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술 후 사망에 따른 의사 과실 인정 판결

19세 여성이 지방흡입술을 받은 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부모는 수술을 진행한 의사와 이후 치료를 맡았던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지방흡입술 의사가 수술 전 기본적인 검사를 소홀히 하고, 수술 중 부적절한 기구 조작으로 환자 몸 안의 혈관 및 조직을 손상했으며, 수술 후 환자 상태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퇴원시킨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환자를 이송받아 치료했던 병원 의료진의 치료 지연으로 인한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방흡입술을 시행한 의사는 망인의 부모에게 총 4억 2천여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사망한 여성 H: 19세의 젊은 여성으로 피고 C에게 지방흡입술을 받은 후 사망했습니다.
• 원고 A, B: 사망한 여성 H의 부모로,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 피고 C: 'F의원'을 운영하며 사망한 여성 H에게 지방흡입술을 시행한 의사입니다.
• 피고 학교법인 D: 'G병원'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사망한 여성 H가 수술 후 이송되어 치료받은 병원입니다.

분쟁 상황

1. 망인 H는 2015년 7월 3일 'F의원'에서 피고 C에게 양쪽 허벅지 지방흡입술을 받았습니다.
2. 수술은 저녁 무렵 끝났고, 망인은 포도당 수액과 항생제, 진통제를 투여받은 후 곧바로 퇴원하여 같은 날 21:00경 귀가했습니다.
3. 같은 날 23:30경, 망인은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으며, 방바닥과 침대 시트에 수술 부위에서 흐른 핏자국이 있었습니다.
4. 2015년 7월 4일 00:09경, 망인은 무호흡, 무맥박의 심정지 상태로 'G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심폐소생술로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5. G병원 의료진은 망인의 혈압 저하, 배뇨량 감소로 인한 급성신부전 의심, 하지 부종 및 출혈 등을 확인했고, 혈관조영술 결과 우측 대퇴부 혈관의 급성 출혈을 발견하여 색전술을 시행했습니다.
6. 망인의 양쪽 허벅지 출혈과 부종이 심해지고 구획증후군이 의심되자, G병원 의료진은 정형외과 협진 후 2015년 7월 5일 15:15경 근막절개술을 시행했습니다.
7. 하지만 망인의 상태는 계속 악화되어 2015년 7월 6일에 세 차례 심정지를 겪었고, 2015년 7월 7일 07:05경 G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8. 망인의 사망진단서상 직접 사인은 '다장기부전'이고, 원인은 '급성신부전, 폐부종, 지방색전증, 파종성 혈관 내 응고'이며, 이들의 원인은 '저혈량성 쇼크'였습니다.
9. 이에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지방흡입술을 시행한 의사 C과 G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D를 상대로 의료상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C (지방흡입술 의사)의 의료상 과실 여부 (수술 전 검사 미시행, 수술 중 혈관 및 연부조직 손상, 수술 후 경과관찰 소홀).
2. 피고 C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
3. 피고 재단 (병원) 의료진의 과실 여부 (동맥관 삽입 중 출혈 유발, 구획증후군 치료 지연).
4. 각 과실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 인정 여부.
5. 손해배상 책임 범위 및 위자료 산정.

법원의 판단

1. 피고 C은 원고들에게 각 211,646,307원 및 이에 대하여 2015년 7월 7일부터 2015년 12월 21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는 연 1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2. 원고들의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학교법인 D에 대한 모든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3. 원고들과 피고 C 사이에 발생한 소송 비용은 피고 C이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학교법인 D 사이에 발생한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지방흡입술을 시행한 의사 C의 수술 전 검사 미시행, 수술 중 부적절한 캐뉼러 조작으로 인한 근막 내부 혈관 및 연부조직 손상, 수술 후 경과관찰 소홀, 그리고 수술 위험성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 등 의료상 과실이 망인의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의사 C은 망인의 부모에게 총 4억 2천여만 원(각 2억 1천여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수술 후 환자를 치료했던 병원 의료진의 구획증후군 진단 및 치료 지연에 대한 과실은 인정되지 않아 병원의 책임은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
   • 의사는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수술 전 필요한 검사를 시행하여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합병증 발생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C은 수술 전 혈액 검사를 미시행하여 이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 수술 중에는 수술 부위가 아닌 다른 혈관이나 조직을 손상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의료 행위를 해야 합니다. 피고 C은 캐뉼러 조작 부주의로 근막 내부 혈관 및 연부조직을 손상하여 이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 수술 후에는 환자의 활력징후와 의식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피고 C은 수술 후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하여 이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 대법원 판례(2012. 5. 9. 선고 2010다57787 판결 등)는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의료상의 과실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환자 측에서 부담하지만, 의료과실 외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려운 간접사실이 증명되면 의료상 과실에 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보아 환자 측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2. 설명의무 위반:
   •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적 의료행위를 하기 전에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 예상되는 위험(부작용, 후유증, 사망 등 중대한 결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여 환자가 스스로 의료행위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48443 판결 참조).
   • 이 사건에서 피고 C은 지방흡입술의 중대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망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 의료상 과실로 인해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의료진은 환자(사망 시 유족)에게 일실수입, 기왕 치료비, 장례비, 위자료 등을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 일실수입: 사망으로 인해 장래에 얻지 못하게 된 수입으로, 망인의 나이, 가동연한,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하여 산정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19세 여성의 만 65세까지의 도시일용노임과 월 가동일수 22일을 기준으로 계산되었습니다.
   • 위자료: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으로, 의료진의 과실 정도, 피해의 심각성, 망인의 나이, 유족과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이 정합니다.
   • 책임 제한: 질병 특성이나 치료 한계 등 특별한 사정 없이 의료진의 통상적인 주의의무 소홀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5397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는 피고 C의 책임을 제한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4.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 이 법률은 민사소송에서 금전 채무 이행을 지체하는 경우 소송이 제기된 시점부터 판결 선고 및 실제 변제일까지 발생하는 지연이자를 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망인의 사망일부터 소장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특정일까지 연 15%, 그 다음 날부터 변제일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 이율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성형 수술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혈액 검사 등 기본적인 신체 검사를 받아 건강 상태를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빈혈, 혈액 응고 장애, 심혈관계 질환 등 기저 질환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2.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의무기록(활력징후, 출혈량, 환자 상태 점검표 등)이 제대로 작성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지방흡입술 등 침습적 수술을 받기 전에는 반드시 의사로부터 예상되는 합병증, 부작용, 사망 위험 등 중대한 위험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해해야 합니다. 단순한 수술 동의서 서명보다는 구체적인 설명 내용이 기록으로 남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수면 마취 후 수술 중 환자의 몸이 움직이는 등 마취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판단되면, 무리하게 수술을 진행하기보다 마취 상태를 확인하고 안정화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5. 수술 후에는 의식이 불안정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 환자의 활력 징후와 의식 상태를 충분히 관찰하고 합병증 여부를 확인한 후 퇴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너무 이른 퇴원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6. 수술 후 예상치 못한 심한 통증, 부종, 호흡 곤란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7. 수술 부위에서 다량의 출혈이 있거나 멍이 심하게 드는 등 육안으로도 이상 징후가 보인다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에 알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