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인 신용카드 사용금액 상환 약정 불이행 사건

원고 A가 동거했던 피고 B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상환을 약속했으나 이행하지 않자, B가 법원으로부터 지급명령을 받아 확정되었습니다. A는 이 약정이 강요에 의한 것이거나 불공정하여 무효 또는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제집행 불허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와 동거하며 피고 명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그 금액을 갚기로 약속했으나 불이행한 당사자
• 피고 B: 원고 A와 동거하며 자신의 신용카드가 사용된 후 원고로부터 변제 약속을 받고, 약정 불이행으로 지급명령을 신청한 당사자

분쟁 상황

원고 A와 피고 B는 2018년 7월경부터 2018년 10월경까지 동거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원고 A는 피고 B 명의로 발급된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생활비 및 현금서비스 등으로 총 5,155,050원을 지출했습니다. 동거가 끝난 후인 2018년 10월 20일경, 원고 A, 피고 B 그리고 피고 B의 가족들이 모여 사용된 금액의 정산에 관해 논의했고, 원고 A는 2018년 11월 16일 이 금액인 5,155,050원을 매월 50만 원씩 분할하여 피고 B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그러나 원고 A가 이 약속대로 금액을 변제하지 않자, 피고 B는 원고 A를 상대로 법원에 5,155,0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했습니다. 2021년 4월 27일 피고 B의 신청대로 지급명령이 내려졌고, 이 지급명령은 그 무렵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이 지급명령에 기한 피고 B의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는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B 명의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원고 A의 변제 약정이 불공정하거나 강박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므로 무효 또는 취소되어야 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 A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와 피고 B 사이에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변제 약정이 유효하게 성립되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원고 A가 주장하는 불공정성이나 사기 또는 강박에 의한 계약 무효나 취소 사유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 B에게 내려진 지급명령은 적법하고 그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 당사자의 궁박(경제적 어려움, 심리적 압박 등), 경솔(경험 부족), 또는 무경험(사회생활 경험 부족)으로 인해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의 가족들이 강요하여 약정을 했다는 주장을 하며 불공정한 법률행위임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궁박 또는 무경험으로 인해 약정이 현저히 공정을 잃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어렵거나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 법률행위의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불공정하며 주관적으로 궁박, 경솔, 무경험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2. 민법 제110조 제1항 (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사기나 강박(협박이나 폭력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를 결정할 수 없게 만드는 것)에 의해 이루어진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습니다. 원고는 피고 가족들의 강요 때문에 약정을 했다고 주장하며 사기 또는 강박에 의한 취소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기나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사기나 강박을 주장하여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해당 사기나 강박 행위가 존재했으며 그로 인해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받았음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이 경우, 단순한 설득이나 압박을 넘어 위법한 수준의 강요가 있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3. 약정의 유효성 및 입증책임: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피고에게 신용카드 사용금액 5,155,050원을 갚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면 그 내용은 당사자들을 구속하는 효력을 가집니다. 따라서 계약의 무효나 취소를 주장하는 측(여기서는 원고)이 그 무효 또는 취소 사유를 증명할 책임(입증책임)을 집니다. 원고는 강요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으므로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금전적인 약속을 할 때는 그 내용을 명확히 기록하고 당사자 모두의 서명이나 합의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족이나 동거인과 같은 가까운 관계에서도 이러한 절차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나중에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약속이 강요나 사기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려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예를 들어, 녹취록, 메시지 기록, 목격자 진술 등)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새벽에 예고 없이 찾아와 강요했다'는 주장만으로는 약정의 무효나 취소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3.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그 효력은 확정판결과 동일하므로, 특별한 사유(약정의 무효, 취소 등) 없이는 강제집행을 막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지급명령을 받았을 때 이의가 있다면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해야 합니다.
4. 불공정한 법률행위(민법 제104조)가 인정되려면 거래 당사자 한쪽이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 상태에 있었고, 상대방이 이를 이용하여 현저히 불균형한 이득을 얻었다는 점이 모두 증명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경험이 부족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법률행위의 객관적 불공정성과 주관적 요건을 모두 입증해야 합니다.
5.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민법 제110조)는 의사표시자가 사기나 강박 때문에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음을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이 경우, 단순한 설득이나 압박을 넘어 위법한 수준의 강요가 있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