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명의신탁 논란 속 회계장부 열람 요구 사건

채권자 A는 자신이 채무자 주식회사 C의 주식 30%를 보유한 주주임을 내세워 회사의 회계장부 및 서류 열람·등사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습니다. 채무자 C는 A의 주식이 대표이사 D에게 명의신탁된 것이라 주장하며 A의 주주 지위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주주명부 등재 원칙과 명의신탁 증명 책임을 들어 A의 주주 지위를 인정하면서도 최종적으로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사례입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A: 채무자 C의 발행주식 총수 중 30%인 18,00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한 주주
• 채무자 주식회사 C: A가 주주로 있는 회사로, A의 주주 지위를 부정하고 회계장부 열람 요구에 반대한 당사자
• 대표이사 D: 채무자 C의 대표이사로, A의 주식이 자신에게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A를 주주명부에서 삭제한 인물

분쟁 상황

채권자 A는 채무자 주식회사 C의 주식 30%(18,000주)를 보유한 주주입니다. 채무자 C는 2017년 4월 20일 영업에 필수적인 공장 건물과 용지를 제3자에게 매도했는데, A는 이 매도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A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으며, 채무자 C의 재산 상태를 파악하고 주식 매수가액을 공정하게 산정하기 위해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A는 채무자 C의 대표이사 D가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 없이 자의적으로 회사를 경영하여 회사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의심하며, D의 회사 재산 침해 행위 등을 확인하고 경영진의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도 회계장부 열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채무자 C의 대표이사 D는 A의 주식이 자신에게 명의신탁된 것이라 주장하며 2017년 8월 18일 A를 주주명부에서 삭제했습니다. 이에 법원은 A가 여전히 주주로서 회계장부 열람을 신청할 지위에 있는지를 먼저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채권자 A가 채무자 C의 정당한 주주 지위를 가지는지 여부
2. 주주 명의신탁 주장의 증명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
3. 주주로서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의 정당성 및 필요성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권자 A의 주주 지위를 인정하면서도,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등재된 자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며, 명의신탁 주장은 이를 주장하는 측이 증명 책임을 부담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주주 지위가 인정된다고 해서 모든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요구가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며, 가처분 신청의 필요성, 청구 목적의 정당성, 청구 범위 등에 대한 법원의 추가적인 판단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상법 제466조 제1항 (주주의 장부열람등청구권):
   •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회사의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주주가 회사의 경영 상태를 감시하고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입니다. 채권자 A는 30%의 주식을 보유했으므로 지분 요건은 충족했습니다.
2.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대해 현상 변경을 멈추게 하거나 임시로 무엇을 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법원이 결정으로 임시의 지위를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채권자 A가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를 임시로 허용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이 이 조항에 근거합니다.
3. 상법 제374조의2 제3항, 제4항 (주식매수청구권):
   • 제3항: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중요한 영업 양도, 합병 등의 결정에 반대하는 주주는 회사에 대하여 자기가 가진 주식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채무자 C의 공장 건물 및 용지 매도가 이에 해당한다고 채권자 A가 주장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습니다.
   • 제4항: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와 회사 사이에 주식 매수가액이 협의되지 않을 경우, 법원에 매수가액 결정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주주는 주식 가액 산정에 필요한 회사의 재무 정보(회계장부 등)를 파악할 필요성이 생깁니다.
4. 대법원 판례 (주주명부의 효력 및 명의신탁 증명 책임):
   • 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주주로 기재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회사는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자 하였던 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주주명부상 주주권 행사를 부인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례에 따라 채무자 C가 A의 주주 지위를 부인한 주장은 배척되었습니다.
   •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다29441 판결: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된 자는 그 회사의 주주로 추정되고, 이를 번복하기 위해서는 그 주주권을 부인하는 측이 주주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명의신탁 관계를 주장하는 측에서 명의차용 사실에 대한 증명 책임을 부담합니다. 이 판례를 근거로 채무자 C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명의신탁 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주주 지위 확보의 중요성: 회사의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해당 회사의 정당한 주주임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주주명부 등재 여부가 핵심 증거로 작용합니다.
2. 명의신탁 주장 시 증명 책임: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되어 있는 자는 주주로 추정되므로, 명의신탁을 주장하며 주주 지위를 부인하는 측(여기서는 회사 측)이 명의차용 사실에 대한 명확한 증명 책임을 부담합니다.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주주명부상 주주는 주주로 인정됩니다.
3. 장부 열람 청구 목적의 정당성: 주주가 회계장부 열람을 청구할 때는 그 목적이 정당해야 합니다. 단순히 회사를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라, 주주권의 행사, 회사 재산의 감시, 경영진의 부정행위 의심 해소 등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4.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정보 접근: 회사의 중요한 자산 처분 등으로 인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는 공정한 주식 매수가액을 산정하기 위해 회사 회계장부 등의 정보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5. 중요 자산 처분 시 특별결의 준수: 회사의 영업에 필수적인 자산(공장, 토지 등)을 처분할 때는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위반할 경우 해당 처분의 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 반대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6. 가처분 신청의 한계: 주주 지위가 인정되더라도,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은 채무자의 이행을 강제하는 임시 처분으로, 신청의 필요성과 청구 내용의 적절성 등을 법원이 엄격하게 심사하므로 무조건 인용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