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계약 갱신 거절 의사를 번복하고 보증금 반환을 요구한 사례

임차인 A는 임대인 B와 주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만료 전 갱신 의사를 밝혔다가 나중에 법정 통지 기간 내에 갱신 거절 의사를 통보했습니다. 임대인 B는 이미 갱신 의사를 표시했으므로 계약이 갱신되었다거나, 주택 누수에 대한 임차인의 책임 등을 이유로 3억 5천만 원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임차인이 갱신 거절 통지 기간 내에 최종적으로 갱신 거절 의사를 밝힌 것이 유효하며, 임대인의 주택 하자 관련 주장은 보증금 반환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명령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택 임대차 계약의 세입자 (임차인)
• 피고 B: 주택 임대차 계약의 집주인 (임대인)

분쟁 상황

원고 A는 2020년 8월 21일 피고 B와 보증금 3억 5천만 원으로 하는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2020년 10월 20일부터 2022년 10월 19일까지의 기간으로 체결하고 거주했습니다. 2022년 5월 28일, 원고 A는 피고 B의 갱신 의사 확인 질문에 갱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2022년 8월 30일, 원고 A는 남편을 통해 피고 B에게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최종적으로 통지했습니다. 피고 B는 원고 A가 이미 갱신 의사를 밝혔으므로 임대차 계약이 갱신되었다고 주장하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습니다. 또한, 아파트에 누수가 발생했음에도 원고 A가 즉시 통지하지 않아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고, 원상회복 의무도 다하지 않아 임대차 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지 않았다며 보증금 반환을 거절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임차인이 임대차 계약 갱신 의사를 표시한 후, 법정 기간 내에 이를 철회하고 갱신 거절 의사를 다시 표시할 수 있는지 여부와 주택의 누수 또는 원상회복 미이행을 이유로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에게 원고 A로부터 별지 부동산 표시 기재 부동산(아파트)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고 A에게 임대차보증금 3억 5천만 원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 B가 부담하며,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임차인 A의 손을 들어주어, 임대인 B는 임차인 A로부터 아파트를 돌려받는 즉시 임대차보증금 3억 5천만 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 구 주택임대차보호법 (2020. 6. 9. 법률 제173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계약의 갱신):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 통지 또는 조건 변경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임차인이 갱신 거절 통지 기간(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내에 갱신 거절 의사를 표시했으므로, 이전에 갱신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이를 철회하고 갱신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즉, 최종적인 의사표시가 법정 기간 내에 이루어졌다면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 민법 제536조 (동시이행의 항변권):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면 임대인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와 임차인의 임대차 목적물 인도 의무는 동시에 이행되어야 합니다. 즉, 임대인은 임차인으로부터 주택을 돌려받는 것과 동시에 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며, 어느 한쪽이 먼저 의무 이행을 강제할 수 없습니다.
• 민법 제623조 (임대인의 의무) 및 민법 제615조 (차주의 원상회복의무와 철거권): 임대인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수선 의무 포함)가 있으며, 임차인은 임대차가 종료되면 빌린 물건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을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원상회복 의무는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손상에 한정되며, 누수와 같이 임차인에게 책임이 없는 하자는 원칙적으로 임대인의 수선 의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임차인이 누수를 즉시 알리지 않았거나 원상회복이 미진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임대차 계약 관련 분쟁 시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계약 갱신 및 해지 의사 표시 시점: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개정 전 법은 1개월 전까지) 임대인에게 갱신 거절 또는 계약 조건 변경 의사를 통지해야 합니다. 이 기간 내에 한 번 갱신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최종적으로 계약 만료 2개월 전(구법은 1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 의사를 밝히면 그 의사가 유효합니다.
• 누수 등 주택 하자의 책임: 주택의 기본적인 하자는 임대인의 수선 의무에 해당합니다. 임차인이 누수 사실을 임대인에게 알리는 것은 중요하나, 즉시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임차인이 하자의 원인 제공자가 아니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 원상회복 의무의 범위: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주택을 원상회복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지만, 이는 임차인이 사용 중 발생시킨 손상에 대한 것이며 건물의 자연스러운 노후화나 임차인의 책임이 아닌 하자에 대해서는 원상회복 의무가 없습니다. 원상회복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대차 계약 자체가 종료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으며, 이는 별도의 손해배상 문제로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 보증금 반환과 주택 인도: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와 임대차 목적물 인도 의무는 동시에 이행되어야 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즉, 임대인은 세입자로부터 주택을 돌려받음과 동시에 보증금을 반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