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조건부로 약속된 금액 지급 불인정 사건

피고 B는 원고 A에게 사업 자금 3천만 원을 빌리면서, 사업으로 인한 피고의 지분 중 3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사업이 중단되어 피고의 지분이 발생하지 않자, 원고는 각서에 따라 3억 원의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3억 원 지급 약정이 사업 지분 발생을 정지조건으로 하는 것이므로, 조건이 불성취되어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대여금 3천만 원은 이미 변제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에게 3천만 원을 대여하고 사업 진행 시 3억 원의 약정금 지급을 요구한 사람
• 피고 B: 원고 A로부터 3천만 원을 차용하고 사업 지분 발생을 조건으로 3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했으나, 사업 중단으로 지분이 발생하지 않아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 사람

분쟁 상황

피고 B는 2013년 6월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공사 사업을 계획하면서 원고 A에게 사무실 마련 자금 3천만 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B에게 3천만 원을 대여했고, 피고 B는 원고 A에게 '이 사건 사업을 하면서 피고의 지분 중 3억 원을 2014년 6월 14일까지 조건 없이 지불하겠다'는 내용의 각서(이 사건 각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사업은 토지 매입 단계에서 중단되어 피고 B는 사업으로 인한 지분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원고 A는 이 사건 각서 내용에 따라 피고 B에게 3억 원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피고 B는 사업 지분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대여금 3천만 원은 이미 변제했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B가 원고 A에게 3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사업에서 피고 B의 지분이나 이익이 발생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는 것인지 여부입니다.
2. 만약 정지조건부 약정이라면, 그 조건이 실제로 성취되었는지 여부입니다.
3. 원고 A가 피고 B에게 대여한 3천만 원 및 그 이자 채무가 피고 B의 변제로 모두 소멸되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피고 B가 원고 A에게 3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이 사건 사업에서 피고 B의 지분이나 이익이 발생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업이 토지 매입 단계에서 중단되어 피고 B의 지분이나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정지조건이 성취되지 않아 3억 원 지급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 B가 원고 A에게 빌린 3천만 원과 그 이자는 이미 모두 변제되었음을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원고 A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정지조건부 법률행위 (민법)​: 정지조건이란 법률행위의 효력 발생을 장래에 발생할지 불확실한 사실에 의존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B가 원고 A에게 3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이 사건 사업에서 피고 B의 지분 내지 이익이 발생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피고 B에게 사업 지분이나 이익이 발생해야만 3억 원 지급 의무가 효력을 발휘한다는 의미입니다. 법원은 처분문서(각서)의 문언('피고의 지분 중 3억 원'), 약정 금액의 이례성(3천만 원 대여 후 3억 원 지급 약정), '조건 없이'라는 문구의 해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러한 정지조건을 인정했습니다. 만약 정지조건이 성취되지 않으면, 해당 법률행위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으며, 이 사건에서는 사업 중단으로 조건이 불성취되어 3억 원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 변제충당 (민법 제477조, 제479조)​: 변제충당이란 채무자가 동일한 채권자에 대하여 여러 채무를 부담하거나 하나의 채무에 이자, 비용 등이 붙어 있는 경우에, 변제자가 제공한 급부로써 어느 채무를 소멸시킬 것인지를 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B가 대여금 3천만 원의 원리금 상환을 위해 여러 차례 돈을 지급했으나, 원고 A와 피고 B 사이에 변제충당에 관한 별다른 합의나 지정이 없었으므로 민법에 따른 '법정변제충당' 순서가 적용되었습니다. 민법 제477조 (법정변제충당)​는 변제충당의 순서를 정하는 일반 규정이며, 민법 제479조 (비용, 이자, 원본에 대한 변제충당의 특칙)​는 하나의 채무에 원금 외에 이자와 비용이 있는 경우, 변제할 금액이 부족할 때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피고 B가 지급한 총액 36,950,000원이 대여금 3천만 원의 이자와 원금을 모두 상환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아, 법정변제충당 원칙에 따라 채무가 전부 소멸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사업 투자나 동업 관계에서 거액의 수익 분배를 약속받는 경우, 그 지급 조건이 무엇인지 각서나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조건 없이'라는 문구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언제, 얼마를 지급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법적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특히, 특정 사업의 성공이나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하는 경우, 해당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의 처리 방안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차용증이나 각서를 작성할 때 대여금액과 약정금액의 차이가 현저하게 크다면, 법원은 그 약정금액의 지급에 특별한 조건이나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3천만 원 대여 후 3억 원 지급 약정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았습니다.
4. 금전 대여 시에는 원금 및 이자 변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이체 내역, 영수증 등)를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변제 충당의 순서는 법정 원칙(민법 제477조, 제479조)에 따르지만, 당사자 간 합의가 있다면 그 합의가 우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