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류/처분/집행 · 사기
피고인 A는 2023년 5월경부터 보이스피싱 조직원(일명 'E 과장')의 제안을 받아, 쇼핑몰 계정을 생성하여 제공하고 피고인 명의의 은행 계좌로 입금된 환불금을 조직원이 지시하는 계좌로 송금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 대가로 약 2%의 수수료를 받기로 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들을 속여 송금받은 돈을 세탁하고 취득하는 과정을 용이하게 만들었습니다. 총 13명의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금액은 다양한 형태로 총 1억 5천만 원 이상에 달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검사 사칭' 또는 '자녀 사칭 메신저피싱'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했습니다. 검사 사칭의 경우, 피해자의 통장이 범죄에 사용되었다며 가상계좌로 돈을 보내면 계좌 정지를 풀어주겠다고 속였습니다. 자녀 사칭 메신저피싱의 경우, 자녀가 휴대폰 액정이 파손되었다며 신분증 사진,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거나 원격조종 앱을 설치하게 한 후,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은 피고인이 제공한 쇼핑몰 계정을 이용해 물품을 무통장 구매하고 피해자들의 돈을 해당 가상계좌로 입금시킨 후, 구매를 취소하여 피고인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로 환불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이렇게 환불된 돈에서 수수료를 공제한 후 조직이 지시하는 다른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도왔습니다.
피고인이 쇼핑몰 계정을 제공하고 피해금을 전달한 행위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 및 컴퓨터등사용사기 범행을 방조한 것인지 여부, 그리고 이에 대한 형량 결정이 주된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이 제기한 배상명령신청은 모두 각하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법행위를 위해 계정과 통장을 제공하고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역할을 반복하여 주범 검거와 피해 회복을 어렵게 한 점을 지적하며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전체 범행을 주도한 것이 아니며 실질적으로 얻은 수익이 전체 피해액의 2% 전후에 불과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범행에 이른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하여 형량을 정했습니다. 배상명령신청 각하는 범죄 피해자 배상명령이 인용될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거나 복잡한 사실관계 때문에 배상명령 절차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은 주로 형법상 사기방조와 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에 해당합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사기죄로 처벌하며, 형법 제347조의2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 정보나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 변경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컴퓨터등사용사기죄로 처벌합니다. 피고인의 행위는 이러한 주범들의 범죄를 용이하게 한 것으로 판단되어 형법 제32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방조범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방조범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될 수 있으며,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법정형의 2분의 1이 감경됩니다. 또한 피고인의 여러 범죄 사실은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따라 경합범으로 가중 처벌되었습니다. 배상명령신청이 각하된 것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배상명령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거나 복잡한 사실관계로 인해 본안 소송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 경우입니다.
고수익을 미끼로 개인 명의의 계좌나 쇼핑몰 계정 제공, 돈세탁 등 범죄 관련 역할을 제안받으면 절대로 응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의 방조범이 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 가족 등을 사칭하여 금전 이체를 요구하거나 원격조종 앱 설치, 신분증 사진, 계좌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는 경우 100% 사기이므로 즉시 거절하고 경찰(112)이나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해야 합니다. 특히 출처 불명의 링크나 앱은 절대 설치해서는 안 됩니다. 쇼핑몰 계정을 이용한 환불 수법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자금 세탁에 사용하는 새로운 방식이므로, 본인 명의 계좌나 개인 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