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채무자의 자녀들에게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확인하는 소송

원고 A는 사망한 G로부터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여 2012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G가 사망하자 원고 A는 G의 자녀들인 피고 B, C, D, E, F를 상대로 기존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재판상 청구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F는 G의 자녀 중 한 명으로 상속포기를 하였으므로 채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당 소송의 목적이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임을 확인하는 것에 한정되므로, 상속포기와 같은 실체적인 주장은 이 소송에서 다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G에게 3억 7천8백만 원의 대여금을 빌려주었던 채권자
• 피고 B, C, D, E: 사망한 G의 자녀들로, 망인의 채무를 상속받은 상속인들
• 피고 F: 사망한 G의 자녀로, 상속포기 절차를 마쳐 상속인이 아닌 것으로 처리된 자
• 망인 G: 원고 A에게 돈을 빌렸으나 갚지 못하고 사망한 채무자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2년 6월 8일, 망인 G에게 3억 7천8백만 원 및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확정받았습니다. 채권 소멸시효 10년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채무자 G가 2018년 12월 1일 사망하자, 원고 A는 G의 상속인들인 자녀(피고들)를 상대로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F는 2020년 4월 8일 상속포기 신고가 수리된 상태였으므로 자신에게는 채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원고 A는 이 소송이 채권의 실체적 존부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가 있었음을 확인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확정된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 확인 소송에서, 피고가 상속포기를 이유로 채무가 없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가 피고들에게 제기한 소송이 2012년에 확정된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임을 확인하고, 소송 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특히 상속포기를 주장한 피고 F의 주장은 해당 소송에서는 다룰 수 없는 실체적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보아 이를 인용했으며, 피고 F의 상속포기 주장은 이 소송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별도의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다투어야 할 문제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 확인의 소와 상속포기의 효력, 그리고 청구이의의 소와 관련된 법리가 적용됩니다.

• 민법 제168조 (소멸시효의 중단사유):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승인'은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사유로 규정되어 있으며, 이 사건에서 '재판상 청구'가 이에 해당합니다.
• 민법 제170조 (재판상의 청구와 시효중단): 재판상의 청구는 소송 각하, 기각 또는 취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시효 중단의 효력이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기존 확정판결에 따른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 민법 제1019조 (상속의 승인, 포기 기간):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습니다. 피고 F는 이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상속포기를 했습니다.
• 민법 제1042조 (상속포기의 효력): 상속을 포기한 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게 됩니다. 이는 상속포기의 실체적 효력을 나타냅니다.
• 민사집행법 제44조 (청구이의의 소): 채무자가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청구에 관하여 이의가 있는 경우, 그 집행력을 배제하기 위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피고 F가 상속포기를 통해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 청구이의의 소에서 다투어야 할 내용입니다.
• 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례는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의 소송물은 기존 확정 판결에 기한 채권에 관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를 통한 법률관계에 한정되며, 청구권의 실체적 존부 및 범위는 심리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했습니다. 즉, 상속포기 같은 실체적 방어는 이 소송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법리를 확립한 것입니다.

참고 사항

이미 확정된 판결에 기한 채권은 소멸시효 10년이 적용됩니다. 채무자가 사망하더라도 채무는 상속인들에게 승계됩니다. 상속인은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 포기나 한정 승인을 법원에 신고해야 채무 상속의 부담을 피할 수 있습니다. 상속포기를 한 상속인이라 할지라도, 채권자가 소멸시효 중단을 목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는 상속포기를 직접적인 방어 수단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는 해당 소송이 채권의 존재 여부나 범위 같은 실체적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단지 소멸시효 중단이라는 절차적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상속포기 등 확정 판결 이후 발생한 사유로 채무를 부담하지 않게 되었다면, 별도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기존 판결의 집행력을 막아야 합니다. 따라서 상속인들은 채무 상속과 관련된 법적 분쟁 발생 시, 소송의 종류와 목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법적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