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변조 프로그램 유포 및 업무방해 판결

피고인 A, B, C는 변조된 게임 프로그램을 유포하여 게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A는 범죄수익을 은닉하며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에서 피고인 A는 징역 2개월과 징역 1년 4개월, 피고인 C는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고, 피고인 B는 과거 확정 판결의 기판력으로 면소되었습니다. 이에 피고인 A, C와 검사가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B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B의 면소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A와 C의 정보통신망법 위반죄와 업무방해죄를 1심과 달리 '실체적 경합' 관계로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에게 징역 2개월과 징역 10개월을, C에게 징역 6개월을 다시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약 13개월 동안 2,684회에 걸쳐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범죄수익 은닉 및 타인 명의 접근매체를 사용한 주범.
• 피고인 B: 피고인 C와 공모하여 악성 프로그램을 판매/유포했으나, 이미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으로 면소 판결이 유지된 피고인.
• 피고인 C: 약 2년 10개월 동안 7,551회에 걸쳐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게임 회사 업무를 방해한 피고인.
• 검사: 피고인들에게 죄를 물어 기소하고 양형 부당 등으로 항소한 측.
• 피해 회사: 피고인들의 변조된 게임 프로그램 유포 행위로 인해 정상적인 게임 운영 업무가 방해된 게임 회사.

분쟁 상황

피고인들은 변조된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포하고 판매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구매한 게임 이용자들은 변조된 프로그램을 자신의 모바일 기기에 설치하고 실행하여 게임 서버에 접속했습니다. 이로 인해 게임 회사 입장에서는 변조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용자와 정상적인 이용자를 구별할 수 없게 되어, 게임 회사의 정상적인 게임 운영 업무가 방해받았습니다. 특히 피고인 A는 이 과정에서 범죄수익을 숨기기 위해 타인 명의의 금융 접근매체(예: 통장, 카드)를 대여받거나, 자신의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타인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피고인 B는 C와 공모하여 악성 프로그램을 판매했으나, 과거 유사한 범죄로 이미 확정 판결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피고인 B에 대한 면소 판결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이미 확정된 판결과의 '포괄일죄' 및 '기판력' 적용 여부가 문제 되었습니다. 둘째, 피고인 A와 C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와 업무방해죄 간의 죄수 관계를 '상상적 경합'으로 볼 것인지 '실체적 경합'으로 볼 것인지의 법리 판단입니다. 셋째, 각 피고인들에게 선고된 형량이 적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심 판결 중 피고인 A와 C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했습니다.

• 피고인 A에게 원심 판시 제1의 라.1)가) 죄(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대하여 징역 2개월을, 원심 판시 제1의 나머지 각 죄(정보통신망법 위반, 업무방해, 범죄수익 은닉)에 대하여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C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는 기각되어, B는 원심과 같이 면소 판결이 유지되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 B의 경우, 과거 확정된 판결의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이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이루어진 '포괄일죄' 관계에 있으므로, 이미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도 미친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면소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피고인 A와 C에 대해서는 변조된 게임 프로그램을 판매·유포한 행위로 인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와, 이를 구입한 이용자들이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게임 서버에 접속함으로써 발생한 업무방해죄는 '별개의 범죄'로서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원심이 두 죄를 '상상적 경합'으로 본 것과 다른 판단입니다. 그 결과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양형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약 13개월간 2,684회에 걸쳐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하며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한 죄책이 무거우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며 수사에 협조하고 피해 회사에 1억 5,100만 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하여 형을 정했습니다. 피고인 C는 약 2년 10개월간 7,551회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업무를 방해한 죄책이 무거우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 회사에 5,000만 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하여 형을 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적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악성프로그램 유포 금지)​

• 제71조 제9호, 제48조 제2항: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등을 훼손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이 변조된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포하고 판매한 행위가 이 법률에 해당하여 처벌받았습니다.

2. 형법 (업무방해죄)​

• 제314조 제1항, 제313조: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위계'는 행위자가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변조된 게임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임 서버에 접속함으로써 게임 회사가 정상적인 이용자와 변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용자를 구별할 수 없게 되어 정상적인 게임 운영 업무가 방해된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3.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범죄수익 은닉)​

• 제3조 제1항 제1호: 범죄수익의 취득 또는 처분 사실을 가장하거나 그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피고인 A가 범죄로 얻은 수익을 숨기기 위해 타인 명의 계좌 등을 사용한 것이 이 법률에 따라 처벌되었습니다.

4. 전자금융거래법 (접근매체 대여 등 금지)​

• 제49조 제4항 제2호, 제6조 제3항 제2호/3호: 금융기관이 발행한 접근매체(예: 통장, 카드)를 대여하거나 대여받는 행위,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전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합니다. 피고인 A가 범죄에 이용될 목적으로 타인 명의의 접근매체를 사용하고 자신의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전달한 것이 이 법률에 따라 처벌되었습니다.

5. 형법상 죄수론 (포괄일죄, 상상적 경합, 실체적 경합)​

• 포괄일죄: 동일한 죄명에 해당하는 여러 행위들이 단일하고 계속된 범죄 의도(범의) 아래 일정 기간 계속적으로 저질러지고 피해 법익도 동일한 경우, 이 모든 행위를 하나의 죄로 묶어 처벌하는 법리입니다. 피고인 B의 경우, 과거 확정 판결의 범죄와 이 사건 범죄가 포괄일죄 관계로 인정되어 면소 처리되었습니다.
• 기판력: 확정된 법원의 판결이 가진 구속력으로, 동일한 사건에 대해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효력입니다. 포괄일죄 관계에서는 일부 행위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면 그 이전에 이루어진 나머지 행위에도 기판력이 미쳐 면소 판결을 선고해야 합니다.
• 상상적 경합: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를 동시에 구성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원심은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방해를 상상적 경합으로 보았으나 항소심은 이를 부정했습니다.
• 실체적 경합: 여러 개의 행위가 각각 여러 개의 죄를 구성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각 죄에 대하여 형을 정한 후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처벌합니다. 항소심은 악성 프로그램 유포(정보통신망법 위반) 행위와 그로 인해 게임 이용자들이 서버에 접속하여 발생한 업무방해 행위를 각각 별개의 행위와 결과로 보아 '실체적 경합' 관계로 판단하여, 피고인 A, C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형을 정했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변조된 프로그램 판매·유포 그 자체와 이를 이용한 업무방해를 별개의 범죄로 봅니다.

참고 사항

1. 게임 프로그램의 변조, 유포, 판매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하며, 이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2. 변조 프로그램을 유포하여 게임 회사 서버에 접속하게 함으로써 정상적인 게임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합니다. 이때 악성 프로그램 유포 자체와 업무방해는 별개의 범죄로 각각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3. 범죄수익을 숨기거나 타인 명의의 금융 접근매체(예: 통장, 체크카드)를 빌리거나 대여하는 행위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추가 처벌 대상이 됩니다.
4. 악성 프로그램 유포 횟수, 기간, 피해 규모가 크다면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이전에 유사한 범죄로 처벌받은 경험이 있다면, 새로운 범죄가 과거 범죄와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지 여부에 따라 면소될 가능성도 있으나, 이는 사안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 판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6.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 그리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예: 피해 변상 또는 공탁)은 형량을 결정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