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공정증서 채무 및 부당이득 반환 요청 사건

원고 주식회사 A건설은 피고 D에 대해 공정증서에 기한 채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피고 E에게는 법률상 원인 없이 송금된 9,450만 9천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D에 대한 소송은 이미 진행 중인 별도의 소송(청구이의의 소)에서 다투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또한 피고 E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원고가 송금된 돈에 대한 법률상 원인이 없음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고, 오히려 급여나 구상금 변제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건설 (이전 상호 주식회사 B), 대표이사 C. 피고 D에 대한 채무 부존재 확인 및 피고 E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을 주장했습니다.
• 피고 D: 원고 A건설의 전문건설공제조합 출자증권과 공사대금 채권에 대해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삼아 압류명령을 받은 채권자입니다.
• 피고 E: 원고 A건설로부터 9,450만 9천원을 송금받은 사람으로, 원고의 실질 운영자의 조카이자 과거 원고와 다른 계열사에서 '전무' 직함으로 근무했습니다. 송금된 돈을 급여 또는 구상금 변제로 주장했습니다.
• 원고의 초기 실질 운영자: N (2018년 원고 설립 시부터 친인척 명의로 원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인물), J와 K (N의 친인척이자 원고의 발행주식 전부를 소유했던 명의상 주주)
• 원고의 현 경영권 인수자: I (2020년 J, K으로부터 원고의 발행주식 전부를 양수하여 경영권을 인수한 인물), L (I의 명의로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인물)

분쟁 상황

주식회사 A건설(이전 상호 주식회사 B)은 2018년 설립된 회사로, 초기에는 N이라는 인물이 친인척 명의로 실제 운영을 해왔습니다. 피고 E는 N의 조카이자 원고 회사와 다른 계열사에서 '전무'로 근무했습니다. 2020년, I이 A건설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기존 경영진과 관련된 재정적 문제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원고 A건설은 피고 D가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원고의 재산에 압류명령을 받자, 해당 채무가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것이어서 무효라며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피고 E에게 송금된 9,450만 9천원이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부당이득이라며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E는 과거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며 업무를 수행했고, 굴삭기를 매수하는 등 자신의 비용을 사용하기도 했으므로, 해당 금원은 급여나 구상금 변제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 측은 피고 E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에서 '혐의 없음'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피고 D에 대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이 이미 공정증서의 집행력 배제를 목적으로 하는 청구이의의 소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별도로 제기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으로서 법률상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E에게 송금된 9,450만 9천원이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부당이득 반환을 주장하는 원고가 그 법률상 원인이 없음을 충분히 증명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D에 대한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이는 원고가 공정증서의 집행력 배제를 목적으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했지만, 이미 같은 목적으로 '청구이의의 소'(2022가합11190)를 제기하여 진행 중이므로, 청구이의의 소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유효하고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 피고 E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금원 송금에 대한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을 충분히 주장·증명하지 못했다고 보았으며, 오히려 피고 E에 대한 급여 또는 구상금 채무 변제를 위해 송금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 D에 대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은 절차상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하고, 피고 E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원고의 증명 부족으로 기각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의 내용)​: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 E에게 송금한 금원이 법률상 원인이 없는지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원고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단순히 돈이 송금되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 송금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하여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2. 청구이의의 소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의 관계: 강제집행을 허용하는 효력(집행력)을 가진 공정증서가 있는 경우, 그 집행력을 배제하기 위한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소송은 '청구이의의 소'입니다. 청구이의의 소는 공정증서 작성 전후의 채권 부존재, 불성립, 소멸 등 다양한 이의 사유를 주장하여 공정증서의 집행력을 직접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만약 이미 이러한 청구이의의 소가 진행 중이거나 제기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같은 목적으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다면, 법원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에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소를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는 효율적인 분쟁 해결을 위해 더 직접적인 소송 형태를 이용하도록 하는 법의 취지입니다.

참고 사항

1. 공정증서와 관련된 채무의 존재 여부를 다툴 때는 '청구이의의 소'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 중 본인의 상황에 더 적합한 소송 형태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특히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의 효력 자체를 배제하려 한다면, 청구이의의 소가 더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해결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한 경우, 같은 내용의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각하될 수 있습니다.
2. 금전 거래 시에는 송금의 목적과 원인을 명확히 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계약서, 영수증, 이체 내역 메모, 급여대장 등)를 반드시 남겨두어야 합니다.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 돈을 지급받은 사람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음을 주장하는 사람이 명확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3. 회사 경영권이 변경될 경우, 이전 경영진 또는 관련 인물들과의 모든 재정적 관계(채무, 채권, 송금 내역 등)를 철저하게 점검하고 문서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불분명한 금전 흐름은 추후 소송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사전에 정확하게 정리하고 합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횡령 등 형사적 혐의로 고소를 진행할 때에는 객관적이고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증거가 부족할 경우 '혐의 없음'으로 판단되어 고소가 불송치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