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의 사장인 로미오 사장과 줄리엣 사장은 서로 앙숙관계이지만 사업상 문제로 가끔씩 만나 술자리를 갖곤 합니다. 이 날도 단둘이 만나 이야기 하던 도중 로미오 사장이 자리에 휴대폰을 두고 잠시 화장실에 갔습니다. 줄리엣 사장은 호기심이 발동하였고, 사업상 중요한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있을까 싶어 로미오 사장의 휴대폰에 있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였습니다. 이때 화장실에 다녀온 줄리엣 사장은 그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로미오 사장을 고소하겠다고 소리쳤습니다. 줄리엣 사장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이미 확인된 문자메시지를 훔쳐보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상 감청에 해당할까요?
- 주장 1
명수 : 「통신비밀보호법」은 상대방의 대화를 엿듣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고, 문자메시지는 말로 하는 대화는 아니지만 문자로 하는 대화에 해당하므로 당연히 감청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 주장 2
준하 :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말하는 감청은 엿듣는 대상을 전기장치로 하고 있고, 엿듣는 수단을 전자장치나 기계장치로 하고 있기 때문에 휴대폰이라는 전기장치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행위는 당연히 감청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 주장 3
재석 : 이미 확인된 문자메시지는 현재 진행 중인 대화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의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답 및 해설
재석 : 이미 확인된 문자메시지는 현재 진행 중인 대화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의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제7호 및 제3호의 각 규정을 종합하면, ‘감청’은 통신행위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현재성이 요구되므로, 송ㆍ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내용을 지득ㆍ채록하는 것은 감청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감청이란 ‘몰래 엿들음'을 의미한다는 사전적 정의에 비추어 살펴보면,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제7호에서 정의하고 있는 감청은 ‘몰래 엿듣는' 행위를 기본관념으로 하여 엿듣는 대상은 ‘전기통신'으로 국한하고, 엿듣는 수단으로는 ‘전자장치, 기계장치 등' 일정한 장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한정하며, 엿듣는 구체적 내용을 ‘통신의 음향을 청취하여 내용을 지득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리는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제3호에서 정한 전기통신에 해당하는 ‘문자메시지’에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수신하기 전의 문자메시지는 감청의 대상에 해당하지만, 문자메시지가 이미 수신자의 휴대폰에 도달ㆍ보관되어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면 문자메시지의 송ㆍ수신이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현재성이 없어 감청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사업상 중요한 내용의 문자메세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 비밀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바, 줄리엣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로미오의 기업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이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 2. (생 략) 3. "전기통신"이라 함은 전화·전자우편·회원제정보서비스·모사전송·무선호출 등과 같이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모든 종류의 음향·문언·부호 또는 영상을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을 말한다. 4. ~ 6. (생 략) 7. "감청"이라 함은 전기통신에 대하여 당사자의 동의없이 전자장치·기계장치등을 사용하여 통신의 음향·문언·부호·영상을 청취·공독하여 그 내용을 지득 또는 채록하거나 전기통신의 송·수신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8. ~ 12. (생 략) [참고 판례] 서울중앙지법 2012. 4. 5. 선고 2011노391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