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코팅 기술 특허 침해 및 비침해 확인 다툼

원고인 일본 회사 J는 피고인 한국 회사 K가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용 윈도우 코팅 제품이 자신의 두 가지 특허(N 특허와 M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침해금지 및 제품 폐기를 청구했습니다. 이에 피고 K는 해당 특허들이 무효 사유가 있거나, 피고 제품이 특허 보호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피고 K는 자신이 새롭게 코팅한 다른 제품에 대해 M 특허를 침해하지 않음을 확인해달라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K의 반소 청구를 본소와의 관련성 부족으로 각하했습니다. 본소에 대해서는, 피고 제품이 N 특허의 핵심 구성요소인 '결정끼리의 계면에 유리층으로 된 입계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M 특허에 대해서는, 특허청구범위의 수치 한정이 선행기술과 비교하여 현저하거나 이질적인 효과를 발생시키지 못해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보아, M 특허는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원고의 M 특허 기반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결국 원고의 본소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반소피고) J 가부시키가이샤: 1917년 설립된 일본 회사로, 위생도기 등 주택 설비 기기를 제조·판매하다가 최근에는 정밀 세라믹 제품을 제조·판매하며, 사건 관련 N 특허발명 및 M 특허발명의 특허권자입니다.
•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K: 2008년 3월 설립된 한국 회사로, 전자, 전기, 기계기구와 그 부품 및 소재, 유, 무기 재료와 그 관련 제품의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하며, 반도체 생산 장비 제조사로부터 반도체 제조용 윈도우를 반출받아 그 표면에 이트리아를 코팅하여 제공하는 세라믹 코팅서비스업 등을 영위합니다.

분쟁 상황

일본의 J 가부시키가이샤(원고)는 P라는 명칭의 N 특허와 M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주식회사 K(피고)는 반도체 제조용 윈도우에 이트리아 코팅을 제공하는 세라믹 코팅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었는데, 원고 J는 피고 K가 생산, 판매하는 코팅된 반도체 제조용 윈도우(별지1 목록 기재 물건)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해당 물건을 생산, 사용, 양도 등을 하지 못하게 하고, 완제품 및 반성품을 폐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피고 K는 N 특허 및 M 특허가 신규성, 진보성 부족 등으로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피고 제품은 해당 특허의 구성요소를 구비하지 않아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습니다. 또한 피고 K는 이 사건 소송 제기 이후 자신이 새로 코팅하여 제작·판매 중인 물건(별지2 목록 기재 물건)이 M 특허를 침해하지 않음을 확인해달라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가 생산하는 코팅 제품이 원고의 N 특허 및 M 특허를 침해하는지 여부, 원고의 N 특허 및 M 특허가 유효한 특허인지(특히 신규성 및 진보성) 여부, 피고가 제기한 M 특허 비침해 확인 반소의 적법성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주식회사 K의 반소를 각하한다.
2. 원고 J 가부시키가이샤의 피고 주식회사 K에 대한 본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원고 J 가부시키가이샤가,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 주식회사 K가 각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피고가 제기한 M 특허 비침해 확인 반소를 본소 청구 및 방어방법과의 관련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본소 청구에 대해서는, 피고 제품이 원고의 N 특허 중 '결정끼리의 계면에 유리층으로 된 입계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지 않아 특허 보호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M 특허는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수치 한정(평균 막 두께의 10배 이상 10,000배 이하)이 선행발명과 비교하여 현저하거나 이질적인 효과를 발생시키지 못해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M 특허는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근거로 한 원고의 침해금지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의 특허 침해금지 본소 청구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서는 주로 특허법과 민사소송법의 원칙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특허청구범위의 해석 및 특허 침해 판단 (특허법)​: 특허법상 특허발명의 권리범위는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청구범위 기재만으로 기술적 범위가 명확하면 명세서의 다른 기재로 이를 제한 해석할 수 없지만, 불명확할 경우 명세서 등으로 보충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명세서 등으로 청구범위를 확장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기능, 효과, 성질 등으로 발명을 특정하는 기재가 있는 경우, 명세서와 도면을 참작하여 그 용어의 기술적 의미를 객관적,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발명의 내용을 확정해야 합니다. 특허 침해가 성립하려면 특허발명의 청구항에 기재된 필수적 구성요소들을 침해 의심 제품이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구성요소 중 일부라도 결여되면 원칙적으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아 침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 본 사건 적용: 원고의 N 특허 침해 주장에서 피고 제품의 '다결정' 여부와 '입계층의 존재 여부'에 대한 해석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N 특허 명세서의 정의와 전문가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피고 제품이 N 특허 제1항의 '결정끼리의 계면에 유리층으로 된 입계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구성요소를 구비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여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2. 특허의 진보성 판단 및 권리남용 (특허법)​: 특허법상 진보성은 발명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입니다. 특히 수치 한정 발명의 경우, 공지된 발명과 수치 한정 유무에서만 차이가 있고 그 한정된 수치 범위 내외에서 현저한 효과의 차이가 생기지 않는다면, 해당 발명은 통상의 기술자가 통상적이고 반복적인 실험을 통하여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정도의 단순한 수치 한정에 불과하여 진보성이 부정됩니다.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그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무효심판에 의해 무효가 될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

• 본 사건 적용: 원고의 M 특허 침해 주장에서 법원은 M 특허 제1항의 '단부와 최외부 사이의 거리가 평균 막 두께의 10배 이상 10,000배 이하'라는 수치 한정이 선행발명 대비 현저한 효과나 임계적 의의를 가지는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M 특허는 진보성이 부정되어 무효가 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근거로 한 원고의 침해금지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3. 반소의 적법성 요건 (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는 소송 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는 경우에만 변론 종결 시까지 본소가 계속된 법원에 반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때 반소의 목적이 된 청구는 본소의 청구 또는 방어 방법과 서로 '관련성'이 있어야 합니다. 관련성은 소송물 또는 그 대상·발생원인에서 법률상 또는 사실상 공통성이 있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 본 사건 적용: 피고가 제기한 M 특허 비침해 확인 반소는 이 사건 본소가 제기된 이후에 피고가 새로 코팅한 물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이 물건이 본소에서 문제된 피고 제품과 구성 등이 동일하거나 그에 준하는 공통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도 이 물건에 대한 M 특허 침해 주장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본소 청구와 상호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반소를 각하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특허 침해 여부는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각 구성요소를 침해 의심 제품과 면밀히 대비하여 판단됩니다. 구성요소 중 단 하나라도 다르거나 결여되어 있다면 침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수치 한정 발명의 경우, 해당 수치 범위가 공지된 기술과 비교하여 현저하고 이질적인 새로운 효과를 발생시키는지 여부가 진보성 판단의 핵심입니다. 단순히 수치 범위가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통상의 기술자가 통상적이고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정도의 단순한 수치 한정으로 판단될 경우 진보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3. 특허가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권리남용'으로 보아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허권을 행사하기 전에 자신의 특허 유효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4. 반소를 제기할 때는 본소 청구 또는 방어 방법과 '관련성'이 있어야 하며, 소송 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본소의 대상 제품과 다른, 새로 제조된 제품에 대한 비침해 확인 청구는 본소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각하될 수 있으므로, 반소 청구의 범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5. 제품의 미세 구조나 성질(예: 다결정 여부, 비정질층의 존재, 입계층의 유무 등)은 특허 침해 판단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러한 부분은 전문가의 감정을 통해 정밀하게 분석되며, 특허 명세서의 정의와 실제 제품의 특성이 어떻게 일치하거나 다른지가 면밀히 검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