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치과에서 발치 시술을 받은 환자가 시술 직후 뇌출혈로 인한 마비 증상을 보였고, 이에 환자는 치과의사에게 의료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1심에서는 환자의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으나, 항소심에서는 치과의사의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환자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환자의 뇌출혈 주된 원인은 기저질환인 뇌동맥류이며, 치과의사의 진단, 시술, 경과 관찰 및 설명에 과실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는 2020년 11월 24일 피고가 운영하는 치과의원에서 31번 치아와 27번 치아의 발치 시술을 받았습니다. 시술 직후 원고는 불편감을 표시한 후 왼쪽 팔다리의 마비 증상을 보였고, 혈압이 급상승하여 H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습니다. H병원에서 뇌내출혈과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응급 수술 및 이후 뇌동맥류 수술을 받았으나, 좌측 중증 부전마비로 인한 보행장애 등의 후유증이 남았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마취제 주사 또는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혈압 상승이 뇌내출혈의 원인이고, 피고가 급성 뇌내출혈 상황에서 구호 조치를 늦게 했으며, 시술에 따른 위험과 부작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983,777,72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년 11월 24일부터 2021년 11월 22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했습니다.
환자의 뇌내출혈 발생에 치과의사의 진료상 주의의무 위반(과실)이 있었는지, 치과의사가 발치 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뇌내출혈에 대해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피고가 1심에서 패소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치과의사가 환자의 전신 병력을 문진으로 확인했고, 뇌내출혈이 고혈압 등의 병력이 없는 환자에게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위험이 아니었으므로 진단 및 시술 결정에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시술 중 환자가 불편감을 표시했을 때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극심한 통증을 겪었거나, 치과의사가 통증 관리에 실패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마취제 주사가 뇌내출혈의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환자의 뇌내출혈 주된 원인은 환자 본인의 기왕증인 고혈압성 동맥경화로 인한 중대뇌동맥류라고 판단했습니다. 경과 관찰 및 전원 조치 역시 치과의사가 뇌내출혈을 바로 의심하기 어렵고,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이며, 조치 지연이 상태 악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되지 않아 과실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치과의사의 진료상 주의의무 위반과 설명의무 위반이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는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의료과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으로, 의료진의 '주의의무'와 '설명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1. 의료과오 손해배상청구에서의 증명책임 완화 법리
2. 의사의 주의의무
3. 의사의 설명의무
이 판결에서는 치과의사가 통상적인 문진을 통해 환자의 전신 병력을 확인했고, 뇌내출혈이 발치 시술 중 통상적으로 예견되는 위험이 아니었으며, 환자 본인의 기왕증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판단하여 치과의사의 주의의무 및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의료행위 중 예기치 않은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의료진의 과실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환자 본인의 기저질환(과거병력)이 사고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인정될 경우, 의료진의 책임은 경감될 수 있습니다. 의료 과실을 주장할 때는 시술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과실 행위와 그로 인한 결과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알려져 있고 통용되는 의학 상식을 기준으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며, 환자 스스로 알지 못하는 희귀하거나 예견하기 어려운 위험까지 설명할 의무는 없습니다. 문진 시 본인의 건강 상태나 과거 병력을 정확하게 알리고, 고혈압 등의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시술 중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다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의료진의 조치와 설명을 기록해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의료기록, CCTV 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는 의료 분쟁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