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용역 계약 공간 점유 및 보증금 반환 청구 사건

이 사건은 건물을 매수한 새로운 소유자인 원고가 피고들에게 건물 내 특정 공간의 인도를 청구하고, 이에 대해 피고들은 이전 소유자와 체결한 용역임대계약에 따른 보증금 반환을 반소로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사우나 내 여자 세신실과 안마의자실을 점유하고 있다며 인도를 요구했으나, 법원은 변론 종결 시점에 피고들이 해당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음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피고들은 자신들의 '용역임대계약'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임대차 계약에 해당하며 새 건물주인 원고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여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계약이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으로 보기 어렵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사업자등록 등 대항력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보증금 반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은 원고가 용역인력을 동원하여 자신들의 점유를 불법적으로 침탈했으므로 보증금 상당액을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점유 침탈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들이 원고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대항력이 없으므로 손해배상 청구 또한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이 사건 건물을 새로 매수한 소유자입니다.
• B, C (피고들): 사우나 건물 내 여자 세신실 및 안마의자실에 대해 이전 건물 소유자 D과 '용역임대계약'을 맺고 해당 공간을 사용했던 사람들입니다. B는 안마의자실을, B와 C는 세신실을 함께 사용했습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주식회사 A가 2017년 11월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시작되었습니다. 주식회사 A는 건물 내 3층 여자 사우나 세신실과 4층 안마의자실을 피고들(B와 C)이 점유하고 있다고 보아 이들의 인도를 요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들은 이전 건물 소유자인 D과 각각 2009년 7월(세신실, 보증금 4억 원)과 2005년 3월(안마의자실, 보증금 1억 5천만 원, 이후 총 8천만 원 증액)에 '용역임대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지급한 상태였습니다. 피고들은 이 계약이 상가임대차 계약에 해당하며, 새로운 건물 소유자인 주식회사 A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했으므로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이 격화되던 중 2018년 4월 12일, 주식회사 A가 용역인력을 동원하여 사우나 건물을 점거하고 피고들의 점유 공간을 침탈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건물 인도 청구의 정당성 여부: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들의 특정 공간 점유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2. '용역임대계약'의 법적 성격: 피고들이 이전 소유자와 체결한 '용역임대계약'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3. 임대차 계약의 대항력: 피고들의 계약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갖추어 새로운 건물 소유자인 원고에게 임대인으로서의 지위 승계 및 보증금 반환 의무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4.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 인수 여부: 원고가 건물을 매수할 당시 전 소유자 또는 수탁자인 E은행으로부터 피고들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했는지 여부입니다.
5. 불법 점유 침탈에 따른 손해배상 여부: 원고가 용역인력을 동원하여 피고들의 점유를 침탈한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이로 인해 피고들에게 보증금 상당액의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원고의 본소 청구 (건물 인도):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변론 종결일 현재 피고들이 주장된 공간(3층 여자 사우나 세신실 50.82m² 및 4층 안마의자실 38.5m²)을 점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와 피고들 모두 2018년 4월 12일 이후 원고가 해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피고들의 반소 청구 (보증금 반환): 기각되었습니다.
   • 주위적 청구 (보증금 반환 청구): 피고들이 이전 소유자 D과 체결한 '용역임대계약'을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설령 이를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으로 보더라도, 피고들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신청했다는 주장이나 증명이 없으므로, 제3자인 원고에게 대항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임대인 지위 승계 주장에 대하여: 원고와 E은행(전 소유자로부터 건물을 신탁받은 은행) 사이의 공매계약서에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 승계 조항이 있었으나, 해당 조항에서 인용한 '선순위 권리내역 개요'에 피고들의 임대차계약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원고가 피고들에 대한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거나 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예비적 청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원고가 2018년 4월 12일 용역인력 20여 명을 동원하여 건물을 점거하고 사우나 영업을 중단시키며 피고들의 해당 공간 점유를 침탈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들의 임대차계약이 원고에게 대항력을 가지지 않으므로, 피고들이 점유 침탈 여부와 관계없이 원고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구할 수 없어, 점유 침탈로 인해 보증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원고의 건물 인도 본소 청구와 피고들의 보증금 반환 및 손해배상 반소 청구는 모두 이유가 없어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본소에 대한 부분은 원고가, 반소에 대한 부분은 피고들이 각자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건물의 인도와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또는 「법인세법」 제111조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이 조항은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이 등기되지 않았더라도, 임차인이 건물을 넘겨받아 실제로 사용하고(인도)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건물 소유자가 바뀌는 등 제3자가 개입하더라도 임차인이 자신의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도록(대항력) 보호하는 핵심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들은 이전 건물 소유자와의 계약을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으로 주장하며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들이 사업자등록을 신청했다는 증명이 없으므로, 비록 건물 인도(점유)는 했을지라도 대항력 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해 새로운 건물 소유자인 원고에게 자신들의 임차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 중 하나인 사업자등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의 정확한 명칭과 내용 확인: '용역임대계약'과 같이 명확히 임대차라고 명시되지 않은 계약은 법적 성질에 대한 분쟁의 소지가 큽니다. 계약 체결 시에는 명확한 법률 용어를 사용하고, 계약 목적물이 특정 건물의 사용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임대차계약'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적용을 위한 요건 충족: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해야 합니다. 이 요건을 충족해야만 임차인이 새로운 건물 소유자 등 제3자에게 자신의 임차권을 주장(대항력)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보증금을 지급하고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보호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건물 매매 시 임대차 관계 확인: 건물을 매수하는 경우, 기존의 모든 임대차 계약 내용을 면밀히 확인하고 매매 계약서에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의 승계 여부를 명확히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계약서에 첨부된 '선순위 권리내역' 등을 꼼꼼히 확인하여, 인지하지 못한 임차인이 발생하여 예상치 못한 보증금 반환 의무를 지게 될 위험을 방지해야 합니다.
4. 실제 점유 여부의 중요성: 건물 인도 청구 소송에서는 피고가 실제로 해당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점유가 이전된 상태라면 건물 인도 청구는 기각될 수 있습니다.
5. 자력 구제 금지: 점유 침탈과 같은 물리적인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하려 하는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설령 상대방에게 대항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법적 다툼을 복잡하게 만들고 손해배상 책임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법적인 절차(명도소송 등)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6. 손해배상 청구 시 인과관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에는 불법행위와 발생한 손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점유 침탈이 인정되더라도, 청구하는 손해(보증금 상당액)가 임차권의 대항력 부재로 인해 이미 회수 불능인 상태였다면, 점유 침탈로 인한 손해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