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원고 A가 피고 B에게 빌려준 돈을 사기당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으로, 피고 B는 이미 사기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일부 금액을 변제한 상태였습니다. 피고 B는 이에 맞서 원고 A가 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명예를 훼손하고 불법적인 채권추심을 했다며 위자료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B가 원고 A에게 아직 갚지 않은 손해배상금 9,943,000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원고 A의 추가 대여금 청구와 피고 B의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2017년 2월 24일부터 2018년 8월 24일까지 피고 B에게 총 40,160,000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는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편취했고, 이로 인해 2020년 1월 15일 사기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아 이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피고 B는 원고 A에게 2017년 4월 25일부터 2019년 10월 31일까지 합계 30,217,000원을 변제 명목으로 지급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B가 갚지 않은 잔액과 추가 대여금(29만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 B는 2018년 1월경 연인 관계가 끝난 후 원고 A가 돈을 갚으라면서 자신에게 협박과 욕설을 하고, 자신의 동생과 친구에게 허위 사실과 개인 정보를 누설하여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고 주장하며 1,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피고 B는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원고 A를 고소했으나, 검찰은 2021년 2월 17일 모든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원고로부터 사기적으로 편취한 금액 중 이미 변제된 금액을 제외한 잔액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가 피고에게 추가로 대여했다고 주장하는 금액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고가 피고에게 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협박, 욕설,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불법적인 채권추심을 하였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 B가 원고 A에게 9,943,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0년 10월 22일부터 2021년 4월 23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의 나머지 본소 청구(추가 대여금 29만원 등)와 피고 B의 반소 청구(명예훼손 및 불법 채권추심에 대한 위자료 1천만 원)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1/3은 원고 A가, 나머지는 피고 B가 각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사기 피해에 대한 잔여 손해배상금 9,943,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게 되었고, 원고의 추가 대여금 청구 및 피고의 명예훼손 반소 청구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확정된 형사판결이 민사소송에서 강력한 증거로 작용했으나, 반소에서 주장된 불법행위는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형사판결의 민사소송상 증거력: 대법원 판례(1989. 3. 28. 선고 87다카2832, 87다카2833 판결 등)에 따르면,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민사소송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됩니다. 이 사례에서는 피고가 사기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가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민법 제750조):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가 변제 의사나 능력 없이 원고로부터 돈을 편취한 행위는 원고에게 손해를 가한 불법행위가 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3. 지연손해금: 채무자가 채무 이행을 지체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금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행 지체에 따른 이자율로 민법이 정한 연 5% (판결 선고일까지)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 (판결 선고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가 적용되었습니다.
4.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벌칙): 이 조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자신의 동생과 친구에게 허위 사실과 개인 정보를 누설하여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행위가 해당 법률을 위반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5.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채권추심법) 제8조의3 제1항 (불법 채권추심의 금지) 등: 채권추심법은 채무자나 관계인에게 폭행, 협박, 감금 등 부당하게 고통을 주거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협박과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며 이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행위가 법에서 허용한 범위를 벗어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타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반드시 차용증이나 이체 내역 등 명확한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특히 연인 관계처럼 친밀한 관계에서도 금전 거래는 서면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돈을 갚는 과정에서도 송금 내역이나 영수증 등 변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꼼꼼히 보관해야 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돈을 보냈는지 명시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채무자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언행(욕설, 협박, 허위 사실 유포 등)은 피해야 합니다. 이는 오히려 역으로 불법행위로 인정되어 손해배상 책임을 지거나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넷째, 명예훼손이나 불법적인 채권추심을 주장하려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메시지 기록, 통화 녹음, 목격자 진술 등)가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고소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것만으로는 민사소송에서 불법행위가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섯째, 형사 재판에서 확정된 사실은 민사소송에서 유력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형사 절차와 민사 절차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