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빵 가판대 앞 자율포장대 설치로 인한 업무방해 무죄 판결

피고인이 2020년 9월경 피해자의 잉어빵 가판대 앞에 손소독제와 자율포장대를 설치하여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영업이 불법적인 요소가 많아 업무방해죄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보았으며, 포장대 설치 당시 피해자가 휴업 중이어서 업무방해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고, 피고인에게 업무방해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피고인): B시장 상인회장으로 10년 전부터 시장 내에서 잉어빵을 판매해온 자영업자
• E (피해자): B시장 초입에서 황금잉어빵 가판대를 운영하던 56세 여성 자영업자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B시장에서 10년간 관할관청에 신고 없이 잉어빵을 조리·판매해온 자영업자이자 상인회장입니다. 피해자 E는 2019년 9월 15일경 B시장에서 자신이 잉어빵을 구워 팔던 장소 바로 옆 도로에 점용허가 없이 불법으로 조립식 가설 건축물을 설치하고 영업했습니다. B시장 상인회는 2020년 3월경 C시 F구청에 E의 무신고 식품영업행위 및 불법 건축물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고, 구청 공무원들은 2020년 4월 초순경 E에게 영업 중단 및 가설 건축물 자진 철거를 계도했습니다. E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2020년 6월 4일부터 2021년 3월경까지 잉어빵 판매를 중지하고 휴업했습니다. 피고인 A는 E가 휴업 중이던 2020년 9월경 E의 불법 가설 건축물 앞에 가로 2미터, 세로 1미터, 성인 허리 높이 정도의 손소독제 및 자율포장대를 설치했습니다. 이 포장대는 시장에서 산 물건을 포장하고 아래쪽에 소화기를 보관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E은 2021년 3월경 영업을 재개하며 피고인에게 위 포장대 철거를 요구했으나 피고인이 이에 응하지 않자 고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피해자 E의 잉어빵 판매 및 불법 가설 건축물 운영이 업무방해죄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인 A가 자율포장대를 설치했던 2020년 9월 당시 E의 업무에 업무방해의 위험이 발생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인 A에게 E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법원은 공소사실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해자 E의 영업행위가 무신고 식품영업행위 및 불법 가설 건축물 설치 등 위법한 요소가 많아 업무방해죄로 보호할 가치가 없으며, 피고인의 행위 당시 피해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약 3개월간 영업을 중단하고 있었기에 업무방해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고, 피고인에게 업무방해 고의도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업무방해죄 (형법 제314조)​: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사건에서는 업무방해죄 성립 요건인 '업무'의 보호가치, '위력'으로 인한 '업무방해의 위험 발생', 그리고 '고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 업무의 보호가치: 업무방해죄의 '업무'는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업무의 적법성을 엄격하게 요구하지는 않으나, 이 사건처럼 무신고 영업, 불법 가설 건축물 설치 등 현저히 위법하고 공익을 침해하며 행정기관으로부터 철거 및 중단 계도까지 받은 경우, 먹거리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국가의 책무 등을 고려할 때 형법상 보호 가치 있는 업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업무방해의 위험 발생: 업무방해죄는 업무방해의 실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도 업무방해의 위험이 발생하면 성립합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행위 당시 피해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약 3개월 전부터 영업을 중단하고 휴업 중이었으므로, 업무방해의 현실적인 결과는 물론 추상적인 위험조차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 업무방해의 고의: 피고인이 자율포장대를 설치할 당시 피해자가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고, 피고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시장 고객 편의를 위해 포장대를 설치했으며, 피해자가 영업 중단에 대해 피고인에게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아 피고인이 영업을 포기했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높았던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에게 업무방해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21조 (처분의 사전 통지)​: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 그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 내용 등을 미리 통지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C시 F구청이 피해자 E의 불법 가설 건축물에 대해 원상복구명령 사전통지를 한 사실이 언급되어 E의 행위가 불법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법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형법 제58조 제2항 (판결 공시)​: 이 조항은 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며, 이 사건에서는 무죄 판결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명예 회복 등의 취지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영업의 적법성 확인: 업무방해죄는 사실상 평온하게 행하여지는 업무를 보호하지만, 그 업무가 현저히 불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면 형법상 보호 가치 있는 업무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영업 행위가 법적 기준(예: 사업자 등록, 인허가, 시설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사전에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 불법 시설물 설치 주의: 도로 무단 점용이나 불법 가설 건축물 설치는 행정처분(원상복구 명령, 이행강제금 등)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향후 관련 분쟁 발생 시 자신의 입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업무방해 고의 유무: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에게 피해자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의도가(고의) 있었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공익적인 목적이나 다른 합리적인 사유로 인해 이루어진 행위였다면 업무방해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 업무 중단 중 발생한 행위: 피해자가 실제 영업을 중단하고 휴업 중인 상태였다면, 그 기간 동안 발생한 행위로 인해 업무방해의 결과 또는 추상적인 위험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실제 업무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분쟁 관련 자료 확보: 민원 제기 기록, 행정기관의 지도·계도 및 처분 내역, 당사자 간의 대화 내용(예: '지금은 제가 아파서 쉬기 때문에 포장대 놓은 것 괜찮은데, 봄되면 장사 시작할 겁니다. 그 때는 제 물건 원위치 해 주세요'라는 E의 통화 내용) 등은 사실 관계를 입증하고 고의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고 보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