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투자 검토 컨설팅 보수금 지급 인정 판결

원고 법무법인이 피고 투자회사에게 특정 기업 인수 거래에 대한 투자 컨설팅 용역을 제안하고 제공했으나, 피고는 명시적인 계약 불성립 및 거래 관행을 이유로 보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명시적인 계약서가 없었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자문계약이 성립되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제공받은 용역에 대한 상당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법무법인 A): 특정 기업의 경영권 인수 거래에 대한 투자 컨설팅 용역을 피고에게 제안하고 제공한 법무법인.
• 피고 (C 주식회사): 원고 법무법인으로부터 투자 컨설팅 용역을 제공받았으나 계약 불성립 및 관행을 이유로 보수금 지급을 거부한 투자회사 (원래 B 유한회사였으나 소송을 이어받음).
• D 주식회사 (소외 회사): 경영권 인수 거래의 대상이 된 E 주식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려 했던 회사.
• E 주식회사 (대상회사): D 주식회사가 경영권 인수를 시도했던 회사.

분쟁 상황

법무법인 A는 C 회사에게 E 주식회사의 경영권 인수 거래에 투자할 것을 제안하며 관련 컨설팅 용역을 제공했습니다. 원고는 자문용역계약서 초안을 피고에게 보냈으나 피고는 이에 서명하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피고는 해당 거래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원고는 제공한 컨설팅 용역에 대한 보수 12,405,000원을 청구했으나, 피고는 명시적인 계약이 없었고 원고의 활동은 피고를 위한 것이 아닌 D 주식회사의 공동투자자 모집 활동에 불과하며, 최종 투자 불참 시 자문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기업 인수합병 거래의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주장하며 보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명시적인 계약서 없이도 묵시적인 컨설팅 자문계약이 성립될 수 있는가?
2. 묵시적 계약이 성립된 경우, 컨설팅 용역에 대한 보수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가?
3. 컨설팅 용역에 대한 적정한 보수액은 얼마인가?
4. 법무법인이 제공한 컨설팅 용역이 상법상 상인에 해당하여 보수 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예비적 주장).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명시적인 계약이 없었더라도 원고가 피고를 위해 컨설팅 용역을 제공하고 피고가 이를 수령한 사실을 인정하여, 묵시적인 자문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용역에 대한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원고가 청구한 금액 12,405,000원 전액이 아닌 6,000,000원을 적정한 보수액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2021년 3월 19일부터 2022년 9월 15일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지급해야 합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청구 중 일부를 받아들여 피고가 원고에게 600만 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명시적 계약이 없었더라도 전문적인 용역 제공에 대한 묵시적 위임 계약이 성립될 수 있고, 이에 따른 보수 지급 의무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위임계약의 묵시적 성립 및 보수청구권: 변호사 등 전문직에 사건이나 용역을 위임할 때, 보수액수를 명확히 정하지 않았더라도 '무보수로 한다'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용역 제공에 대한 응분의 보수를 지급하겠다는 묵시적인 약정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50229 판결 참조). 이 경우 보수액은 용역을 맡게 된 경위, 사건의 난이도, 변호사 보수규정, 의뢰인과 변호사의 관계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결정하게 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 법무법인이 피고 회사를 위해 투자 검토 용역을 제공하고 피고가 이를 인지하고 자료를 요청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으므로, 명시적인 계약서 서명은 없었더라도 묵시적인 자문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에게 보수 지급 의무가 인정되었습니다.
2. 상법 제61조 (상인의 보수청구권)​: 상인인 위임인이 상업적 활동을 하면서 타인을 위해 일을 처리한 경우, 특별한 약정이 없어도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원고 법무법인은 예비적 주장으로 이 조항의 유추 적용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묵시적 위임계약의 성립을 인정하여 주위적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상법 제61조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즉, 본 사건에서는 법무법인이 법률 자문뿐만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 관련 컨설팅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경우 상인으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명시적인 계약서가 없더라도 업무 위임에 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되면 보수 지급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문적인 용역의 경우 대가 없는 업무 수행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2. 자문이나 컨설팅 용역을 제공받을 때는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더라도, 용역 제공 요청 및 수령, 해당 용역에 대한 검토나 추가 자료 요청 등의 행위는 묵시적 계약의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3. 기업 인수합병과 같은 복잡한 거래에서 투자 검토 용역을 받았다면, 최종적으로 거래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해당 용역에 대한 보수 지급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무보수로 한다는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보수를 지급할 묵시적 약정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용역의 내용, 소요 시간, 난이도, 당사자 관계, 의사 교환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수액이 결정될 수 있으므로, 용역 제안 시 구체적인 조건과 대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