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은 꽉 막혔지만 대신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를 깎아주고 있다는데요. 신용대출은 말 그대로 보증서나 부동산 없이 무담보로 대출을 내주는 거라 은행 입장에선 리스크가 크죠. 그런데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를 낮췄다는 사실, 꼭 알아둬야 합니다.
5대 시중은행 평균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가 올해 2분기 5.11%에서 3분기 4.88%로 떨어졌고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도 5.82%에서 5.05%까지 내려왔어요. 얼핏 좋은 소식 같지만 이게 쉬운 승진만큼 좋은 건 아닙니다. 은행들은 고신용 기업만 쏙쏙 골라 대출을 해준다고 하니까요. 원금 회수 걱정 덜한 기업만 골라서 대출해주겠다는 전략입니다.
보통 담보가 없는 대출은 금리가 높게 책정되기 마련인데 금리가 낮아지는 건 은행으로선 이례적입니다. 이는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주력하면서도 리스크는 줄여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결과로 보여요. 결국, 은행들은 총체적 금융 경쟁 속에서 뛰어난 신용도를 지닌 기업에게만 혜택을 주며 조심스럽게 대출 문을 열고 있는 셈입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얼핏 중소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으로 보이지만 잘 따져보면 ‘카드’를 잘 보여주는 기업들에게만 웃어주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신용 대출은 상환 실패 시 은행 손실로 직결되는 만큼, 서민이나 위험을 감수할 순 없는 것입니다.
만약 개인사업자라면, 지금의 금리 하락이 누구에게나 동등한 기회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해요. 신용도가 높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에겐 굉장히 차별적인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는 거죠. 대출 신청 전 자신의 신용 상황과 은행이 요구하는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준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배경과 속내를 알고 보면 단순한 금리 인하 뉴스가 다른 눈으로 보이지 않나요? 끊임없이 움직이는 금융 시장에서 누가 진짜 혜택을 보고 있는지, 구분할 줄 아는 ‘눈’이 필요한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