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민사사건
원고 A는 전 남편 F의 부탁으로 자신의 계좌를 빌려주었으나 F은 이 계좌를 이용해 피고 B, C, D에게 사기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고들은 원고가 F의 사기 범행을 방조했거나 부부로서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사기 범행을 알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민법상 부부 연대책임 조항은 불법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피고들에 대한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했습니다.
원고 A는 전 남편 F의 부탁으로 자신의 은행 계좌(주식회사 E 계좌, 계좌번호 1 생략)를 빌려주었고 F은 이 계좌를 이용하여 피고 B, C, D로부터 돈을 받아내는 사기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F은 이 사건 사기 범행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피고들은 이 사건 계좌에 송금된 돈에 대해 계좌 명의자인 원고 A가 F의 불법행위를 방조했거나 부부로서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며 피고들에 대한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 A가 전 남편 F의 사기 범행을 방조한 공동불법행위자로 보아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지 여부와 원고 A가 전 남편 F의 사기 채무에 대해 민법 제832조에 따른 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원고 A가 전 남편 F의 사기 범행을 방조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의 계좌 대여 행위와 피고들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민법 제832조의 가사로 인한 채무 연대책임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명의 계좌에 입금된 돈에 대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인했습니다.
원고의 청구가 받아들여져 원고 명의 계좌로 입금된 피고들의 돈 중 합계 53,707,500원에 대해 원고가 피고들에게 빚이 없다는 사실이 법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민법 제760조 제3항 (공동불법행위의 방조 책임): 다른 사람의 불법행위를 돕는 행위(방조)도 공동불법행위로 보아 책임을 지울 수 있습니다. 이때 '방조'는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불법행위를 쉽게 만드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며 민사법에서는 고의뿐만 아니라 과실에 의한 방조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조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방조 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상당인과관계)이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전 남편의 사기 범행을 방조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며 계좌를 빌려준 행위가 피고들의 손해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불법행위를 돕지 말아야 할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인정하기 어렵고 계좌를 빌려주었다고 해서 배우자가 그 계좌로 범행을 저지를 것을 알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민법 제832조 (일상가사대리 및 연대책임): 부부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위해 빌린 돈(가사채무)에 대해서는 부부가 함께 갚을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부부가 서로 합의하여 계약 등의 '법률행위'로 인해 발생한 채무에 적용되는 것이며 사기처럼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채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전 남편 F의 사기 범행으로 인한 채무는 불법행위로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에게 민법 제832조에 따른 연대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그 돈을 악의로 취득했다는 점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타인에게 자신의 명의로 된 계좌나 통장을 빌려줄 때는 그 용도를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친인척 관계라도 금융 거래에 사용될 경우 예상치 못한 법적 문제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배우자 등 가족이라 하더라도 불법행위를 도왔다는 증거가 없으면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계좌를 빌려준 사실만으로 범죄 방조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부부의 일상 가사 채무에 대한 연대책임은 법률행위로 인한 채무에 적용되며 사기 등 불법행위로 발생한 채무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은 고의나 과실이 입증될 때 발생합니다. 가족이라 할지라도 개인의 금융 활동은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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