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대금 미지급으로 인한 계약금 몰수 금액 조정 판결

원고는 피고로부터 부동산 매수인의 지위를 승계받아 계약금 및 중도금을 포함한 1억 4,500만 원을 지급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가 여러 차례 연장된 잔금 지급 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피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몰취하겠다는 통지를 했습니다. 이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여 조정이 성립되었으나, 원고가 조정에 따른 의무도 이행하지 않아 피고가 다시 계약 해제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1억 원의 계약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계약금 몰수 약정은 인정되나 그 금액 1억 4,500만 원이 부당하게 과다하므로 매매대금의 20%인 9,000만 원으로 감액하고, 초과하는 5,500만 원을 원고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부동산 매수인 (기존 매수인 E, F으로부터 매수인의 지위를 승계받아 계약을 체결함)
• 피고 C: 부동산 매도인

분쟁 상황

1. 피고는 2020년 6월 25일 E, F에게 4억 5,000만 원에 부동산을 매도하기로 하고 계약금 4,500만 원과 중도금 1억 원을 받았습니다.
2. 2020년 9월 28일 원고는 E, F으로부터 매수인 지위를 승계받아 피고와 4억 5,000만 원에 매매계약을 다시 체결했으며, 기존에 지급된 1억 4,500만 원을 계약금으로 보고 잔금 3억 500만 원을 2020년 10월 8일에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3. 원고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피고는 2020년 10월 16일과 2020년 10월 29일까지 두 차례 잔금 지급 기일을 연장해주었으며, 마지막 연장 시 '최종 잔금일까지 불이행 시 계약을 무효 취소하고 위 계약금은 매도자에게 몰수당한다'는 특약사항을 추가했습니다.
4. 원고는 최종 연장된 기일인 2020년 10월 29일까지도 잔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피고는 2020년 11월 3일 '7일 내 잔금 미지급 시 계약 해제 및 계약금 1억 4,500만 원 몰취' 통지를 했습니다.
5. 원고는 계약금 몰취가 과다하다고 주장하며 2020년 12월 29일 1억 원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조정에 회부되어 2021년 4월 20일 '원고는 피고에게 잔금 3억 500만 원과 손해배상금 6,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한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었습니다.
6. 하지만 원고가 전소 조정에 따른 잔금 및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자, 피고는 2021년 5월 6일 원고에게 등기 서류 준비를 통지하고, 2021년 5월 20일 원고의 이행 지체를 이유로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습니다.
7.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계약금 반환 소송을 다시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기존 조정 조서의 효력이 현재 소송에 미치는지 여부 (기판력 저촉 여부).
2.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정해진 계약금이 1억 4,500만 원인지 여부.
3. 만약 1억 4,500만 원이 손해배상 예정액이라면, 그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감액할 수 있는지 여부.
4. 원고의 소송 제기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소권남용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에게 5,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전소 조정 성립 이후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다시 계약이 해제된 것이므로 전소 조정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아 이 사건 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매매계약서에 명시된 1억 4,500만 원이 손해배상 예정액으로서의 계약금으로 인정되나, 이는 전체 매매대금 4억 5,000만 원의 32%가 넘어 거래 관행상 통상적인 손해배상액인 매매대금의 10%보다 훨씬 높고, 원고가 여러 차례 잔금 지급 의무를 불이행했지만 피고에게 특별한 손해가 발생했음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손해배상 예정액을 매매대금의 20%에 해당하는 9,000만 원으로 감액하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인 5,500만 원(원고가 지급한 1억 4,500만 원 - 감액된 손해배상액 9,000만 원)을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소 제기가 소권남용이라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조정법 제29조, 민사소송법 제220조, 민법 제732조 (조정의 효력):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과거에 조정이 성립된 바 있는데, 조정이 성립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기판력)이 발생하며, 당사자 사이에 기존의 다툼 있는 법률관계는 소멸하고 조정 내용에 따른 새로운 권리·의무 관계가 창설됩니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기존 조정 성립 이후 원고의 새로운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계약이 다시 해제된 것이므로, 이전 조정의 기판력이 이 사건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아 소송 제기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민법 제398조 제2항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 이 조항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부당히 과다한 경우'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예정액을 정한 동기,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거래 관행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 사회 관념상 부당하다고 인정될 때를 의미한다고 봅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지급한 계약금 및 중도금 합계 1억 4,500만 원이 매매대금 4억 5,000만 원의 약 32%에 달하여 통상적인 부동산 거래에서 계약금으로 정하는 비율(보통 10%)보다 훨씬 높고, 피고에게 발생한 특별한 손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손해배상 예정액을 9,000만 원으로 감액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 작성 시 명확한 조항 확인: 매매계약서 작성 시 '계약금'의 의미와 채무불이행 시 '손해배상의 예정액'으로 정하는 금액을 명확히 합의하고 기재해야 합니다.
2. 잔금 지급 의무의 중요성: 매수인은 잔금 지급 기일을 엄수해야 합니다. 만약 부득이하게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면 매도인과 충분히 협의하여 기한을 연장하고, 연장 합의 시에는 새로운 조건(예: 추가 손해배상액, 추가 계약금 몰취 조항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3. 조정 성립의 법적 효력 인지: 법원에서 조정이 성립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조정 내용에 따른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합니다. 조정 내용을 불이행할 경우 기존의 합의가 파기되고 새로운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 가능성: 계약서에 손해배상의 예정액(계약금 몰취 조항 등)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그 금액이 일반적인 거래 관행이나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손해액에 비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감액될 수 있습니다. 이는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손해배상 예정액이 과도하다고 생각된다면 관련 법리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