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금 변제로 인한 채무 소멸 인정 사건

주식회사 A, 주식회사 B, C(원고들)는 D(피고)에 대한 약속어음 공정증서 채무가 있었습니다. 피고 D는 매각 절차를 통해 채권의 일부를 배당받았으나 약 3,300만원 가량의 원금 채무가 남아있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피고 D의 채권을 압류한 서울시를 피공탁자로 하여 두 차례에 걸쳐 변제공탁을 하였습니다. 서울시가 1차 공탁금을 이의를 유보하고 수령하였고, 2차 공탁금까지 합산하여 잔여 채무 전액이 변제공탁되었습니다. 원고들은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 불허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항소심 법원은 변제공탁으로 피고의 채무가 모두 소멸되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강제집행을 불허하고 제1심 법원의 강제집행정지 결정을 인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주식회사 B, C: 피고 D에 대한 약속어음 공정증서상 채무자 (원고, 항소인)
• D: 원고들에 대한 약속어음 공정증서상 채권자 (피고, 피항소인)
• 서울시: 채권자 D의 채권을 압류하여 변제공탁금을 수령한 기관

분쟁 상황

주식회사 A, B, C는 D에게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따른 채무를 지고 있었습니다. D는 이 채무에 대해 강제집행을 진행하여 특정 매각 절차에서 약 15억 2천만원을 배당받았으나, 약 3천 3백만원의 원금과 그에 따른 지연손해금 채무가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남은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원고 A는 D의 채권을 압류한 서울시를 피공탁자로 하여 18,688,196원을 변제공탁했습니다. 서울시는 이의를 유보하면서도 이 공탁금을 수령하여 채무의 일부 변제가 이루어졌습니다. 이후에도 채무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이어지자, 원고 A는 추가로 45,855,779원을 서울시에 변제공탁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두 차례의 공탁으로 모든 채무가 변제되었다고 주장하며 D가 보유한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도록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채무자가 공탁한 금액이 채무 전액이 아니더라도 채권자가 이의를 유보하고 수령한 경우 해당 공탁이 유효한 변제충당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채권자가 매각 절차에서 배당받고 남은 잔존 채무에 대해 추가로 변제공탁이 이루어졌을 때, 최종적으로 채무 전액이 소멸되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채무가 모두 소멸되었음에도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시도할 경우, 해당 강제집행을 불허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변경하여, 피고 D가 원고들에게 행사하려는 공증인가 법무법인 E이 2011년 5월 17일 작성한 2011년 증서 제350호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이 2021년 7월 13일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내린 강제집행정지 결정을 인가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먼저 피고 D가 매각 절차에서 1,521,058,639원을 배당받아 채무가 일부 변제되었고, 잔존 채무는 원금 33,829,934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임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원고 A가 피고 D의 채권을 압류한 서울시를 피공탁자로 하여 2020년 2월 14일 18,688,196원을 변제공탁하였고, 서울시가 2020년 4월 29일 이의를 유보하고 이를 수령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채권자가 공탁금을 채권의 일부에 충당한다는 유보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수령한 때에는 그 공탁금이 채권의 일부 변제에 충당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여, 이 공탁금이 채권의 일부 변제에 충당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변제충당 시 당사자 간 합의나 변제자의 지정이 없었으므로 민법 제479조 제1항에 따라 1차 공탁금 18,688,196원은 지연손해금 231,078원에 먼저 충당된 후 잔액 18,457,118원이 원금에 충당되어 잔존 채무가 15,372,815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고 A가 제1심 판결 후인 2021년 7월 8일 45,855,779원을 추가 공탁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시점의 잔존 채권액은 원금 15,372,815원과 지연손해금 5,359,426원을 합한 20,732,241원이었는데, 추가 공탁금 45,855,779원이 이를 충분히 충당하고도 남음이 명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한 채무는 모두 변제되어 소멸하였으므로, 피고 D의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변제공탁의 효력 및 유효 요건: 변제공탁이 유효하려면 원칙적으로 채무 전부에 대한 변제 제공 및 채무 전액에 대한 공탁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2009다51359)에 따르면 채권자가 공탁금을 채권의 일부에 충당한다는 유보의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수령한 경우에는 그 공탁금이 채권의 일부 변제에 충당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서울시가 이의를 유보하고 공탁금을 수령하여 일부 변제가 인정된 것이 이 법리에 해당합니다.
2. 민법 제479조 제1항 (변제충당의 방법)​: 이 조항은 '채무자가 1개 또는 수 개의 채무에 대하여 비용 및 이자를 지급할 경우 비용, 이자, 원금 순으로 변제에 충당한다'고 규정합니다. 즉, 당사자 간에 변제충당에 대한 합의나 변제자의 지정충당 의사표시가 없는 한, 이 법정변제충당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1차 공탁금이 지연손해금과 원금에 순차적으로 충당된 근거가 됩니다.
3. 청구이의의 소 (민사집행법 제44조)​: '채무자는 판결 기타 재판에 기한 강제집행이 허용될 수 없거나 집행의 방법을 제한하여야 할 사유가 있는 때에는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변제공탁으로 채무가 소멸했으므로 더 이상 강제집행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이 소를 제기했습니다.
4. 강제집행정지 결정 인가 (민사집행법 제47조 제1항)​: '항소심 법원은 제1심 법원이 한 강제집행정지 결정을 인가할 수 있다.' 이 조항에 따라 항소심 법원은 채무 소멸을 확인한 후 제1심 법원이 내린 강제집행정지 결정을 인가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변제공탁의 유효성 확인: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공탁을 고려한다면, 원칙적으로 채무 전액을 공탁해야만 유효한 변제 효력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채권자가 일부 공탁금을 '이의를 유보하고' 수령한 경우에도 그 공탁금은 채권의 일부 변제에 충당될 수 있습니다.
2. 변제충당의 원칙 이해: 여러 종류의 채무(원금, 이자, 비용)가 있을 때, 당사자 간에 변제충당에 대한 특별한 합의나 지정이 없다면 민법 제479조 제1항에 따라 '비용 -> 이자 -> 원금' 순으로 변제에 충당됩니다. 자신의 공탁금이 어떤 순서로 처리될지 미리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압류된 채권에 대한 공탁: 채권자의 채권이 제3자(이 사례에서는 서울시)에게 압류된 경우, 채무자는 압류채권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변제공탁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채무는 소멸될 수 있습니다.
4. 강제집행 불허를 위한 대응: 채무가 이미 변제공탁 등으로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가 공정증서나 판결 등 집행권원에 기하여 강제집행을 시도한다면, 채무자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5. 금액 및 시기 명확화: 공탁 금액, 공탁 일자, 그리고 이자와 지연손해금 계산의 기준이 되는 시점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무액 계산에 오류가 없도록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