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 기타 형사사건
피고인 A과 B는 C의 제안에 따라 해외여행에 동행하며 마약류인 필로폰이 숨겨진 여행용 가방을 국내로 반입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가방 안에 필로폰이 있음을 알고도 운반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들이 마약임을 알았다는 고의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C은 D으로부터 말레이시아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반입해 전달하면 2,0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C은 다시 피고인들에게 해외여행에 동행하여 가방을 함께 운반해주면 200만 원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피고인들은 이를 수락했습니다. 2019년 10월 9일, 피고인들은 C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출국하여 페낭의 한 호텔에 묵었습니다. D의 공범은 이 호텔 객실에 시가 약 3억 4,171만 원 상당의 필로폰 3.92kg이 숨겨진 패딩 점퍼 2개와 시가 약 3억 4,800만 원 상당의 필로폰 약 4kg이 숨겨진 패딩 점퍼 2개를 놓아두어 C에게 전달했습니다. C은 이 필로폰이 든 패딩 점퍼들을 각각 파란색과 검은색 여행용 가방에 은닉했습니다. 이후 피고인들은 2019년 10월 14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C으로부터 필로폰이 든 여행용 가방 2개와 백팩 2개를 건네받아 자신들의 명의로 항공기 수하물로 기탁한 뒤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가방 안에 마약류가 들어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하면서도 이를 밀수입했다고 보아 기소했습니다.
피고인들이 자신들이 운반하는 여행용 가방 안에 마약류인 필로폰이 은닉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즉 마약 밀수입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피고인 A과 B는 각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C의 지시에 따라 운반하는 물건이 불법적인 '짝퉁'일 것이라고 인식했을 가능성은 높지만, 그것이 필로폰 등 마약류라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국내로 밀반입한다는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인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 인정은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는 원칙에 기반합니다. 이를 '무죄 추정의 원칙' 또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in dubio pro reo)라고도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등의 판결) 이 조항은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이 마약 밀수입에 대한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범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범죄행위를 저지를 의도, 즉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들의 경우 마약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운반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은 것입니다.
형법 제58조 제2항 (판결의 공시) 이 조항은 형을 선고할 때 판결 요지를 공시할 것을 명할 수 있으나, 선고유예의 경우와 같이 '피고인에게 불이익이 없을 때'에는 공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으므로 피고인들에게 불이익이 될 만한 사유가 없어 판결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해외여행 중 지인이나 타인의 부탁으로 가방이나 소포 등 물품을 대신 운반하는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마약임을 알았다는 고의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마약 관련 범죄는 중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한 호의나 고액의 대가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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