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원고 A의 딸 H이 경기를 일으켜 병원에 방문한 후, 병원 의료진이 아동학대(방임) 의심 사례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하였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H과 원고 A에 대한 정보를 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등재하고, 아동학대 사례로 판단하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 수사는 혐의없음으로 종결되거나, 이후 재차 수사 의뢰되어 가정법원의 불처분 결정과 검사의 증거불충분에 의한 혐의없음 처분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 A는 피고들(서울특별시와 대한민국) 소속 공무원들의 위법한 직무 수행으로 인해 변호사 비용 등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총 100,800,0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들 소속 공무원들의 직무 수행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객관적 정당성을 잃은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 A의 딸 H이 경기를 일으켜 K병원에 내원했고, K병원 의료진은 H의 상태를 보고 아동 방임이 의심된다며 서울특별시 아동복지센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아동복지센터는 원고와 H의 정보를 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등재하고 아동학대 사례로 판단하여 서울강동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원고의 혐의에 대해 내사 종결했으나, 이관받은 서울동남권아동보호전문기관이 다시 수사를 의뢰하여 원고는 재차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울가정법원에서 불처분 결정이 내려지고 검찰에서도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자, 원고는 이 과정에서 피고들의 위법한 직무 수행으로 변호사 비용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여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수사기관의 아동학대 의심 사례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공무원의 직무 행위가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인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법령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아동학대정보시스템 등재 및 사례판단, 경찰 수사의 적법성과 공무원의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여부가 주로 다루어졌습니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동학대 의심 정보를 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등재하고, 수사의뢰 및 모니터링 조치 결정을 내린 일련의 과정이 적법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정보 등재 및 사례판단은 행정청 내부의 행위에 불과하며,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사전 통지 등 행정절차법상의 절차를 준수할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수사기관인 경찰의 경우, 원고에 대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인지, 압수수색 영장 청구, 피의자 신문 및 검찰 송치 등의 수사활동이 사후적으로 혐의없음 처분으로 이어졌다 하더라도, 당시의 수사활동·판단·처분 등이 경험칙이나 논리칙에 비추어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들 소속 공무원들의 직무 수행이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 국가가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과실'은 공무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통상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것을 의미하고, '법령 위반'은 단순히 형식적인 법령 위반뿐 아니라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한 경우까지 포함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 공무원들의 행위가 이러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는지 여부가 주요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5조 제1항 및 구 아동복지법 시행령 제26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정보를 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등재하고 아동학대 사례 조사 및 판단 업무를 수행합니다. 법원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며 아동학대 의심 정보를 시스템에 등재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행정청 내부의 정보 공유 수단으로 원고나 H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행정절차법 제21조에 따른 사전 통지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수사기관인 경찰관에게는 피의사건을 조사하고 진상을 명백히 하는 데 합리적인 재량이 위임되어 있다고 보며, 수사활동이 위법하다고 평가받으려면 경험칙이나 논리칙에 비추어 도저히 그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비록 원고가 최종적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하더라도, 경찰의 수사 활동이 이러한 위법성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의료기관은 아동학대 의심 사례를 발견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할 의무가 있으며, 이러한 신고는 공식적인 조사와 사례 관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 의심 정보가 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등재되거나 사례로 판단되는 것은 그 자체로 행정청 내부의 행위에 해당하며, 관련 법령상 당사자에게 해당 사실을 통지해야 하는 의무는 없습니다. 또한 아동학대 관련 정보의 등재나 사례 모니터링 결정은 당사자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행정절차법상의 사전 통지 등의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의 수사활동은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므로, 비록 최종적으로 혐의없음이나 불처분 결정이 내려졌다 하더라도, 당시 수사기관의 판단이나 처분이 경험칙이나 논리칙에 비추어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닌 이상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 관리에 대해 대상자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기관은 아동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