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이 사건은 A 주식회사가 B 회사에 대한 17억 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B 회사가 중소기업은행 및 기술보증기금과 체결한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다른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이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그에 따라 중소기업은행과 기술보증기금이 경매에서 배당받은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재판부는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담보 제공 '예약'이 체결된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B 회사는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신축 건물에 대한 1순위 담보 제공을 약속하는 각서 및 여신거래약정을 2014년 11월과 2015년 7월에 체결했습니다.
따라서 재판부는 이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2014년 11월 또는 2015년 7월을 기준으로 사해행위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고, 해당 시점에 B 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였다는 증거가 없으며, 원고의 채권은 그로부터 3년 뒤인 2018년 2월에 발생한 것이므로 사해행위 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이 원고가 2018년 4월에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았으므로 제척기간이 도과했다고 주장한 본안 전 항변에 대해서는, 단순히 재산 처분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았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기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재판부는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사해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 주식회사는 2018년 2월에 주식회사 B에 총 17억 원을 대여해 주었습니다.
한편, B 회사는 그보다 훨씬 전인 2014년 11월에 건물 신축을 위해 토지 및 구 건물을 매입하면서 피고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당시 신축 건물을 완공 즉시 1순위로 담보 제공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했습니다. 이어서 2015년 5월에는 건물 신축 자금으로 23억 원을 추가 대출받으면서 중소기업은행에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여신거래약정을 다시 체결했습니다.
이후 구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된 이 사건 건물에 대해 2018년 3월 13일, 중소기업은행 명의로 채권최고액 합계 76억 8천만 원 상당의 근저당권이 '추가설정계약' 형태로 등기되었습니다. 2018년 11월에는 피고 기술보증기금이 이 근저당권 중 일부를 이전받았습니다.
결국 이 사건 각 부동산은 경매에 넘어가 2019년 5월 매각되었고, 같은 해 6월 20일 배당기일에서 중소기업은행은 약 48억 5천만 원, 기술보증기금은 약 20억 4천만 원을 배당받았습니다. 원고 A 주식회사는 이 배당 결과에 불복하여, B 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피고들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자신의 채권을 침해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이 근저당권 설정 계약의 취소와 배당금 반환을 요구하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B 회사가 피고 중소기업은행과 체결한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다른 채권자인 원고 A 주식회사를 해하는 '사해행위(詐害行爲)'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근저당권 설정 계약의 '형식적인 체결일' (2018년 3월)이 아닌, 담보 제공에 대한 '예약'이 있었던 시점 (2014년 11월 또는 2015년 7월)을 기준으로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둘째, 원고가 사해행위의 취소 원인을 알게 된 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제척기간(除斥期間)'이 도과했는지 여부입니다. 피고들은 원고가 2018년 4월에 이미 사해행위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단순히 재산 처분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채무자에게 사해 의사가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고 보아 제척기간 도과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의 피고 중소기업은행과 기술보증기금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재판부는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채무자가 담보를 제공하기로 '예약'하고 그 예약에 따라 나중에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 사해행위 여부는 '예약'이 체결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B 회사는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2014년 11월과 2015년 7월에 신축 건물에 1순위로 담보를 제공하겠다는 약정을 했습니다. 따라서 2018년 3월에 실제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은 이전에 약속된 담보제공 의무를 이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2014년 11월이나 2015년 7월을 기준으로 B 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였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채권은 2018년 2월에 발생한 것으로, 근저당권 설정 예약 시점보다 훨씬 뒤에 발생했기 때문에 해당 근저당권 설정이 원고의 채권을 해하려는 목적의 사해행위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제척기간 주장에 대해서는, 채권자가 '사해행위 취소 원인을 안 날'이란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넘어, 채무자에게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러한 사해 의사까지 인지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제척기간이 도과했다는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결론적으로, B 회사의 근저당권 설정 행위는 사해행위로 인정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원고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사해행위(詐害行爲) 취소권', '제척기간(除斥期間)', 그리고 '담보제공의 예약'에 대한 법리가 중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사해행위 취소권 (민법 제406조 제1항):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칠 것을 알면서 자기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채권자가 충분히 변제를 받지 못하게 될 위험이 생기면, 채권자는 법원에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으로 회복시켜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B 회사가 피고들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원고의 채권을 침해하는 사해행위인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해행위 취소권의 제척기간 (민법 제406조 제2항): 사해행위 취소 소송은 채권자가 취소 원인, 즉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또는 사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들은 원고가 근저당권 설정 사실을 안 2018년 4월부터 1년이 지났으므로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단순히 재산 처분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았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피고들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담보제공의 예약 시점 판단 법리: 대법원 판례(2003. 9. 5. 선고 2002다40456 판결, 2010. 12. 23. 선고 2010다69766 판결 등)에 따르면,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장래에 발생할 채권 등을 미리 담보로 제공하기로 '예약'한 후, 그 예약에 따라 나중에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 사해행위 여부는 '담보제공 예약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법리는 '집합채권 양도담보 예약'에 적용되는 것이지만,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부동산 근저당권 설정 예약'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담보제공의 예약이라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B 회사는 2014년 11월과 2015년 7월에 신축 건물에 대한 담보 제공을 약속했으므로, 2018년 3월의 근저당권 설정은 이 기존 약정의 이행으로 간주되어 예약 시점인 2014년 또는 2015년을 기준으로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하게 된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는 B 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였다는 증거가 없었고, 원고의 채권이 아직 발생하기 전이었으므로 사해행위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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