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임차인 A는 건물주 B의 대리인이라고 주장하는 C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7천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C는 A와 합의 해지하고 보증금 반환을 약속했지만 이행되지 않자 A가 B와 C 모두에게 보증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C의 보증금 반환 약정을 인정하는 한편, B가 C에게 건물 임대 관련 업무 일체를 위임하고 임대차 계약 내용을 확인하고 날인까지 한 사실을 근거로 B가 C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묵시적으로 추인하고 포괄적 대리권을 수여했다고 보아, 특약에도 불구하고 임대인 B에게도 보증금 반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피고 B은 2016년 1월 29일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한 뒤, 같은 날 피고 C이 대표이사로 있던 주식회사 G와 영업위탁계약을 맺고 건물 임대 관련 업무 일체를 위임했습니다. 2017년 6월, 피고 C은 'H'라는 상호로 임대관리 및 분양대행업 사업자등록을 마쳤습니다. 2018년 2월 23일, 원고 A는 피고 B의 대리인이라는 피고 C과 임대차보증금 7천만 원에 이 사건 건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모두 지급했습니다. 이후 피고 C은 원고 A와 임대차 계약을 합의 해지하고 2019년 3월 15일까지 보증금 7천만 원을 반환하기로 약정했지만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 A는 건물주 피고 B과 임대관리인 피고 C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B은 피고 C에게 대리권이 없었고, 계약 특약으로 인해 본인의 책임이 면책된다고 주장하며 보증금 반환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피고 C이 건물주 피고 B의 대리인으로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적법한 대리권이 있었는지 여부, 만약 대리권이 없었더라도 피고 B이 사후에 이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지 여부, 임대차 계약 특약 중 '보증금 반환 책임은 H(피고 C)가 책임지기로 한다'는 문구가 건물주 피고 B의 보증금 반환 책임을 면제하는 효력이 있는지 여부, 그리고 피고 C과 원고 A의 합의 해지가 피고 B에게도 유효한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B, C)은 각자(부진정연대하여) 원고 A에게 70,000,00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며,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원은 피고 C이 원고 A에게 임대차보증금 7천만 원을 반환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하여 C에게 반환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 B은 피고 C에게 이 사건 건물의 임대 관련 업무 일체를 위임하고 임대차 계약 내용을 확인하며 날인까지 한 점을 들어, 피고 B이 피고 C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묵시적으로 추인하고 포괄적인 대리권을 수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 B도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의 임대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계약 특약사항 중 '보증금 반환 책임은 H(피고 C)가 책임지기로 한다'는 문구에 대해서는, 임차인이 소유자인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므로 명시적인 책임 면제 문구가 아니라면 임대인의 책임이 면책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 C이 피고 B으로부터 임대차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았으므로, 원고 A와 합의 해지할 권한도 포함된다고 보아, 피고 B 또한 보증금 반환 의무가 있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본 사례는 대리권의 범위, 무권대리의 추인, 계약 해지 권한, 그리고 부진정연대채무의 법리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민법 제130조(무권대리)와 제133조(추인의 효력)에 따르면 대리권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이를 추인하지 않으면 본인에게 효력이 없지만, 추인하면 계약 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깁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건물주 B이 임대관리인 C에게 건물 임대 관련 업무 일체를 위임하고 임대차 계약 내용을 확인하며 날인까지 한 사실을 근거로, B가 C의 임대차 계약 체결 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고 포괄적인 대리권을 수여한 것으로 판단하여 B에게 임대인으로서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대리인이 포괄적인 임대차 관련 권한을 위임받았다면 그 권한에는 계약 해지 권한도 포함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18711 판결)를 인용하여 C가 원고 A와 합의 해지한 것이 B에게도 효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 B과 피고 C은 각자 원고에게 보증금 반환 의무를 지는데, 이는 법률상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해당하여 원고 A는 피고들 중 누구에게든 보증금 전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 본인이 아닌 대리인과 계약할 경우에는 대리인의 대리권 유무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등을 통해 본인의 위임 의사를 철저히 확인해야 추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건물주가 대리인에게 건물 임대 관련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대리인이 체결한 임대차 계약 내용을 인지했거나 심지어 날인까지 했다면, 건물주는 대리인의 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고 포괄적인 대리권을 수여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보증금 반환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서에 보증금 반환 책임에 대한 특약이 있더라도, 임차인이 소유자인 임대인에 대한 보증금 반환 채무를 면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므로, 명확한 책임 면제 문구가 아니라면 임대인의 책임이 면책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임차인은 일반적으로 소유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기대합니다. 또한 임대인이 대리인에게 임대차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했다면, 그 권한에는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권한도 포함될 수 있으므로 대리인과의 합의 해지는 임대인에게도 효력이 미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은 계약 전 반드시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여 건물의 실제 소유자를 파악하고, 계약 기간 중 건물의 소유권이나 담보권 변동이 없도록 특약으로 명시하는 것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