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치료 자궁근종 수술 후 배액관 제거 실패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

원고 A가 난임 진단을 받고 자궁근종 제거를 위한 1차 개복수술을 받은 후, 의료진의 과실로 배액관 일부가 복부에 남게 되어 2차 개복수술을 받게 되자 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배액관 제거 과정에서 펠로우 D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과실을 인정하여 병원 법인과 D에게 위자료 7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공동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1차 개복수술의 과실이나 시험관 시술 거부 과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난임 진단을 받고 자궁근종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 피고 의료법인 B: 서울 강남구 소재 G병원을 설치 운영하는 법인입니다.
• 피고 D: 피고 병원 산부인과 소속 펠로우로, 배액관 제거 과정에서 과실을 범한 의료진입니다.
• 피고 C: 피고 병원 산부인과 주치의로, 1차 개복수술을 집도하고 2차 개복수술을 설명한 의사입니다.
• 피고 E: 피고 병원 산부인과 소속 레지던트로, 최초 배액관 제거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의료진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5년 5월 13일 피고 병원에서 다발성 점막하 근종으로 인한 난임 진단을 받고, 주치의 피고 C로부터 자궁근종 제거를 위한 자궁경 수술과 개복수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원고는 2015년 7월 24일 자궁경 수술을, 2016년 4월 7일 피고 C 집도 하에 1차 개복수술을 받아 21개의 자궁근종을 제거했습니다. 수술 중 출혈이 많아 4000mL의 수액이 투여되었습니다. 문제는 2016년 4월 12일 발생했습니다. 레지던트 피고 E이 원고의 배액관 제거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펠로우 피고 D이 이어서 배액관을 당겨 제거하려다 유착된 부분이 끊어지면서 상당 부분이 원고의 복부 안에 남게 되었습니다. 피고 D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복강경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날인 2016년 4월 13일, 주치의 피고 C는 원고에게 개복수술이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고, 원고의 동의를 받아 배액관 제거를 위한 2차 개복수술을 실시했습니다. 피고 병원 측은 2차 개복수술에 대한 비용과 수술 후 문제점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2016년 4월 14일 폐색전증 의심으로 다른 병원에 전원되었으나 큰 위험은 없다고 판단되어 퇴원했습니다. 2016년 6월 13일, 원고는 피고 병원에 시험관 시술을 요청했으나 피고 C는 혈전증 및 폐색전증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여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권유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의료진의 과실을 주장하며 피고들을 상대로 총 32,854,3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특히 1차 개복수술 시 빈혈이 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술을 진행하여 과다 출혈과 폐부종을 유발한 점, 그리고 시험관 시술을 하지 않은 점도 과실로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배액관 제거 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1차 개복수술의 시행 및 과다 출혈 발생에 대해 의료진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시험관 시술 등 추가 진료를 거부한 것에 의료진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의료 과실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책임의 주체와 범위(기왕치료비, 위자료)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의료법인 B와 피고 D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년 4월 12일부터 2020년 10월 14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의료법인 B,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C, 피고 E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의료법인 B, 피고 D 사이에서 발생한 부분은 원고가 40%, 위 피고들이 나머지를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피고 E 사이에서 발생한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배액관 제거 과정에서 펠로우 D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과실을 인정했으며, 그의 사용자인 의료법인 B와 D에게 공동으로 원고에게 위자료 7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1차 개복수술의 과실이나 시험관 시술 거부 관련 과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기왕치료비 청구도 인과관계가 부족하거나 병원 측이 이미 책임진 부분으로 판단되어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례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상의 주의의무 위반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의사는 진료 행위 시 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도의 주의의무를 부담합니다. 판례에서는 펠로우 D이 유착 우려가 있는 배액관을 제거할 때 끊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조작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배액관 일부가 복부에 남게 된 점을 의료 과실로 인정했습니다. 이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에 해당합니다.
2. 사용자 책임 (민법 제756조)​: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의료법인 B는 피고 D의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피고 D의 배액관 제거 과실에 대해 공동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3. 손해배상의 범위 (위자료)​: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금인 위자료는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산정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피고 D의 과실 내용과 정도, 원고가 2차 개복수술을 받아야 했던 점, 다만 배액관 제거 시술 시 유착 여부를 미리 예측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고려하여 위자료 7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4. 지연손해금: 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채무자가 이행기에 이행하지 않으면 지체책임을 지게 되며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배액관 제거 실패일인 2016년 4월 12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0년 10월 14일까지는 민법상 연 5%의 이율을,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2%의 이율을 적용하여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참고 사항

의료 시술 중 또는 시술 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의료진의 실수 인정 및 병원 측의 책임 확인서 확보: 만약 의료진이 과실을 인정하거나 병원 측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해 준 경우, 이는 향후 의료 과실 입증에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2. 간단한 시술도 주의의무는 중요: 배액관 제거와 같이 비교적 간단하다고 여겨지는 시술이라도 의료진은 고도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시술 과정에서 발생한 부주의나 과실은 법적 책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3. 전문가 감정의 중요성: 의료 과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의학 전문가의 감정 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진료기록감정이나 신체감정 등의 절차를 통해 과실 유무와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손해배상의 범위와 인과관계: 의료 과실로 인한 직접적인 손해(예: 추가 수술비, 위자료)는 배상받을 수 있지만, 과실과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는 다른 치료비(예: 2차 개복수술과 관련 없는 다른 진료비)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해 항목별로 과실과의 연관성을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5. 수술 전 설명 및 동의: 환자의 상태에 따른 수술의 필요성, 위험성, 대체 가능한 시술 등에 대한 의료진의 충분한 설명이 있었는지, 그리고 환자가 이에 동의했는지 여부도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