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와 사위 회사 간 건물 임대료 및 대여금 미지급 분쟁

이 사건은 원고 A(장모)와 원고 주식회사 B(배우자 회사)가 공동 소유한 부동산의 임대인으로서, 피고 C(사위)를 상대로 미지급된 임대료, 관리비, 그리고 원고 A의 대여금 반환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피고는 임대료 및 대여금 채무에 대한 면제 합의, 임대료 감액 합의, 그리고 변제충당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러한 합의가 있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민법상의 법정변제충당 원칙을 적용하여 피고가 납부한 금액을 미지급 임대료와 관리비에 충당한 후 잔액을 산정하고, 원고 A의 대여금에 대해서도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가 원고들에게 총 500,000,000원 이상의 미지급 임대료, 관리비, 대여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이 사건 부동산의 1/5 지분 소유자이자 피고 C의 장모.
• 원고 주식회사 B: 이 사건 부동산의 4/5 지분 소유자이자 피고 C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회사.
• 피고 C: 원고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하여 병원을 운영한 임차인이자 원고 A의 사위.

분쟁 상황

원고 A(장모)와 원고 B 주식회사(사위 배우자 회사)는 이 사건 부동산의 공동 소유자로 2015년 12월 피고 C(사위, 병원 운영자)와 임대차보증금 50,000,000원, 월 임료 27,500,000원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으나 보증금은 미지급되었습니다. 이 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다가 2022년 12월경 종료되었습니다. 피고는 2017년 9월경부터 임료 및 관리비를 미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원고 B는 피고에게 의료기기를 임대하고 18개월간 월 20,000,000원을 납부하면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원고 A는 2013년 12월 피고에게 50,000,000원을 대여했습니다. 피고는 임료 및 대여금 채무 면제 합의, 임료 감액 합의, 변제충당 합의 등을 주장하며 채무를 부인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가 주장하는 2020년 1월 이전 연체 임대료 및 관리비 면제 합의 존재 여부, 임대차계약 차임을 월 27,500,000원에서 22,000,000원으로 감액하기로 한 합의 존재 여부,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들에게 인도한 시점 (2022년 12월 중순 대 2023년 1월경), 피고가 납부한 임대료 및 관리비에 대한 지정충당 또는 변제충당 합의 존재 여부 및 법정변제충당 내역, 원고 A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 여부 (상사채권 5년 vs 일반채권 10년), 원고 A의 대여금 채무 면제 합의 존재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 A에게 141,743,304원 및 그중 66,000,000원에 대하여는 2022년 12월 2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 5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4년 10월 17일부터 2024년 11월 21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는 원고 주식회사 B에게 366,973,216원 및 그중 264,000,000원에 대하여 2022년 12월 2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4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피고가 주장한 채무 면제 합의나 임대료 감액 합의, 특정 변제충당 합의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족 및 인척 관계에서 발생한 금전 거래의 특수성을 고려하면서도 명확한 문서나 증거가 없는 합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임대료, 관리비, 대여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상당한 비율로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77조 및 제479조 (법정변제충당): 채무자가 동일 채권자에 대해 여러 채무를 부담하고 변제액이 모든 채무를 갚기에 부족할 때 당사자가 변제에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으면 법률이 정한 순서(연체 이자, 변제기가 도래한 채무, 변제 이익이 많은 채무, 변제기가 먼저 도래한 채무 순)에 따라 변제액이 충당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가 특정 채무에 대한 지정변제충당을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법원은 피고가 납부한 금액을 민법 규정에 따라 충당하여 미지급금을 계산했습니다.
2. 민법 제603조 제2항 (반환시기의 약정이 없는 소비대차): 대여금에 대해 변제기 약정이 없을 경우 대주(돈을 빌려준 사람)는 언제든지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차주(돈을 빌린 사람)는 대주의 청구(최고)를 받은 때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부터 지체 책임을 지게 됩니다. 원고 A의 대여금 청구에 대해 변제기 약정이 없었으므로 법원은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반환 최고)로부터 변론종결일까지를 상당한 기간으로 보고 지연손해금을 계산했습니다.
3. 상법 제64조 (상사채권 소멸시효): 상사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지만 본 사건에서 원고 A의 대여금 채권은 가족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금전 거래로 보아 상행위로 인정되지 않아 상사채권이 아닌 일반채권(민법 제162조 제1항, 10년 소멸시효)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는 거래의 목적과 경위 당사자의 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행위 여부를 판단한다는 법리에 따른 것입니다.
4. 채권자의 채무 면제 판단 법리 (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다47330 판결): 채무 면제 또는 권리 포기가 있었는지는 채권자의 의사표시 내용, 동기, 경위, 목적,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는 예치금을 포기하는 대가로 채무 면제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해당 예치금이 시설 및 의료기기 임대료 지급으로 보이고 면제 합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5. 변제충당의 증명 책임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다247937 판결): 특정 채무에 지정변제충당이 있었거나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측은 이를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증명하지 못하면 법정변제충당이 적용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는 차임 감액 합의나 특정 충당 합의를 주장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 및 합의서 작성의 중요성: 가족, 친인척 간이라도 금전 대여나 임대차 계약 시에는 반드시 서면으로 계약서나 합의서를 작성하고 변경 사항이 있다면 이를 명확히 기록하여 양 당사자가 서명 또는 날인해야 합니다. 특히 임대료 감액, 채무 면제, 변제 충당 방식 등에 대한 합의는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2. 지급 내역의 명확화: 임대료, 관리비, 대여금 등 여러 채무가 있을 경우 돈을 송금할 때 어떤 채무에 대한 변제인지 명확히 기재(예: '몇 월분 임대료', '대여금 상환')하여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합니다. 불분명할 경우 민법상의 법정변제충당 원칙이 적용되어 의도와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채무 이행의 기록: 차임이나 대여금 변제는 송금 내역 등 객관적인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현금 거래는 피하고 불가피할 경우 영수증을 주고받는 것이 좋습니다.
4. 건물 인도 시점의 증거 확보: 임대차 계약 종료 후 건물을 인도하는 시점은 임대료 발생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사진, 영상, 내용증명 등 객관적인 방법으로 인도 시점을 명확히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5. 소멸시효 관리: 대여금 채권 등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내용증명 발송, 소송 제기 등을 통해 시효를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특히 가족 간 거래라도 상사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툼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