 가상화폐 차익거래 투자를 빙자한 사기 조직의 범행을 돕기 위해 공모하여 실제 출자금 납입 없이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해당 법인 명의의 은행 계좌를 개설하여 사기 조직에 제공했습니다. 이 계좌는 11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3억 926만 원의 투자금을 편취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허위 이동전화 가입신청서를 위조하고 행사하여 대포폰을 개통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의 행위가 공전자기록불실기재, 상법 위반(가장납입), 업무방해, 사기방조,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등 다수의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 A에게 징역 4년, 피고인 B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들의 배상명령 신청은 배상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유령법인 설립 및 은행 계좌 개설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사기 조직에 접근매체를 제공한 사람
• 피고인 B: 유령법인의 대표이사로 등록되고 계좌 개설에 협조하며 사기 조직에 접근매체를 제공한 사람
• 성명불상자, L 등 투자사기 조직원: 가상화폐 차익거래 투자를 빙자한 사기 사이트를 운영하며 피해자들에게 투자금을 편취한 사기 조직의 총책 및 핵심 멤버
• 피해자 O 등 11명 (투자사기 피해자들): 유튜브 광고를 보고 투자사기 조직에 속아 총 300,926,000원을 송금한 사람들
• 피해자 X조합 (은행): 유령법인의 계좌 개설로 인해 업무가 방해된 금융기관
• S (법무사 사무장): 피고인 A의 의뢰를 받아 유한회사 설립 신청 대행 업무를 처리했으나 범죄 사실을 몰랐던 사람

분쟁 상황

성명불상자와 L 등 투자사기 조직은 유튜브 채널에 'N'이라는 동영상을 업로드하여 가상화폐 차익거래 투자를 빙자한 사기 사이트 'P'를 홍보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매일 2~5%의 고수익을 약속하며 'P' 사이트에 자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사실 'P'는 가상의 회사였고 투자수익은 발생할 수 없었습니다. 한편, L는 피고인 A에게 150만 원을 주면서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 계좌를 넘겨주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피고인 A는 피고인 B에게 법인 명의 계좌 개설 방법 및 구비서류를 알려주었고, 피고인 B은 유한회사 Q의 대표이사로 등록되어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X조합에서 마치 정상적인 법인인 것처럼 속여 유한회사 Q 명의의 계좌를 개설했습니다. 이 계좌는 사기 조직의 편취금 수취 계좌로 사용되었고, 2022년 2월 4일부터 2월 11일까지 11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48회에 걸쳐 300,926,000원이 송금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들은 베트남 국적 불상자들의 여권 사진을 이용해 허위 선불 이동전화 가입신청서를 위조하고, 이를 통신사에 제출하여 선불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등 대포폰 마련에도 관여했습니다.

핵심 쟁점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들이 가상화폐 투자사기 조직의 범행을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유령법인 설립, 은행 계좌 개설, 허위 문서 위조 등의 행위를 통해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방조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법인 설립 과정에서의 가장납입, 금융기관 업무 방해, 사기 조직에 계좌 제공 등이 각 범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지 검토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B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합니다. 배상신청인들의 배상명령신청은 피고인들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합니다.

결론

피고인 A와 B는 가상화폐 투자사기 조직의 범행에 깊이 가담하여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금융기관을 속여 계좌를 개설했으며, 다수의 피해자에게 막대한 금액의 손해를 입혔습니다. 이들은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누범 기간 중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을 부인하거나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중한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피해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중히 처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228조 제1항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여 공정증서 원본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 전자기록(법인 등기부 등)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록하게 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실제 출자금 납입 없이 유한회사 Q의 설립 등기를 신청하여 자본금이 2천만 원 납입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등기 시스템에 기록하게 한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2. 형법 제229조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위와 같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공전자기록을 행사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피고인들이 허위 내용이 담긴 법인 등기부를 통해 유한회사 Q가 실제 존재하는 회사인 것처럼 활용한 것이 이 법조에 해당합니다.
3. 상법 제628조 제1항, 제622조 제1항 (가장납입)​: 회사를 설립할 때 주금 또는 출자금의 납입을 가장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이 유한회사 Q 설립 시 실제 출자금 납입 없이 서류상으로만 2천만 원을 납입한 것처럼 꾸민 것이 이 조항 위반입니다.
4.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 위계(속임수)를 사용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피고인 B이 정상적인 법인인 것처럼 가장하여 은행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한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금융기관은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계좌 개설 시 엄격한 확인 절차를 거치는데, 이를 속인 것입니다.
5.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및 제32조 제1항 (종범)​: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이며, 종범은 타인의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피고인들이 유령법인 계좌를 사기 조직에 제공하여 11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3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편취하는 사기 범행을 도운 것이 사기방조죄에 해당합니다.
6. 형법 제231조 (사문서위조)​: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사문서를 위조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피고인들이 베트남 국적 불상자들의 인적사항으로 허위 선불 이동전화 가입신청서를 작성한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7. 형법 제234조 (위조사문서행사)​: 위조된 사문서를 행사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피고인들이 위조된 선불 이동전화 가입신청서를 이동통신사에 제출하여 대포폰을 개통한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8.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접근매체의 양도 금지)​: 전자금융거래를 위한 접근매체(계좌, 비밀번호, 카드 등)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피고인 B이 개설한 법인 계좌의 통장, 비밀번호, OTP, 체크카드, 공인인증서를 피고인 A에게 교부하고, A가 이를 L에게 건넨 행위는 이 법 조항을 위반한 것입니다.
9.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벌칙)​: 위 접근매체 양도 금지 조항을 위반한 자에 대한 벌칙을 규정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10. 형법 제35조 (누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가중 처벌됩니다. 피고인 A와 B 모두 이전에 징역형을 선고받고 집행을 종료한 지 3년 이내에 다시 범죄를 저질러 누범 가중을 받았습니다.
11.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배상명령 각하 사유)​: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고 보아 배상명령을 각하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법인 설립 시 실제 출자금 납입 없이 서류상으로만 자본금을 가장하는 행위는 상법 위반 및 공전자기록 불실기재죄에 해당하여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2. 타인의 부탁으로 법인 명의의 통장, 비밀번호, OTP, 체크카드, 공인인증서 등 금융 접근매체를 넘겨주는 행위는 사기 방조죄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며, 이로 인해 대포통장으로 사용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습니다. 3. 금융기관은 법인 계좌 개설 시 금융범죄 악용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므로, 불법적인 목적으로 계좌를 개설하려 시도하면 은행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간주되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4. 타인의 개인 정보나 허위 정보를 이용하여 휴대전화 가입 신청서를 위조하거나 이를 통해 대포폰을 개통하는 행위는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죄로 엄중히 처벌받습니다. 5.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유혹에 넘어가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는 경우, 설령 직접적인 사기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그 범행을 도운 것으로 인정되어 중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6.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에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가상화폐 투자 광고는 대부분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공식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나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