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이사회 결의의 적법성을 다툰 분쟁 판결

재단법인의 이사였던 원고들이 2018년 8월 30일자 이사회 결의가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인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이 이전 판결로 이사 지위를 인정받았음을 확인하고, 해당 이사회가 적법한 소집권자에 의해 소집되지 않았고 원고들에게 소집 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결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피고 재단법인의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재단법인 C의 이사 지위에 있는 사람들로, 2012년 피고 법인 설립 당시 이사였으며 재단에 토지 및 건물을 증여한 출연자입니다. 2013년 사임서를 제출했으나 보상금 지급을 조건으로 한 것이었기에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고 적법한 이사 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 피고 (재단법인 C): E 조성사업을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으로, 과거 명칭은 '재단법인 R', '재단법인 D'이었으나 현재는 '재단법인 C'입니다. 이사회 결의의 적법성 여부로 원고들과 분쟁 중입니다.
• L: 2018년 1월 22일 이사회 당시 피고 재단법인의 이사장으로, 적법한 이사회 소집권자였습니다.
• M, K, G, I, H, J, F 등: 피고 재단법인의 초기 또는 중간 이사들이며, 이사회의 여러 결의에 참여하거나 관련 당사자입니다.
• O, P: 2018년 8월 3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피고 재단법인의 이사로 선임되었으나 이후 사임했습니다.
• BA: 관련 가처분 결정에 따라 피고 재단법인의 대표권 있는 이사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변호사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재단법인 C는 2012년 E 조성사업을 위해 설립되었고, 원고 A과 B는 초기 이사이자 재단에 토지 및 건물을 증여한 출연자였습니다. 원고들은 2013년 출연재산에 대한 보상을 조건으로 사임서를 제출했으나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고 이사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1월 22일 피고 법인의 일부 이사들이 긴급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다수 이사의 임기 만료를 이유로 퇴임을 가결하고 새로운 이사 및 이사장을 선임하는 결의를 합니다. 이에 원고들은 2018년 8월 2일 '이사 지위 확인 및 2018. 1. 22.자 이사회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선행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편 2018년 8월 30일, 다시 일부 이사들이 소집권자인 이사장의 소집 요구 불응을 이유로 이사회를 개최하여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고 이사장을 해임하는 등의 결의(이 사건 이사회 결의)를 합니다. 2019년 10월 10일 선행 소송에서 법원은 원고들의 이사 지위를 확인하고 2018년 1월 22일 이사회 결의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고, 이 판결은 2019년 10월 29일 확정되었습니다. 선행 판결 확정 이후인 2019년 11월 18일, 원고들은 이 사건 이사회(2018. 8. 30.) 결의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재단법인은 원고들의 이사 지위 상실, 보상금 공탁으로 인한 사임 조건 성취, 묵시적 이사 지위 포기, 이사 사임으로 인한 확인의 이익 부재, 그리고 직무대행자에 의한 결의 추인 등을 주장하며 항변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피고 법인 내부에서는 이사회 결의의 연쇄적 무효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2021년 3월부터 5월까지 여러 차례 이사회 개최를 통해 이사회 구성을 변경하는 혼란이 계속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들이 2013년 제출한 사임서에도 불구하고 피고 재단법인의 이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
2. 2018년 8월 30일자 이사회가 적법한 소집권자에 의해 소집되었고 이사들에게 소집통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등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
3. 이전 '이사 지위 확인 및 2018. 1. 22.자 이사회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의 확정 판결(선행 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 미치는지 여부.
4. 이후 직무대행자에 의해 이루어진 2021년 5월 16일자 이사회 결의의 추인이 직무대행자의 권한 범위를 벗어나 유효한지 여부.
5. 이사회 결의로 선임되었던 이사 O, P이 사임한 이후에도 원고들에게 이 사건 이사회 결의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남아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 재단법인 C의 항소를 기각하고 2018년 8월 30일자 이사회 결의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합니다. 항소 비용은 피고 재단법인 C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선행 판결에 따라 원고들의 피고 재단법인 이사 지위가 확정되었음을 전제로 2018년 8월 30일자 이사회는 적법한 소집권자에 의해 소집되지 않았고 원고들에게 소집 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아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이사회 결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직무대행자가 법원의 허가 없이 이사회 구성을 변경하는 내용으로 과거 이사회 결의를 추인한 것 역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피고의 항소는 기각되었고 원고들의 청구가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판결은 비영리법인의 이사회 운영에 있어 절차적 적법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18조 (기판력)​: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과 동일한 후속 소송을 불허하고, 선결 문제나 모순 관계에 있을 때에는 이전 판결과 다른 주장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선행 판결로 원고들의 이사 지위 및 2018년 1월 22일자 이사회 결의의 부존재가 확정되었으므로, 피고는 이 사실을 다시 다툴 수 없었습니다.
2. 민법상 비영리 재단법인의 이사회 결의의 효력에 관한 법리:
   • 소집 절차의 중대 하자: 재단법인의 정관에 따른 이사회 소집 통지 절차(일정한 기한 및 안건 명시 등)를 지키지 않아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이사가 불참한 채 이사회가 개최되면, 그 이사회 결의는 존재하지 않거나 당연 무효입니다. (대법원 1992. 7. 24. 선고 92다749 판결 등)
   • 정당한 소집권자 아닌 자의 소집: 법령 또는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른 정당한 소집권자 아닌 자에 의해 이사회가 소집되고 일부 이사만이 참석하여 결의를 하였다면, 그 이사회 결의는 부존재한 결의로서 효력이 없습니다.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다428 판결,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두2949 판결 등)
3. 이사의 조건부 사임 및 철회에 관한 법리: 이사의 사임은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 원칙적으로 의사표시가 도달하면 철회할 수 없으나, 보상금 지급을 조건으로 한 사임처럼 사임 의사가 즉각적이라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조건 성취 이전에 사임 의사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사임은 보상금 지급을 조건으로 했고, 보상 지연과 이사 지위 확인 소송 제기를 통해 사임 의사가 철회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민사소송법 제714조 제2항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및 직무대행자의 권한)​: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선임된 이사 직무대행자는 법인을 종전과 같이 관리하는 통상 업무만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법인의 근간이 되는 이사회 구성 자체를 변경하는 등 통상 업무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할 때는 법원의 별도 허가가 필요합니다. 직무대행자 BA가 법원의 허가 없이 이사회 구성을 변경하는 결의를 추인한 것은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5. 과거 법률관계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 과거의 법률관계라도 현재적 또는 잠재적 분쟁의 전제가 되어 과거 법률관계 자체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 관련 분쟁을 해결하는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됩니다. 이 사건에서 이사 O, P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이사회 결의의 효력 여부가 후속 이사회 및 법인 운영에 영향을 미치므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이사회 소집 절차 준수의 중요성: 비영리법인의 이사회 결의는 법령이나 정관에 명시된 소집 절차를 엄격히 따라야 합니다. 적법한 소집권자가 소집하고 모든 이사에게 회의 안건 등을 명시한 소집통지서가 발송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이사회 결의는 존재하지 않거나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2. 이사 지위 확인의 우선성: 이사 지위에 대한 다툼이 있는 경우, 자신의 적법한 이사 지위를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확정된 판결은 후속 소송에서 중요한 기판력으로 작용하여, 이전에 다투어졌던 사실관계를 다시 주장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3. 조건부 사임과 철회: 이사의 사임이 특정 조건을 전제로 하는 경우, 그 조건이 성취되어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조건이 성취되지 않거나, 조건 성취 이전에 이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이사 지위를 주장하는 등의 명확한 철회 의사표시가 있다면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직무대행자의 권한 범위 제한: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선임된 이사 직무대행자는 법인의 통상적인 업무만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법인의 근간이 되는 이사회 구성 자체를 변경하는 등 통상 업무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할 때는 법원의 별도 허가가 필요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그 결의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5. 과거 법률관계 확인의 이익: 특정 이사회 결의로 선임된 이사가 이후 사임했더라도, 그 이사회 결의의 유무효가 후속 이사회 결의나 현재의 법률관계에 계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 과거의 결의에 대한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는 연쇄적인 법적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필요할 수 있습니다.
6. 무리한 이사회 운영의 위험: 법적 다툼 중임에도 불구하고 절차적 하자가 있는 이사회를 반복적으로 개최하여 이사회 구성을 무리하게 변경하려 하면, 오히려 법적 혼란이 가중되고 관련 결의들이 모두 무효로 판단될 위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