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퇴사 시 임금 지급 시기와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 관련 사건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피고인 A는 근로자 G의 퇴직 시 4월 임금 45만 5천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 위반과 G과의 근로계약서에 임금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두 혐의 모두 유죄로 판단하여 벌금 20만 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임금 미지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근로조건 명시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하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건설 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하는 사용자입니다.
• 근로자 G: 피고인 A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전기공으로 일했던 직원입니다.
• 현장소장 H 및 현장대리 I: D 주식회사의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관리를 담당했던 직원들입니다.

분쟁 상황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A는 화성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전기공사를 진행하던 중 새로 고용된 근로자 G이 단 5일 근무 후 갑자기 퇴직 의사를 밝히면서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G은 급여일 전에 임금을 요구했고 회사 측은 정해진 임금 지급 체계(다음 달 10일)를 이유로 즉시 지급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임금 지급이 늦어진 점과 근로계약서에 임금 등 주요 근로조건이 명확히 명시되지 않은 점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근로자가 갑작스럽게 사직 의사를 밝혔을 때 사용자가 사직을 승낙하지 않은 경우 언제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에 따라 임금 지급 의무 발생일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여부입니다.
2. 대표이사가 근로계약서 작성 업무를 현장 관리자에게 위임했더라도 근로조건(임금)을 명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이 여전히 대표이사에게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근로조건(임금) 명시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초범이고 임금 지급이 완료된 점 등을 참작하여 벌금 20만원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결론

임금 미지급 혐의에 대해서는 근로자 G이 갑작스럽게 퇴직 의사를 밝힌 2018년 4월 18일이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 발생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의 경우 사용자가 사직을 승낙하지 않으면 퇴직 통고일로부터 1개월이 지나야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민법 규정을 적용한 결과 피고인이 임금을 14일 이내에 미지급했다고 단정할 수 없어 무죄로 보았습니다. 근로조건 명시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며 근로계약서 작성 업무를 위임했더라도 근로조건 명시 의무에 대한 책임은 대표이사에게 있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여러 유리한 정상들을 고려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사용자'의 정의): 사업주 사업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사용자'라고 정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A가 이 '사용자'에 해당하며 설령 근로계약서 작성 업무를 현장소장에게 위임했더라도 최종적인 책임은 대표이사에게 있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17조 (근로조건의 명시):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 중요한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이는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위반 시에는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3. 근로기준법 제36조 (금품 청산):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합니다. 단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해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4. 민법 제660조 (기간의 약정이 없는 고용의 해지통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의 경우 고용 해지의 통고는 상대방이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만약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당기(월) 후의 1기(월)를 경과함으로써 해지의 효력이 생깁니다. 이 판결에서는 근로자가 갑자기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사용자가 즉시 승낙하지 않았다면 해당 민법 조항에 따라 해지 효력 발생일을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5.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벌칙):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위반 시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6. 형법 제59조 제1항 (선고유예):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으며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초범이고 임금이 지급된 점 등이 고려되어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가 결정되었습니다.
7.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임금 미지급 혐의에 대해 유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참고 사항

1. 근로계약 해지 및 임금 지급 시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의 경우 근로자가 사직을 통보하더라도 사용자가 이를 즉시 승낙하지 않으면 퇴직 통보일로부터 최소 1개월 후에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퇴직금이나 최종 임금 지급 기한(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은 이러한 해지 효력 발생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2. 근로조건 명시 의무의 중요성: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 주요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확히 명시하고 교부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무는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 담당자에게 있으며 업무를 위임했더라도 최종적인 책임은 대표자에게 있습니다.
3. 임금 지급 체계: 회사의 정기적인 임금 지급일이 정해져 있다면 근로자의 갑작스러운 퇴직 요청이 있더라도 해당 지급일에 맞춰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근로기준법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 원칙을 준수해야 하므로 퇴직일 확정에 주의해야 합니다.
4. 서면 합의의 중요성: 근로계약 해지 시에는 가급적 쌍방의 명확한 의사표시를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후일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